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착한 책들 중에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 영역본이 있었다. 




첫 페이지를 보자 



읽다보니 Princess Fuck 이란 말이 나오는데, 뭔데? 뭐 번역한건데? 머리 굴려보다가 알라딘 미리보기로 확인해보니..

시작이 전혀 다르다. 미리보기 계속 읽다보니, 앞에 3페이지 가량이 짤리고, 첫 페이지가 나온 것. 


우리나라 작가들 책 영역본 읽기 좋아한다. 영어책 같이 읽을 때 자주 읽혀보는데, 아는데 몰라, 모르는데 알아. 이런 오묘한 기분이 드는 것이 재미있다. 계속 읽다보면 재미있는거 또 찾을 수 있겠지. 영역본만 읽은 책들도 있고, 번역본 읽고 영역본 읽은 책들도 있는데, 앞에 세페이지 잘려나간 건 처음 봤다. 


한 때는 번역 다르면 불 뿜었을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아련.. 옛날에 막 좋은 거 좋다고, 싫은 거 싫다고 동네방네 외치고 다니던 어릴적.. 지금은 우리말 번역본도 내용 많이 자르면서 읽기 좋게 번역, 편집해서 나오는 것 알고 있고, 거꾸로도 당연히 가능하겠지. 편집의 영역이라는 생각. 왜 그렇게 했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갈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영어말고 언어 하나만 더 해서 세가지 언어로 같은 이야기 읽으면 진짜 재미있을 것 같은데, 사는 동안 언젠가..!


해외 책계에서 인기 있는 한국문학은 한 강, 1982 김지영이 대부분이고, 한 강은 대부분의 작품들이 인기 있고, 조남주의 책은 두 권 정도 봤는데, 1982 김지영 언급이 99%. 1982 김지영은 내가 팔로잉하는 인스타 근육질 대머리 아저씨, 역사책이랑 판타지 가끔, 베르세르크 좋아하는 아저씨가 소개한거 보고 놀란 적 있다. 그 외에 정보라 작가 저주 토끼가 자주 보인다. 휴남동 서점, 메리골드 사진관, 파과, 고래, 두근두근 내 인생, 아, 신경숙 작가 책도 종종 보이는데, 해외 책계에서는 거의 못 보고, 알라딘 중고로 많이 뜬다. 권여선 레몬도 있고, 아, 아몬드도 해외에서 많이 봄. 요즘은 트렁크도 종종 보이고. 


1982 김지영 빼고는 다 중고로 뜨면 한 권씩 사보고 있다. 아직 안 읽어봤지만, 구병모 <파과> 영역본 기대됨. 


간혹 우리말 번역본 보면서 이건 뭘 번역한걸까 생각할 때 있는데, 거꾸로 이건 뭘 번역한거지? 영역본 보고 생각할 때도 있다. Princess Fuck 뭐게요? 맞춰보라고 하면 괜히 욕고민할까 싶어 




시발공주래요. 영어에서는 한 번도 못 본 표현. 


많은 사람들과 영어책을 읽고 있는데, 한.. 4-50명의 사람들과 최소 주 1회 이상 보면서.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영어책 읽으면 진짜 재미있는게 많다. 그리고, 정말 영어책 읽는법만 알게 되면, 정말 잘 읽을 수 있다. 우리말도 영어도 못하는 대여섯살 꼬맹이들도 2-3년 지나면 책 읽고, 거기서 또 1-2년 지나면 챕터북 두꺼운 책 붙들고 읽어내는데, 이건 성인들이 훨씬 잘 할 수 있고, 영어 공부 하려고 영어책 읽는 사람들보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훨씬 잘, 신나게 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1년 정도면 될 것 같은데, 2년 이면 더 잘 읽고. 얼마전에 유튭에서 대치 영어학원 원장 어쩌고 하는 분이 아이들 영어 잘하게 되기까지 7년 이야기하던데, 아이들의 경우가 그렇고, 어른, 책 좋아하는 어른은 2-3년이면 잘하게 되지 않을까. 최소한 영어책은 잘 읽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알라딘에서는 그동안 내가 독서모임 글 올리면서 보니 영업이 영 안되는데, 진짜 제일 잘 읽을 것 같은 사람들 모여 있는 곳이라서. 내가 밖에서 표본 더 생기고, 자신감 더 생기면 또 와서 계속 얘기해야지. 성인 영어책 읽기+ 책 읽기까지 같이 하려니 밖에서는 두 배로 힘들고, 책 읽기가 영어책 읽기보다 당연히 더 힘들다. 하지만, 뭐, 책읽기도 영어책 읽기도 계속 하고 있는 것들이니 두 개 합체 완전 가능하지. 나야. 

 

오늘은 오늘까지 읽어야 하는 책들과 읽는 중인 책들 좀 끝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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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5-03-16 0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역서들은 편집이 꽤나 자유롭더라고요. 삼체 영어본도 한글 번역서랑 차이가 커요. 이경우는 영역이 더 길고 자세한데 (어쩌면 영역한 켄리우가 추가한 부분일까 싶고) 중국원서는 어떤 쪽일까 궁금해요.

하이드 2025-03-16 08:11   좋아요 1 | URL
중국원서는요? 제가 다 비교해본 적은 없는데, 그러고 싶지도 않고, 자기계발서는 우리말 번역으로 문장 삭제/정리 많이 해요. 히가시노 게이고 일어 원서도 우리말 번역이 낫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아, 궁금하다. 아, 얼마전에 트와이라이트 시리즈도 우리말 번역가들이 혼을 담았다는 이야기 들었지요.

언어로 이렇게 차력하는거 보는거 진짜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 예전에는 엉망진창발바닥이어도 오리지널이 중요하지! 했는데, 요즘은 이렇게 저렇게 바뀌는 거 보는게 재미있더라고요. 옛날엔 왜 그랬는지 ㅉㅉ

물론, 황금가지에서 하인라인 책 여주 키와 체중을 180 넘고 70키로인가 그런걸 165 48키로인가 뭐 그렇게 줄여놓은 것 같은 번역가인지 편집자인지는 사회적 화형에 처하고요.


유부만두 2025-03-16 08:15   좋아요 1 | URL
중국원서는 모르죠. ㅋㅋ
영역본은 틀린 번역도 많이 봤지만 (불어원서) 번역 문장이 기교없이 단순해서 불어 헷갈릴때 찾아 비교하곤 했어요.

우끼 2025-03-16 19:10   좋아요 0 | URL
두분 댓글 읽다보니..번역서 ㅠㅠ 믿고 읽었는데 원작과 정말 차이가 많이 날 것 같아요...

반유행열반인 2025-03-16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발공주 번역은 뭔가 엄한(?)오역을 불러일으킬 느낌이네요 ㅋㅋprincess with potty mouth 아님 swearing princess 안 됐겠니...

하이드 2025-03-17 08:02   좋아요 1 | URL
네, 바로 뒤에 설명이 줄줄 달려 있어서 오역의 염려는 없지만, 단어만 보면 좀 그렇죠. ㅎㅎ 사실 우리말도 뭔 소린지는 알겠지만, 저는 처음 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