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때문에 사보고 싶은 책.이란건 사실 거의 없다. 그 반대의 경우는 널리고 널렸지만, 
표지 때문에 눈이 가는 경우는 있다. 거기서 구매까지는 일단 책의 내용이나 나의 책취향에 달렸겠지만, 또 나란 사람이 별로 취향이란게 딱히 있겠나, 그냥 있으면 읽는거지.  

요즘 내 눈에 들어온 표지가 몇가지 있는데, 그게 한 시리즈라는 걸 알았다.  

 

 

 

 

 

 

 

 

이미지로도 정말 세련되고 멋진 표지지?
책등도 궁금하고, 실물도 궁금하다.  

책표지가 일단 여기까지 독자를 끌어들였으면 대성공  

이 시리즈는 :  

자음과모음은 지난 12월에 정통 학술 총서 ‘새로운 사유의 힘, 뉴아카이브 총서’를 선보인데 이어 올 3월에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을 그려나갈 ‘하이브리드 총서’를 펴낸다. 국내 학자들의 집필서만으로 구성되는 이 총서는 “경계 간 글쓰기, 분과 간 학문하기, 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통섭’의 학문하기가 한국의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주목할 만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 총서로 펴내는 책들은 지난 2~3년간 계간 문예지 『자음과모음』의 ‘스펙트라’, ‘하이브리드’ 꼭지를 통해 연재된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제 분야의 원고를 대상으로 하는데, 총서 발간을 계기로 일정한 퇴고 기간을 거쳐 좀 더 핍진한 주제의식과 매력적인 문체로 짜임새 있게 가다듬었다. 국내 학자들의 야심 찬 학문적 실험과 매력적인 글쓰기가 한데 어우러진, 국내에서 자체로 생산되는 보기 드문 총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저자 위주의 인문학 시리즈라.  


자음과 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권은 문학평론가이자 작곡가인 최정우의 『사유의 악보―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이다.  

사유의 악보.라는 제목이나, 이론의 교배와 창궐을 위한 불협화음의 비평들.이라는 부제나. 순간 멍때리게 만드는 제목 'ㅅ' 
작곡가이자 문학평론가는 이런 말을 쓰는 것인가? 
책소개중 알아먹을만한 쉬운 말을 골라보면, '근대와 탈근대를 조망하고, 그것을 규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사유한다' 는 책. 

인문학의 위기. 어쩌구 하지 말고, 인문학 독자들에게만 익숙할법한 책소개 말고, 나처럼 일반 독자도 알아먹을만한 쉬운 책소개도 함께 써 줘 - 어짜피 책소개 알라딘 책소개, 출판사 책소개 두 개 들어가니깐, 그 중 하나는 초등학생도 알아먹을만하게 쉽게 쓰는게 어때? 그러거나 말거나 안 팔리는건 마찬가지일까? 여기 읽어보려고 꺼리 찾는 독자 하나라도 낚아보라고   

총서의 2권은 디자인 연구자 박해천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한국의 시각 문화에 영향을 끼친 아파트에 대해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전반을 고찰한다. 디자인 연구자로서 디자인과 테크놀로지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연구 결과물을 발표해온 박해천의 저서로 ‘하이브리드’라는 총서의 이름에 걸맞게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한다.

1부에서는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등 각종 문학의 틀을 넘나들며 스스로 성장하고 진화하는 아파트에 대해 논한다. 화자와 시점이 변화하며 전개되는 허구적 접근 방식 때문에 독자는 딱딱하고 건조한 연구 보고서 형식이 아닌 연구 대상과 화자 사이의 밀착된 거리에서 친근하게 몰입할 수 있다. 반면 문학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객관성, 사실성, 명확성에 대한 의구심은 2부 ‘팩트’에서 실질적인 정보와 지표를 제시함으로써 말끔히 해소된다.

독자들은 아파트라는 도상 해석 연구에 녹아 있는 저자의 통찰력을 통해 아파트라는 거주 공간, 거주자, 공간에 배치되는 사물의 디자인, 이 세 가지 요소 간의 인과적 역학 관계를 인지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독자에게 이러한 자각을 유도함으로써 아파트라는 거주 모델에 대한 일반적인 예찬과 비난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거 공간과 일상 사물을 상상해보길 권한다.
 

이건 좀 읽힐 것 같다.  목차도 재미나 보인다.

 요즘 이 책에도 관심 가고 있는데, 같이 읽어봐도 좋을듯.  

 

 

 

 

 

 

총서 세번째는  여성학자 권김현영 외 5인의 『남성성과 젠더』 이다.  

 

다음번 서점 나들이할때 찾아봐야겠다. 표지 이미지가 워낙 좋으니, 실물도 딱 그정도 일꺼라 생각되지만, 서점에서 실물 봤을 때, 혹시 있을지 모를 서프라이즈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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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콘크리트 유토피아 표지 구경하기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1-03-20 17:31 
    인터넷 이미지로도 기대되던 표지인데, 실물이 더 멋지다!자음과 모음의 한국 인문학 시리즈인 '하이브리드 총서' 두번째 권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아파트는 한국의 시각 문화를 어떻게 변모시켰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법을 구해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책을 받고 놀랐던 건, 이미지의 은색 사선이 '은박' 이었다는 거! 불투명 무광 실버의 '음각' 이다.대단해!그러니깐, '불투명'에 '무광' 은색.이라는 것도 굉장히 세련되었다 싶었는데, 이게 그냥
 
 
람혼 2011-03-21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소중한 비판의 말씀 감사합니다. 마음속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현재 '인문학의 위기'란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 위기를 가져온 원인의 대부분은 '인문학의 위기' 그 자체를 설파하고 판촉하며 인문학의 어설픈 '대중화'를 추구해온 소위 인문학자들의 탓이 아닐까 합니다. 대중화 자체가 나쁜 것은 결코 아니지만 현재 그것이 '어떤' 대중화의 모습을 띠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충분히 곱씹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책이 서 있고자 하는 전선 중의 하나는 바로 그러한 대중화에 대한 반대의 전장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겉으로만 판단하지 마시고 부디 한 번 읽어주시고 판단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소중한 관심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하이드 2011-03-21 02:06   좋아요 0 | URL
혹시 오해가 있을까 덧붙이면 '작곡가이자 문학평론가는 이런 말을 쓰는 것인가?' 라는건, 저자 이력이 독특해서 궁금함에 했던 말이구요. ^^ 저자가 람혼님이란건 후에 다른 페이퍼를 보고야 알았습니다. 그간 페이퍼 올려주시면 잘 봤는데, 이렇게 저자로 뵙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말씀하신 '어설픈 대중화'에 대한 말씀 충분히 공감합니다. 별 고민이나 깊은 생각 없이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가져다 붙인점 반성합니다. 책소개 정도는 어떤 이야기인지 쉽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다. 는 투덜거림 정도로 봐주세요. ^^

람혼님께서 댓글도 성심껏 남겨주시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사고 보니, 표지가 욕심나서라도 (불순한 이유네요 ^^;) 꼭 사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람혼 2011-03-21 13:22   좋아요 0 | URL
아, 오해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하이드님의 진단에도 분명 중요한 전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저도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말 흥미롭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1부 픽션은 이미 연재 때부터 읽었던 글들이고, 저는 특히 2부 팩트의 3장 '사물의 세 가지 질서'가 가장 흥미롭더군요. 제 책도 읽어주신다면 저의 기쁨이자 영광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