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업힌 등 뒤에서 파드득거리며 이렇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몇 번 먹어 본 적도 없는데 빵을 알고 있을 줄 미처 몰랐다.

몇 가지 빵을 골라담고 계산을 끝내느라 제법 긴 시간이 걸렸지만 

잠시도 멈추지 않고 빠빠빠를 외쳤다. 

그리고 할아버지 차에 올라 타자마자 숨도 고르기 전에 빵봉지부터 뜯어야했다. 

이 때는 누나 입학 기념으로 막 짜장면을 먹고 나온 길이었다. 

군만두랑 짜장면,우동 면발과 새우 등을 가장 열심히 먹은 사람도 또민이였는데...  

할머니가 누나 입학선물로 사 주신 신발을 들고 길을 걷는데 또 외마디 소리를 치며  

포대기 밖으로 뛰쳐나갈 듯이 야단법석이다. 

돌아보니 과일 가게에 딸기와 귤이 막내를 불렀나보다. 

누나랑 형은 무사히 그 앞을 지나쳤건만 막내에게 딱 걸렸다. 

할 수 없이 또 사 들고 할아버지 차 세워 둔 곳으로 가다보니 트럭에서 바나나를 팔고 있다. 

이 또한 막내가 좋아하는 품목이라 염려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또!!! 

젖 떼느라 얼굴이 반쪽이 되다 못해 콩알만 하다고 온 식구들이 불쌍하게 생각하는 까닭에 

오늘 막내가 사달라고 애타게 부르짖은 것들은 결국 다 사주고 말았다. 

역시나 할아버지 차에 타자마자 바나나 하나 가뿐하게 먹어주시고 

곧이어 귤 두 개 야무지게 다 먹고 마지막 남은 귤 한 조각은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흘러나오는 흥겨운 트로트 전주에 온 몸을 흔들다가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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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3-03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그래도 아이들이 잘 먹으면 그만큼 행복한 순간도 드물죠. 눈앞에 선히 그려지네요. 이뻐요.

무해한모리군 2010-03-0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2010-03-07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