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분리수거 하러 나갔는데, 그 공기가 너무 상쾌해
오늘은 서점에 가기로 결정했다.

30분쯤 걸어 사당역의 반디앤루니스에 도착했다.




꽤 오래간만에 온 것 같은 기분인데, 눈에 띄는 신간은 없다.
반디앤루니스를 구석구석 돌아보며, 이 서점이 얼마나 책정리를 우리집구석같이 해놓는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혀를 내두른다.

내가 찾던 로트링펜이
"문의하신 제품은 로트링 제도용 래피도그래피펜입니다."
라는 답변을 들었지만, 분명 그렇게 비싸게 주고 샀던 것 같지 않은데, 망설이며, 전화주문만 가능하다느
그 펜을 파는 <베스트펜>의 전화번호만 저장해 놓고 본다.

주문하려던 시에라팬의 배송료가 2,500원인 것을 보고, 즉각 취소했던차
서점에서 내가 쓰는 '로디아'수첩을 꺼내놓고, 이것저것 볼펜을 테스트해보다가
'지브라의 사라사 0.4'를 골라냈다. 뚜껑도 없고, 얄쌍한 디자인에, 작은 이즈에 술술 잘 나온다.

오프에 가면, 늘 책 몇권을 건져 오곤 했는데, 오늘은 눈에 들어오는 책이 거의 없다.

있다면 요 책. <독일 프랑스 공동 역사교과서>이다.
왜 독일프랑스냐, 프랑스독일이 아니라, 고 묻는다면, 독일 원서를 번역하고,
프랑스판은 참조했기 때문일까?

무튼,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역사교과서를 만든다는 것은 대단해 보인다.
번역말고는 거의 손댄게 없이 그대로라고 하는 것을 몇번이나 다시 읽었다.

그러기에는 이 화려한 자료들은 무어란 말이지!
내가 지금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간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역사공부를 했을지도 모른다.(대신, 과목은 예전에 하던 것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반으로 뚝 줄여주고)

역사를 배우는 것, 역사에서 배우는 것이 왜 '흥미'에서 출발할 수 없었나?
세계 곳곳에서 실재로 있었던 일들인데, 얼마나 흥미롭나.
이 책은 남의 나라 교과서지만, 이런 교과서라면, (과목은 반으로 줄고, 클래스메이트는 얼마전에 본 프랑스 영화'아름다운 연인들'에서처럼 잘생긴 남자애들로 채워주고) 나는 얼마든지 고등학교로 눈 딱감고 돌아갈 수 있다.
역사교과서는 엄청난 크기에 눈이 호강하는 각종 자료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격도 엄청 비싼 3만7천원의 남의 나라 교과서에 (진짜 교과서, 교과참고도서도 아니고, 교과서를!) 욕심이 나다니, 뭔가 좀 부끄럽고, 자존심 상한다. (그래도 여전히 욕심남)

펴낸이는 '한중일 공동 역사교과서'를 꿈꾸며.. 라고 서문을 썼다.
우리가 만드는 우리 교과서만으로도 삽질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일은 말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꿈'으로만 여겨진다.

 이책은 독일의 어느 남녀가 이메일로 주고 받는 이야기들이다.
 띠지에 어느 독서섹션 맞고 있는 기자가( 이름이 가물가물, 낯익은 이름이였는데, 김광일이던가,  아무개던가) '올해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다' 고 적혀 있었다.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이 독서관련 무슨 기자거나 평론가거나 그랬는데,
이 단순솔직한 '올해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다' 는 그 띠지를 본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마구 떠오르게 만들었다.
'혹시, 올해 1월에 읽으셨삼?'
'혹시, 올해 한정 지병으로 이 책 읽을때까지 책을 못 보셨삼?'
'그럴듯한 말 적어 줬는데, 출판사에서 이 무식단순한 말만 뽑은거죠?'
'혹시, 나같은 독자들을 예상하고, 일부러 낚으려고 일곱살 조카나 썼을법한 말을 띠지에?'

그런 이유로, 나온지만 알고 있었던 이 책이 보관함에 들어갔다.
아직, 읽지도, 사지도 않았지만, 재미 없음 두고보자 하는 심정이다.(뭐, 재미없어서 두고 본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그 평론가인지, 독서 관련 기자인지를 열라게 알라딘에 까는 것 말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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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1-02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반디앤 루니스 오프 매장은 온라인의 사랑스러움을 못 갖췄군요.(아, 사당점!)
최근에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이 책에 관한 페이퍼를 곧잘 본것 같아요. 다락방님하고 웬디양님 서재였나보다.
저는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책이 바로 하이드님 서재에 걸려 있어요. ^^ㅎㅎㅎ

하이드 2008-11-03 10:54   좋아요 0 | URL
<화차>가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

마노아 2008-11-03 22:07   좋아요 0 | URL
어머, 딩동댕!

Joule 2008-11-02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브라의 사라사 0.4는 제 다이어리 전용 펜이에요. 깨끗하게 참 잘 써지죠. 일할 때는 0.5나 0.7도 쓴다는. 반가워라.

하이드 2008-11-0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0.5도 사려다가 일단 0.4부터 써보자.고 집었어요. 좋아요 좋아- ㅎㅎ

blanca 2008-11-03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브라의 사라사 0.4 저의 완소펜인데^^ 그것 막 두개씩 사서 쓴다는...저 공동 역사 교과서 또 마구 구매욕 자극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