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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ㅣ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평점 :
처음 쓰는 디아더스 시리즈 리뷰가 하필 이 책인데,
책이 워낙 얇아서 한 삼십분만에 다 읽은듯.
카모메 식당.이라는 것은 많은 다른 이들처럼 영화로 먼저 알았고(아직 보지는 못했다.), 홍대 앞 미술학원 옆의 오니기리집에 가서 명란 오니기리 등등등과 함께 와우북페 구경갔었고. 라는건 책과는 별로 상관 없지만, 무튼
무술가의 딸로 무술의 달인으로 자라다가 요리의 달인이 되고, 식당이 너무 하고 싶은데, 일본 식당들 맘에 안드니, 외국에서,
아버지의 제자였던 핀란드인을 떠올리고, 핀란드에 가고자 하나 돈이 없다. 추첨운이 좋았어서 복권을 산다. 복권에 당첨된다.
그렇게 핀란드에 가서 식당을 연다. 서른 여덟의 그녀는 핀란드 사람들의 눈에 열다섯.쯤으로 보인다.
... 이렇게 성의없는 이야기 전개는 정말 오래간만이다. 주인공이 핀란드에 식당열게 하고 싶은데, '돈'은 주인공 추첨운이 좋으니 복권으로.
이 외에도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설정이 한 둘이 아니지만,
이야기적인 측면을 큰맘먹고 뚝 떼어 놓고 예쁜 핀란드 냄비랑 밥그릇 생각하면서 보면 볼만할 수도 있다.
교정은 또 왜 이랬을까; 하얀 스티커를 두 줄이나 붙여 놓았다. 책 한 권 한 권에 스티커를 붙였을 노고도 노고지만,
스티커 붙여 나온 책 정말 근 십년간 처음 본 것 같다. 오타와 비문도 ...
뭔가, 그간 가지고 있었던 카모메 식당에 대한 로망이 홀딱 깨지는 독서였다.
카모메식당이 있고, 이이지마 나미가 있었을텐데,
내게는 이이지마 나미가 있고, 카모메 식당이 있다. 그 중간에 영화 카모메 식당.
성의 없는 설정 (이게 컨셉이면 괜찮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은 덮어두고, 묘한 분위기(라고 일단 말해본다.)를 좋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안 그랬지만.
옮긴이 후기에 경망하게 '완소' 같은 단어를 쓴 것도 나는 별로다. 블로그에 쓸 때도 한 번 생각하고 쓰는 속어인데, 너무 당연히 후기 첫머리부터 나오는 바람에 불쾌하기도.
이래저래 작품도, 작품 외적인 면도, 그간 아껴왔던 표지에 대한 애정도 깨진 시리즈.
그래도 다음 작품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