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겐자부로 <체인지링>
랭보는 스승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나는 이제 곧 열일곱 살, 이른바 희망과 공상에 넘치는 나이입니다'라고 썼어. 하지만 이 <로망>이라는 시는 그가 열다섯 살 때의 작품이라고 하더라. 요컨데 On n'est pas serieux quand on a dix-sept ans(열일곱살 치고 진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건 연령을 사칭한 거짓말이 되는 셈이지. 나는 작년에 이걸 읽었고, 올해는 고기토 네가 이 시를 같은 열일곱인 자기를 위한 시라고 말해. 정말이지 천재란 우리처럼 평범한 자들을 평등하게 격려해주나봐. -32-
꿈은 뭘까? 나는 열일곱에 꾸어야 할 꿈을 지금에야 꾸고 있다. 기형적인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를 탓하는건 너무 게으르고 무책임한가? 응. 그래.
전집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던 적이 딱 세 번 있다.
번역가 권일영 선생님의 에도가와 란포 전집. 하얀색의 전집(물론 원서다)이 진짜 멋있었다!
흑백TV님으로 기억하는데, 아닌가, 요즘도 글 올리는 알라디너분이던가, 무튼 오에 겐자부로 전집 사진을 올렸는데, 우와 -
그리고 이건 실제로 본 건 아니지만, blackone님이 엘러리퀸 전집 있다고 해서 사람이 급 달라보였었던 .. 기억
오에 겐자부로의 <개인적 체험>이 나왔을 때, 재미있어야 할 것 같은, 좋은 책이어야 할 것 같은. 그런 마음으로 읽었지만, 재미없었던 걸로 기억. 아마 고등학생 때였던것 같은데 ..
아주 오래간만에 읽은 오에 겐자부로의 말년의 책은 재미도 있고, 머리에 가슴에 쏙쏙 들어온다. 술술 읽은 문장들이 흘러가지 않고, 잔뜩 마음 한구석에 남는다. 단정한 표지와 책도 맘에 든다. 나머지 2부작도 읽어봐야지.
마고 버윈 <핫하우스 플라워>
이 책 재미나다. 그리고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이 많이 나온다. 식물관련이라 더욱 멋지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 영화제작이라서가 아니라, 영화 속 장면들이 머릿속에 자동재생 된다.
... 근데, 이 여자. 호감과 비호감을 아슬하게 줄타기 하는 것이 왜 섹스에 목 매냐고 ㅡㅜ 좌절 캐릭터라는 건 알겠는데, 이건 뭐, 섹스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인생과 목숨을 좌지우지 하는 민폐 .. 를 넘어선 범죄! 라니 ..
쇼퍼홀릭의 레베카를 보면서, '제발 그만 사!!' 하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 되어버린다. '남자 좀 작작 밝혀!'
멕시코, 열대식물의 주문이라고 해둔다.. 아, 나도 열대식물 키우고 싶어!
열대식물원 같은 세탁방을 원해!
줌파 라이히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책 한 권이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어제 새벽, 이 책을 읽고, 나는 조금 변했다고 생각한다.
이건 개인적인 거니깐.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참조가 되지 못하는 평이겠지만.
가족의 이야기, 세대의 이야기인데,
많이 슬펐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아무리 슬퍼도 바뀔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운명론이 나를 덥쳤다. 나는.. 책 속의 고골리와 같은 나이다. 음.. 그러고보니 그렇네.
어쩔 수 없는 것들, 변하지 않는 것들에 '나 하나라도' 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고, 혼자이고, 그렇게 살다가 헤어지고, 죽는거. 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가 고골리의 이름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장면에서 훌쩍거렸다.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 아침해가 길게 뻗어와 훌쩍이는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 내가 책보다 훌쩍이는건 일상다반사. 어제 치하야후루 보면서도 훌쩍였긔 ;; )
콜럼 메케인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
세계무역센터 사이를 줄타기한 남자의 이야기. 그 남자는 아마도 희망.
그 아래의 악다구니, 다람쥐 쳇바퀴같은 일상, 이유를 알 수 없는 죽음, 슬픔, 이해하지 않겠어.
창녀, 수도사, 판사, 아이를 먼저 보낸 어머니, 이방인, 등등
우리는 모두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고,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것이야. 라는 아름답고,적절하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결론.
이 책 참 좋은데, 한 번 더 읽고, 리뷰 써야지.
페터 한트케 <어느 작가의 오후>
'어느 독자의 새벽' 이라고 리뷰 제목만 달아놓았다. 새벽에 읽었거든.
분량이 적어서 금방 읽긴 했는데, 그닥 와닿지도, 남지도 않아서
빨리 읽은만큼 빨리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린 책
리뷰를 쓸 수가 없어;;
이 다음으로 읽는 존 파울즈의 <마법사들>은 서문부터 무지 재미있어서, 막 소리 내서 읽고 있는데
교보가서 액자책이랑 이 책이랑 바로드림 하면서 오는 길에 별다방에서 ㅋ님이 주신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초집중해서 보고 집으로 ..
지금까지 중 표지가 젤루 안 이뻐;; 이번 표지모델이 초초강자인 퀸이다.
재미있었는데, 너무 빨리 끝났어. 아... 6권은 언제 나오나요.
1권부터 리뷰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