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작가나 작품을 좋아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혹은 싫어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그 이유를 대는 것은 보통, 그렇게 어렵지 않다. 누구나 '취향' 이라는 것이 있고, 개개인의 '호불호'가 있을테니 말이다.

요네하라 마리는 내가 좋아하는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고, 내가 싫어하는 요소는 거의 찾을 수 없다. 
예를 들면,

책을 좋아하고,
통번역가이고 (언어를 좋아하고),
개와 고양이를 좋아하고,
술술 읽히는 재미난 주제의 에세이도 많이 쓰고,
오픈 마인드고,
의외로 터프하고,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하고,
국내에 번역된 책들도 많고,
말도 재치있고,
등등등 등등등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에게는 어쨌든 아주 중요한 책표지들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벌써 네번째 책을 읽고 있으니, 그녀의 책을 어느 정도 읽었다고 할 수 있는데,
그 많은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끌어당기는 느낌이 없으니 좀 난감할 지경이다.

<미식견문록>은 뒤로 갈수록 심드렁해졌던 책이다. 칼럼들을 모은 경우에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에 미진하다 싶은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도 아니고, 지금 생각나는 이야기는 동화책 이야기가 뒤로갈수록 많이 나와서 견문록..이랄것 까지야.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 뿐이고.
<인간 수컷은 필요없어>는 저자보다 그냥 고양이, 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좋았을 뿐이고,
<마녀의 한다스>도 나쁘지 않은데, 한챕터 한챕터 읽어도 아무 감흥이 없다. ㅜㅠ 차라리 지금 읽고 있는 <트와일라잇>처럼 욕이나 실컷하며 읽는다면, 그게 왜려 나은 독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감흥이 없어서

왜 나는 요네하라 마리를 좋아하지 않는가? 왜지? 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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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1-23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전 하이드님이야 말로 마리여사의 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취향'의 문제겠네요.

bookJourney 2009-11-23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랑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내가 이상형으로 꼽는 아홉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어도 뭔가 아주 사소한 한 가지(감성적인 문제를 포함해서)에서 걸리면 감정이 살아나지 않는 경우도 흔히 있잖아요. 내가 이상형으로 꼽는 아홉 가지를 못 갖췄어도 어떤 한 가지(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 때문에 화악~ 끌리는 경우도 있구요. 그래서, 어떤 이는 후자를 이상형이 아니라 '스페셜'이라고 하던걸요~.

2009-11-23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3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톨트 2009-11-23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라하의 소녀시대>는 어떨까요? 그거라면 마음에 드실지도...

HAE 2009-11-23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프라하의 소녀시대>읽고 반해서 요네하라 마리 전작 구입 계획(?;)을 세웠다가 <마녀의 한다스>읽고 바로 말았지요. 개인적으로 <프라하의 소녀시대>도 <마녀의 한다스>도 표지는 맘에 들지 않았음에도 그런 계획을 세웠더랍니다.

딱 두 권 읽은 요네하라 마리 책의 느낌은 뭐랄까, 사람이 너무 바른 느낌? 그래서 심심한 느낌? 깊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식상하다고 할 수도 있는 감상과 교훈? 전 그랬어요. <마녀의 한다스>는 막판에는 무성의하게 책장 펄럭펄럭 넘겼던 기억이 있네요. -.-;

하이드 2009-11-2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 끌리는 무언가가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전 이상형과 스페셜을 두고 말하자면, 항상 스페셜에 빠지는 쪽이기에 ^^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기회가 닿으면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어떻든동, 한권이라도 반하면, '좋아하는 작가' 리스트에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너무 바른 느낌과 항상 옳은 결론과 감상.. <마녀의 한다스> 읽으면서 느껴지긴 하더군요. 근데 그게 그냥 딱봐도 맞는 얘기만 하는 거하고는 좀 달라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냐 2009-11-26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척 좋아할 뻔 했는데 어느 순간...살짝 열기가 식더니 책을 다볼 무렵엔 싸늘해지던데요 --; 제목에 백번 공감함다.

하이드 2009-11-26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안도하고 있다는 ^^

올리브 2009-12-23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가의 반어법 한번 읽어보세요~
저 개인적으로는 '우와~ 대단하다!'라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제 2의 도스토예프스키 얘기가 나올 만하다는 공감을 했지요. 제가 출판된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책을 다 읽었는데요, 미녀냐, 추녀냐와 함께 젤 좋아하는 책이 올가의 반어법입니당.. 저 역시 프라하의 소녀시대(ok)로 마리 여사의 책에 입문하였는데, 마녀의 한다스(ok), 미녀냐 추녀냐(ok), 대단한 책(so so), 미식견문록(so so), 인간 숫컷은 필요없어(so so)였거든요. 이 중 올가~ 가 젤 좋아요.

하이드 2009-12-23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담았습니다. ^^ 올가랑 미녀와 추녀냐, 사실, 대단한 책도 좀 기대하고 있었는데, so so 였군요;

Legend agnes 2009-12-3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프라하의 소녀시대와 올가의 반어법 두개를 소장하고 있는데요.
으음.. 미식 견문록은 읽어볼 생각이 없습니다만...
저는 이 분이 동시통역사이변서 번역가, 그리고 작가였다는 사실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독신으로 살 계획이고..
통역사가 꿈이거든요^^
아..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이랍니다..;

하이드 2009-12-30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가의 반어법은 샀어요. 기대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