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살아가는 것은 쉽지만 않고 힘든거죠?

어제 삼촌이 등장한 대목이다.

미니에게는 큰아빠 두 분과 외삼촌 두 분이 있지만 멀리 지내서 만날 기회가 아주 드물다.

그러다보니 삼촌이라는 호칭을 쓸 일이 없건만

출처를 알 수 없는 말이나 행동에 대해 물으면 모두 삼촌이 가르쳐줬다고 한다.

엄마, 아빠가 안 계실 때라서 엄마랑 아빠는 못 들었지만 삼촌이 가르쳐주셨고

옛날에 어렸을 때 삼촌이 어디어디를 데리고 갔으며 무슨무슨 일들을 해주었단다.

날마다 적어도 한 두 번 씩은 미니의 삶에 등장하는 사람, 바로 삼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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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름 2008-02-1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무서바사우르스, 칸트바사우르쉬
 

금요일에는 미니아빠가 서울에서 술 빚는 거랑 반가음식을 배우느라 새벽에 나가면 한밤중에 돌아온다.

양조장 막걸리는 밀가루와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서 좋지 않다고

쌀로만 빚은 술을 약에 쓰기 위해 시작했는데

술이 익어가면 아니나다를까 절반은 마셔서 없애는 것 같다.

병은 생활로 고쳐야한다고 결국은 모든 것이 먹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요리도 배운단다.

미니아빠가 있으면 아무래도 무슨 일인가 도울 일이 생기고 아이들도 덩달아 일자리 근처에서 놀아야하니

그리하여 금요일은 은연 중에 해방의 나날 분위기가 된다.

졸린 눈을 하고 휘청거리면서 아빠가 보고싶다고 기다리고 앉았길래

오늘 무척 늦으실 것 같으니 먼저 자라고 했다.

- 늦어도 괜찮아. 그러면 아빠가 일도 안 시키고 편~하잖아.

- 엄마는 일을 해도 아빠가 옆에 계시는 게 더 좋은데?

-(믿을 수 없다는 듯 다 아는데 뭘 그러냐는 표정이 역력하게) 엄마도 일 안 하는게 좋으면서!

- 그래도 아빠가 계신 것이 더 좋아.

-(눈이 동그래지며) 그러면 엄마는 아빠를 제일 사랑하는거야?!

- 아빠랑 수민이 태민이를 제일 사랑하지.

- 지난 번에는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두 명이라면서!!! 그럼 거짓말 한거야?

- 그러면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수민이,태민이라고 하고 그 다음에 아빠라고 할까?

- (표정이 풀어지며) 응!

 

그래놓고도 뭔가 미진했던 모양이다. 아빠 흠집잡기로 마무리^^

- 그런데 아빠는 엄마한테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왜 소리를 지르시는거야, 그지?

어딜 내놓아도 버금가라면 서러울 버럭남편(아주버님들도 마찬가지^^;;;)이라 할 말 없다.

 

어젯 밤에는 약을 좀 싸고 있으려니 아빠한테 따지듯 물었다.

- 아빠, 엄마가 힘드신데 약 싸라고 하면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언제는 유치원 간식 원하는대로 사 주시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더니

여섯 살에 벌써 점점 여성동지가 되어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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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1-16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우리집 풍경을 보는 것 같네요.
남편께서 술 만드는 걸 배우러 다니시다니 놀랍네요.
그런 것도 약에 쓰시려고 배우나 봐요.

순오기 2008-01-16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동지가 생겨서 든든하시겠어요.^^
알콩달콩한 님의 삶이 그려져요!

솔랑주 2008-01-1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가 든든 하시겠어요~^^
이모 혹시 인생극장에 방송되는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miony 2008-01-17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덕분에 요즘 술 빚는 일 돕느라 살짝 귀찮답니다.^^
순오기님, 아빠가 제일 좋다고 할 때도 섭섭치 않고 흐뭇했는데 엄마 역성을 드니 그것도 나쁘지 않네요.^^
솔랑주님,아이있는 집 풍경은 다 고만고만 하답니다. 그렇게 따지면 모두가 인생극장 방송감이지요.^^

hsh2886 2008-01-20 0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수민이 표정이 머리속에 그려져요ㅋㅋㅋㅋㅋㅋ

2008-01-29 2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엄마, 오리가 꽥꽥거리는 까닭이 뭔지 알아?

