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진짜 좋아하는 하루키의 <우천염천>이 새로 나왔다. 사진하고 같이.. 털썩;(원래는 사진하고 같이 있는 책이었던거냐?!) 무튼, 사진 없이도 좋았다. 술술 훑어보니, 사진 없이 보는 것이 더 나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키상, 고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싶은 이 욕망!! 워낙에 척박한 곳을 여행하였고, 내가 하루키를 좋아하긴 하지만, 아사다 지로의 <카지노 여행>에 버금가는 그저 작가스러운 얼굴의 하루키라 딱히 얼굴 보는 즐거움이 있을까. 싶고, 사진은 흑백이고(이건 나쁘지 않다.) 가격은 12,000원이나 하고! (사진 덕분인지, 책이 확실히 1배반 이상 두꺼워 졌다.) 하지만, 난 이 책이 좋고. 일단 보관함에 담아 놓고 다시 고민해보기로 한다.
아래는 구판의 리뷰이다. 잘 쓴 리뷰가 있어서 옮겨 놓는다.(내 리뷰다. 호호호)
하루키의 그리스 '아토스 반도' 와 터키 '내륙' 여행기.
예쁘고 아름답고 낭만적인 여행기와는 거리가 멀고, 서바이벌, 종군기자, 순례자의 그것에 가깝다.
그도 그럴것이 그리스의 '아토스 반도'는 '전혀 다른 세계' , '이쪽 세계와는 전혀 다른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 다.
그 원칙은 그리스 정교. 그리스 정교의 성지인 그 곳에 사람들은 신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방문하고
그 땅은 완전한 자치를 이루며 험난한 자연 속에 강력한 종교적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20여개의 수도원이 있는 그 곳. 여자에게는 입장불가인 그 곳. 3박4일의 여행허가만을 얻을 수 있는 그 고
으로 하루키는 들어간다.
O씨와 함께 수도원에서 수도원으로 옮겨가는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루키식으로, 그래
하루키식이다, 풀어내어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남자로!) 갈 수 없는 그 곳에 대한 동경을 일으키게 한다
처음 방문한 수도원에서 받게 되는 '수도원 3종세트' ( 커피, 물로 희석한 우조, 그리고 루크미라는 달콤한 젤리과자). 처음 그 곳에 도착했을 때의 '말도 안돼' 라는 마음에서 점점 자신도 모르게 그 장소에 젖어서 '그래 이 맛이야' 하며 우조를 마시게 되는 기분이 되어 버리는것. 지독하게 달아서 도저히 먹을 수 없던 루크미 과자를 남김없이 다 먹어버리게 되는것.
하루키는 그가 있는 장소에 대한 엄살이나 과장 없이 정말 부러울 정도로 그가 여행하는 그곳, 에 젖어든다.
그의 여행기를 읽는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 이 남자 정말 엄살이 없군 '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토스라는 '다른 세계' 에서의 경험, 터키내륙을 자동차로 돌면서 힘든걸 넘어서서 정말 위험한 지역들에서 총들이댄 군인들과 경찰들을 마주치는 경험은 별로 부럽지도 않고, 해보고 싶지도 않지만, 그 상황에서도 '유머'( 그걸 유머라고 할 수 있다면) 를 잃지 않는 하루키가 대단하다. 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다지 두껍지 않은 분량의 여행기이지만, 새로운 이야기들, 그리고 극기훈련보다 힘든 여행중에 우러나는 하루키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마음에 와닿았다.
한계상황까지 여행자를 밀어붙이는 여행을 선호하지 않지만, 읽는 것도 힘들지만, 하루키식의 엄살없고, 과장없고, 건조하지만, 그 특유의 시선과 세계관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글은 '역시 하루키' 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바바라 호지슨의 <마이 빈티지 로망스>
"작가이자 북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바버라 호지슨의 골동품을 찾아 떠나는 빈티지 여행기"이다.
트랜드로서의 빈티지가 아니라, 옛것에 대한 향수, 로맨스, 이야기로서의 빈티지이다. 글도 좋고, 책 속의 빈티지 물건들의 사진도 결코 흔하지 않다. 사랑스러운 책.
미셸 투르니에의 <푸른 독서 노트>
나는 미셸 투르니에를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세 네권 읽은 것이 죄다 재미가 없어서 꽤 힘들게 마지막장까지 넘겨야 했는데, 얼마전에 몇년전(?) 눈독 들이던 <뒷모습>이 저렴하게(33%) 판매되고 있는걸 보고 냅다 질렀는데(뭐, 이건 사진집이니깐), 오늘 또 <푸른 독서노트>라는 .. 독서노트라는... 외면하기 힘든 책이 하나 눈에 띄였다.
재미없는 작가는 재미없는 작가인거고, (그러니깐,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 책 이야기는 책이야기대로 궁금한거다. 게다가 표지색도 내가 편애하는 에메랄드녹빛

책정리하면서 침대의 내 머리맡에 있는 책장에 들어간 책에 관한 책들이다.
"독서는 불면증 환자들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옆에 있는 책 어딘가에 나와있다.
침대 머리맡의 책에 대한 책은 좋은 밤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왼쪽에는 글쓰기에 대한 책들이 몇권 더 있다. 글쓰기에 책읽기만큼 관심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는만큼 본다고 좋아하는 저자들의 글쓰기 책은 그 자체로 충분히 흥미롭다. 글쓰기 책에 필연적으로 책읽기가 나오기도 하고. 그런 이유로 아래와 같은 책도 궁금하다.
표지는 실물을 보면, 이미지로 보는것만큼 참담하지 않고, 그럭저럭 봐줄만하다. 아시모프(천재, 천재, 천재 같으니라구!) 의 과학소설 창작백과에는 상상 이상의 재미있는 그 무언가가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믿습니까? 아멘.

이 책도 재밌다.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마이리뷰 카테고리가 백만년만에 늘어났다.
Fairy Tales™
그림책 리뷰를 올리고 있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4년여전 처음 서재를 만들때 나의 서재소개는 'Life is romance, mystery and fairy tales..' 였다.
이 문구에 낚여서 온 지금은 불러도 오지 않는 보고싶은 님!!도 있었다.
항상 염두에 두는 로맨스, 미스테리, 페어리 테일, 그러고보면, 이 카테고리의 탄생은 늦은감이 없지 않다.
다케우치 오사무의 <그림책은 재미있다>는 일단은 서점에서 다 보고 왔는데, 구매할 생각이다.
그림책을 보는 다섯가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주는데, 어렴풋이 생각하고 있던 무언가가 글로, 그림으로 착착 설명될때의 그 희열은 마이너스 시력의 뿌연 시야가 1.5로 맞춘 안경을 꼈을때의 그 선명함과도 같다. 뿌연 것이 선명하게 다가옴은 물론이고, 모르던 것을 알고 다시 보면 그 세심함에 감탄하게 되는.
그림책이 그렇다.
예시로 소개되는 그림책들은 대부분이 일본동화책이지만, 나한테도 있는 사노 요코의 <우산 아저씨>라던가 <아기 고양이의 외출>이라던가도 있어서 반가웠다. 이 책의 독자는 그림책을 그리는 사람도 되겠지만, 그림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시리즈로 나온다던가, 분량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