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중앙선을 따라 하염없이 걷고 싶은데
엄마는 치즈 준다, 빵 준다 온갖 감언이설로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치즈에는 한 걸음 멈출 정도로 마음이 흔들리긴 했어도 꿋꿋하게 다시 전진했지만
오랫동안 먹지 못했던 빵~! 이라는 단어의 울림에 엄마 등에 업히고 말았다.
그렇지만 더 이상 도로 위를 활보하며 하늘도 쳐다보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즐거움을 포기해야 했기에
나는 울지 않을 수 없었다.
빠아아빠 빠빠 빠빠빠아아으 빠빠 빠으 빠빠빠아으(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그 날 이후 나는 새들처럼 노래로 운다.
요즘엔 주로 등대지기로 울고 가끔 별 삼형제로 울기도 한다.
아직 말은 못하지만 곡마다 다른 가사를 붙이는 것 쯤은 기본이라고나 할까?
아으 어~어어 어으 어어어어~ (얼어붙은 달 그림자)
쁨(또는 뿜)때 쁨~때~ 쁨때쁨~때~ 쁨때쁨~때~쁨~~(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
때쁨때~쁨 때쁨때~쁨 때쁨때~쁨 때~~(반짝반짝 정답게 비치이더니)
쁨때쁨~때~.....
관찰력이 날카로운 분은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때'와 '쁨'의 순서는 반드시 지켜 부른다.
이런 나를 위해서 여섯 살이 된 누나는 아빠께 보낸 새해 편지에 두 가지 소망을 빌었다.
우리 태민이 말 좀 하게 해주세요.
우리 아빠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장난감 많이 사 달라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