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책은 모두 다르지만 형편없는 책은 완전히 똑같다. 이런 일을 하면서 나쁜 책을 수도 없이 읽은 후에 내린 결론이다. 너무나 형편없어서 출간될 수도 없는 책들. 그런 점에서 볼 때 책으로 출간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임에 분명하다.  

소설이든 회고록이든, 나쁜 책들이 공통으로 갖고 있는 문제는 바로 이거다.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좋은 책이 반드시 진실을 다루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읽는 동안만큼은 사실처럼 느껴져야 한다. 출판사에 있는 친구 하나는, 이것을 '수상비행 시험'이라고 부른다. 런던 시민들의 일상사를 그린 어느 영화에서 따온 말인데 주인공이 수상비행기로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템스강에 착륙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였다. 그 친구의 표현을 빌자면 그 장면을 보자마자 그 영화를 볼 이유가 전혀 없음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로버트 해리스 <고스트 라이터> 中 -

 

 

  

로버트 해리스의 고스트 라이터, 유령 작가, 대필 작가에 나오는 위의 이야기는 꽤나 공감간다.
훌륭한 책, 혹은 열광하며 좋아하는 책은 그 성격이 각기 다 다르지만, 형편없는, 혹은 싫어하며 내던지는 책은 똑같다. 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위의 글을 읽고 보니 그렇다. '진실성이 없는 글' 혹은 진짜 같지 않은 거. 가짜.

로버트 해리스의 <임페리움>을 좋아한다. 키케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일 수도. 로마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일수도.
여튼, <임페리움>으로 시작해서 <폼페이>까지 읽고 나니, 집요할 정도의 당시 역사와 시대에 대한 조사는 읽는 나는 재미났지만, 저자는 리서치에 집착하는 스타일일 꺼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다는 건 절대 아니다. 책도 재미나다!)   

알다시피 로버트 해리스는 닉 혼비의 매제다. 이런 관계 진짜 신기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왠지 가짜 같아! 헤헤
닉 혼비가 그의 매제, 로버트 해리스에 대해 이야기 해 둔 것을 페이퍼에 옮겨 둔 것이 있다.
재미있다. 로버트 해리스에 관심 가는 사람이라면

'닉 혼비와 책읽기' 페이퍼를 보아도 좋을 것이다.

현대물은 별로 안 땡겼는데, 그의 리서치가 시대물에서는 빛을 발하지만, 현대물에선 글쎄 .. 싶었던 것.  

얼마전 구즈모님 트윗에서 고스트 라이터 이야기가 나왔고, 일미즐 장르문학 10선 어쩌구에서 또 이 책이 나와서
나온지 좀 된 책인데, 급 읽고 싶어지는거다. 내용도 뭣도 모르고, 그냥 고스트 라이터, 대필작가, 유령작가 이야기거니. 정도밖에 몰랐는데 말이다.  

요즘 나의 독서구매경향과는 꽤 동떨어져 있지만, 쨌든, 사고 싶으니깐, 샀는데  

오잉! 재밌다!  

이렇게 발랄할 수도 있었구나!
제법 유머와 진지가 잘 범벅이 된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  덕분에, 다 읽기도 전에 <아크엔젤>과 <이니그마>, <당신들의 조국>까지 일단 보관함에 담는다. 당분간은 읽기 힘들겠지만, 또 로버트 해리스가 고파지면 읽으려고 말이다.   

록가수나 유명 운동선수 등의 자서전을 대필하던 주인공은 영국의 전수상 애덤 랭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된다.
미국으로 건너가 한 달 안에 이전의 대필작가가 쓴 재미없어 죽을 것 같은 자서전을 다듬고 마무리 해야 한다.
이전의 대필작가이자 애덤 랭의 오랜 수하였던 남자는 자살했다. 그 남자의 자살을 둘러싸고, 애덤 랭이라는 거물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질듯 하다. ( 270페이지 정도 읽었다. 끝까지 재미나면 좋겠는데!)

그리고 또 하나, 구즈모님 트윗에서 <임페리움>2! 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도 완전 기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한모리군 2011-01-19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 유령작가의 원작이네요.
임페리얼이랑 폼페이를 담아봐요..

하이드 2011-01-2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페리움 ( .. 임페리얼은 수..술이름 아닙니까? 아닌가? ^^a ) 이 제가 아끼는 작품이에요. 키케로 이야기. 아무것도 없던 남자가 실력으로 높은자리에 올라가는 와중의 심리 묘사, 그 배경에 꼼꼼히 모사된 로마.

멋져요. <폼페이>도 재미 있긴 했는데, 일단 전 <임페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