생뚱맞은 질문이라 대답도 궁하고 아무래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서

- 넌 어떻게 생각하니?

되물었더니 신나게 준비된 답을 들려준다.

- 응, 그건 물이 많아서 먹다가 토할 것 같아서 꽥꽥하는거야.

 

요즘 색종이로 몸통 따위를 오려붙인데다 나머지를 크레파스로 그려 완성하는 그림에 열심이다.

하루는 네모 난 종이 아랫부분을 공들여 가위로 나란하게 오려왔다.

- 엄마, 이게 열 개인지 좀 세어 줘.

- ... 열 세 개네. 왜, 열 개라야 되니? 그냥 쓰지?

- 안 돼. 오징어 만들건데 다리가 열 개잖아.

세 개를 잘라내 주었는데 금새 어디 두었는지 잃어버렸다며 새로 오려와서 하는 말.

- 사실 이런 거 만들 때는 꼭 열 개가 아니라도 되는데, 그지?

 바닷속에 잠수부와 함께 빨판까지 정성껏 그려놓은 문어 다리는 여덟 개란다.

 

요즘 그리는 그림엔 항상 세 사람이 등장한다.

가운데 치마를 입은 미니와 왼쪽에 강나리(사실, 내 상상 속의 친구란다.), 오른쪽에 태민이다.

자신을 가장 크게 옷의 무늬와 머리카락 등을 공들여서 그리고

하늘에는 구름 모양의 비행기에 조종사(핸들 모양의 조종간을 잡고 있다.)와 네모난 창문을 그린다.

그런데 어제 옆에 서 있는 그 친구의 이름이 바뀌었다.

엄마랑 성이 똑같다는 그 친구의 이름은 바로 <흰정>이란다.

내 이름보다 발음하기 더 어려운 것 같은데

남동생들도 어릴 때 나를 희른정 또는 흰정이라고 불렀다. ㅋㅋ

 

저녁을 짓고 있는데 부엌에 들어오더니 뜬금없이 묻는 말,

- 엄마, 내가 어떻게 여자로 태어났을까?

- 여자로 태어나서 기분이 어떠니?

- 응, 예쁘고 좋아!!!

긍정적인 반응이어서 안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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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16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한 여성동지 되시겠습니다! ^^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광고가 생각나는 페이퍼!
 
이글루를 만들자 과학 그림동화 18
울리 쉬텔처 글 사진, 곽성화 옮김 / 비룡소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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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저씨 이름 정말 어렵다, 그치? (엄마는 처음 읽을 때 발음이 꼬였습니다.^^;;)

- *** ***, 어렵지는 않고 재미있기만 한데 뭘 그래?

 

요즘엔 이누이트들도 이글루에서 생활하지는 않지만 사냥을 떠날 때는 여전히 작은 이글루를 짓는다고 합니다.

아저씨는 아들 조피와 함께 눈벽돌을 잘라내어 이글루를 짓습니다.

굴뚝을 만들고 창을 내고, 현관을 따로 달아내어 8자 모양의 이글루 안에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첫 페이지에는 온통 글씨가 가득하지만 몇 장 넘기다 보면 한 두 문장으로 사진을 소개합니다.

그래서 미니는 엄두를 내었던지 세 번째로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읽었습니다.

첫 페이지를 다 읽어내자마자 가슴 벅찬 표정으로 마구 자랑을 했었지요.^^

그러더니 요즘 틈만 나면 군데군데 자꾸 들여다봅니다.

  아저씨는 이글루의 천장 한가운데에 마지막 눈벽돌을 끼워 넣고, 이글루 안에 갇혀 버렸어요.

아저씨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꼼짝없이 갇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 순간이 다가오면 미니는 미리부터 키득거리며 좋아합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울리 쉬텔처라는 분을 엄마는 처음 알게 되었지만

어쩐지 흑백사진 속의 북극이 춥지 않고 따뜻해 보여서 그 분의 다른 사진들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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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1-1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가 처음 혼자서 책을 읽었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미니는 참 빠르네요.

솔랑주 2008-01-1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니의 키득키득 거리는 모습, 상상이 되요~
웰컴 투 서울~~ 빨리 ㅋㅋ
 
아델과 사이먼 베틀북 그림책 90
바바라 매클린톡 지음, 문주선 옮김 / 베틀북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에 살아난 고전 - 뉴욕타임즈,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숨은 그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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