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데이비스 <봉제인형 도시의 살생부 사건>
이렇게 시작해..
4월 막바지의 어느 이른 아침, 붉은 벽돌 담장으로 이어진 욱스브리지 가에 있는 곰 에릭과 토끼 엠마의 아파트 문을 누군가가 거칠게 두드렸다. 새벽에 내리던 비는 그쳤고 바람도 잠잠해졌으며 태양은 몰리산 타운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 시끄러워. 문 좀 그만 두드려." 곰 에릭이 머리 위로 담요를 끌어 올리며 혼잣말을 했다.
곰 에릭과 토끼 엠마의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이야기가 일어나는 곳은 봉.제.인.형. 도시. 등장인...형들은 각종 봉제인형들
내용은 하드보일드 ..
이다 보니, 이거슨 SF?
주인공 에릭의 가족은 쌍둥이 곰 테디, 아빠늠 복서 (왜 그 투견 있지 않은가), 엄마는 코뿔소 인형으로 봉제인형 도시에서 가장 큰 권력자 중 하나인 환경부 장관이다.
에릭이 깡패두목 비둘기인형 (고릴라 인형 보디가드를 두고있는 아주 잔혹한 인형) 의 위협에 살생부에서 비둘기 인형의 이름을 지우기 위해 이전에 한패였던 인형들을 모은다. 까마귀 인형 톰톰, 가젤 인형 샘, 뱀 인형 마렉
스토리로만 보면, 잘 빠진 하드보일드인뎅, 등장인...형들이 봉제인형이다보니,
그 각각의 동물성과 인형의 성격도 잘 매치가 되기도 하고, 묘하게 매치가 되기도 하고, 매치가 안 되는 듯 하면서 매치가 되기도 하고 (어쨌든 그것이 작가의 의도일테니깐) 잔인한 장면들이 나오면, 인간 주인공(?!) 장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데, 주인공이 봉제인형들이다보니, 뭔가 귀여운 이미지와 잔인한 이미지가 중첩되며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책을 읽어나가게 되는 독특한 경험
작가는 이 책을 사부작의 첫번째 책이라 하고, 악, 선, 믿음, 정의에 대한 사부작을 계획중이라고 한다.
로버트 세넷 <장인>
더 읽어봐야겠지만 (4/1 정도 읽은 상황)
별로 내가 생각하던 책은 아니라서, 그냥 저냥 심드렁하게 읽어나가고 있다.
한나 아렌트와의 이야기에서 프롤로그 시작
내가 생각한 건 (사실, 책 살 때 왠만하면 별 생각 안 하고, 그냥 산다 'ㅅ')
손을 쓰는 '장인' 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야기는 '장인'의 고대부터의 역사적 의미를 찾아보는 이야기이고,
인간이 만들어낸 '판도라'의 상자에서 그 중심 스토리를 끌어내고 있다.
예를 들면,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오펜하이머가 핵무기를 만들고, 그에 대한 철학이 부재했다던가, 건축가들이 손으로 도면을 그리면서 하는 '학습' 효과가 CAD 때문에 없어져서 생기는 문제라던가.. 이 책 역시 삼부작으로 기획되고 있고, 뒤로 갈수록 역시 내가 생각던 예술철학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저자 소개에서 약간 짐작하긴 했지만서도.
비야케 잉겔스 <예스 이즈 모어>
이 책의 몇 부분은 진짜진짜 맘에 들었다. 포토리뷰던 페이퍼던 따로 올리도록 하고,
책 앞에 '건축 진화에 관한 코믹북' 이라고 써 있는데,
코믹북이라는 건, 웃긴 책이 아니라 만화책이란 이야기는 알테고,
'건축 진화' 에 관한 책이라기 보다 비야케 잉겔스네 회사에서 맡았던 프로젝트들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엎어진 것도 있고, 실행중인 것도 있고, 완성한 것도 있고.
그렇다고 재미 없는 건 아니고, 사실, '건축 진화' 에 관해 만화책 한 권으로 보면 얼마나 얕디 얕겠나.
덴마크인 저자가 소개하는 덴마크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건축 스타일에 대한 그림, 사진, 글은 꽤나 흥미로웠다. 사람을 배려하고,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심플하고, 유려하며, 독창적인!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이 먼저인 것이 인상적. 페이퍼에 올릴 내용은 '정신병원'과 '바닷가의 요트클럽 +사회복지 둥지' 이다. 건물이 어떻게 저런게 가능하지 싶은 곡선들이 많은 것도 신기.

데니스 루헤인 <운명의 날>은 뒤로 갈수록, 작가가 기세를 올린다는 느낌이다.
초반의 지루함이 가신지는 오래. 역사소설이다보니, 결말을 이미 다 아는데, 그 불행한 결말에 휘말린 주인공들. 영웅들. 불행과 체념이 이 책의 목적이냐! 고 소리지르고 싶은데, 그게 역사고, 그게 데니스 루헤인이네 ..
1919년이 그렇게 먼 옛날인가? 인류가 막 네안데르탈인 그런 옛날도 아닌데,
인간성도 문명도 찾아볼 수 없다.
오늘밤에 읽는 책들은


이 정도가 될까?
책은 위험하다.
오늘 팔뚝에 엄청난 상처가 생겼고, 말로님의 사랑의 할큄;
허벅지에 ... 정말 곱게 자랐어서 이런 외상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피멍 (10cm x 3.5cm x 1cm!!) 이 부풀어 올랐어
엉엉 택배와서 뛰어나가다가 책장에 튀어나온 커다란 그림책에 제대로 허벅지를 박는 바람에 말이다.
책은 위험하다.
알라딘 메인도 안되고, 장바구니도 안 되고, 다음뷰도 안 되고, 이 밤에 맛이 간 것 같은데?
이번주에 내 페이퍼가 블라인드 된 걸 4개나 찾았다. 그 중에 3개가 오류였다. ... 는게 말이 되나??????????????? 이런 .. 같으니라구. 나머지 한 개는 지난 주였던듯한데, 알라딘 시작하고, 최고로 열받았던 메일
그러고보니, 요즘, 새삼, 페이퍼 블라인드 되는 것에 내가 무척 열받아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블라인드 된 페이퍼 하나 찾을때마다 !#$!%$^&* 오늘 이후로 또 내 눈에 들어오면, 고객센터 안 남기고 전화해서 담당자랑 30분씩 제대로 된 토크해야겠다. 똑바로 좀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