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업힌 등 뒤에서 파드득거리며 이렇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몇 번 먹어 본 적도 없는데 빵을 알고 있을 줄 미처 몰랐다.
몇 가지 빵을 골라담고 계산을 끝내느라 제법 긴 시간이 걸렸지만
잠시도 멈추지 않고 빠빠빠를 외쳤다.
그리고 할아버지 차에 올라 타자마자 숨도 고르기 전에 빵봉지부터 뜯어야했다.
이 때는 누나 입학 기념으로 막 짜장면을 먹고 나온 길이었다.
군만두랑 짜장면,우동 면발과 새우 등을 가장 열심히 먹은 사람도 또민이였는데...
할머니가 누나 입학선물로 사 주신 신발을 들고 길을 걷는데 또 외마디 소리를 치며
포대기 밖으로 뛰쳐나갈 듯이 야단법석이다.
돌아보니 과일 가게에 딸기와 귤이 막내를 불렀나보다.
누나랑 형은 무사히 그 앞을 지나쳤건만 막내에게 딱 걸렸다.
할 수 없이 또 사 들고 할아버지 차 세워 둔 곳으로 가다보니 트럭에서 바나나를 팔고 있다.
이 또한 막내가 좋아하는 품목이라 염려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또!!!
젖 떼느라 얼굴이 반쪽이 되다 못해 콩알만 하다고 온 식구들이 불쌍하게 생각하는 까닭에
오늘 막내가 사달라고 애타게 부르짖은 것들은 결국 다 사주고 말았다.
역시나 할아버지 차에 타자마자 바나나 하나 가뿐하게 먹어주시고
곧이어 귤 두 개 야무지게 다 먹고 마지막 남은 귤 한 조각은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흘러나오는 흥겨운 트로트 전주에 온 몸을 흔들다가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