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의 <재미있는 세상 The Life and Times of the Thunderbolt Kid (원제 번역한 센스라니.. 정말 재미있군;;)> 을 읽고 있다. 빌 브라이슨의 글은 여전히 재미있고, 최소한 한두장 건너 한번씩은 뻥뻥 터져주며 큰 웃음 주지만, 뭐랄까, 이런 책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 '공감'
이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을 사람들은 50년대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들 아니겠는가? 아니면, 50년대 어린시절을 보낸 부모가 있다던지, 50년대 어린시절을 보낸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다던지..
80년대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그래, 그땐 그랬었지..' 하고 흐뭇하게 웃음짓는 가장 중요한 '그것'이 빠져 있는 관계로 왠지 억울한 느낌이랄까, 불완전한 독서의 불안함이랄까.. 뭐, 그런 생각.
한번 그런 생각에 빠지기 시작하면, 집착과 강박에 휩싸이는 '나'인 관계로, 그 동안 봐왔던 수많은(?) 미국 영화들과 소설들을 떠올리며 감정이입하기 위해 노력하느라, 정작 이야기는 뒷전?
우리가 아는 시대에 대해서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이 책의 강점은 거기에 있는 관계로 아숩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아는 시대에 대한 글은 질색하는 편이다. (동시대 한국소설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안 읽어짐.. ) 빌 브라이슨이 쓴 여행 이야기들은 좋았는데 말이다. 그 외에 <거의 모든 것들의 역사>는 영국에서 발간되던 몇년전 (체감상 한 백만년전) 구입해서 돌아온 그대~~~~로 먼지 쌓이고 있다. 그의 여행서들을 생각날때마다 뒤적이는 나로서는 역시 빌 브라이슨은 여행작가. 라고 맘 속으로 정해 놓았나보다. 맞춤법 관련인가 영어 관련인가 책도 냈다고 하는데, 이제 난 빌 브라이슨 책은 여행기로만 올인하련다. 외도는 금물. 응?

갑자기, 아주 갑자기, SF와 하드보일드가 결합된 단편이 무지하게 읽고 싶어서, 열병 걸린듯 사 버린 책.(이라고 하지만, 보통의 신간 사는 속도였다. 나온날 아침에 즉시 보관함으로-> 2~3일내 장바구니로-> 24시간 안에 집으로. 라는)
무튼, 갑자기 별 이유없이 책이 무지하게 읽고 싶을때도 있는 법이다.
책 표지의 생김은 역시 북스피어.
인터넷 서점에서 안 보이는 책등의 강렬한 다홍빛이 맘에 든다. 전체적이 표지모냥도 물론이고. 작가 이름도 맘에 든다. 폴 윌슨.
챈들러에 대한 오마주 어쩌구 할때 알아봤지만,
내용은 별 기대 안 했는데, 역시 허술하다. ^^;
그래도 화 안나게 허술하고 읽을만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까탈스러움으로 화나게 허술하면, 진도 안 나가는데 말이다. 뭐, 이제 1장 읽고 있으니깐, 다 읽고 볼 일이...지만, 그래도 정말 맘에 드는 책은 첫 느낌부터 척.하면 척.이라서, 별 기대는 안 한다.

한참 전집 나올때 책장 끼워주는 이벤트때 망설망설하다가 이벤트 놓친 이후로, 이상한 오기로 전집 안 사고 있었는데, 오늘 새벽 문득 생각 났다. (무슨 계기가 있긴 있었을텐데, 놓쳤다.) 결국, 장바구니를 수정하며 (금단의 팬더가 혹평의 리뷰 덕분에 빠졌다.)이 책을 첫타자로 주문해본다. 주문할때마다 한작품씩 주문하면 스물두번이면 전집을 채울 수 있다. 이제 스물 한 번 남았다. 이미 세버젼쯤으로 가지고 있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제한다면, 스무번.
한권씩 주문하는만큼 좀 읽자, 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