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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상처 받았니? - 말은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개정판 ㅣ … 상처 받았니? 시리즈 1
상생화용연구소 엮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1월
평점 :
[내말에 상처 받았니?]책 표지는 부드러운 노란 색이 가득했다. 작은 안내 글처럼 말은 기술이 아니며 마음을 담는 그릇인 것을 책을 읽으면서 동감하게 되었다. 겉표지 안쪽에는 집필진의 사진이 있었다. 모두가 멋진 사람들 같고 부드러운 음성도 가진 듯 보였다. 말하는 방법이나 대화법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 있고 서두의 말처럼 ‘말하기’는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에도 동감하였다. 대화내용을 제시하고 사건에 대한 대화에서 답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여러 예문으로 제시해주고 있었다. 객관식으로 번호를 선택을 나름대로 해보았지만 사례에 대한 글의 마지막에는 오렌지색의 글로 감탄할 말을 올려두었다. 그런 글들을 보면 “와..정말 이렇게 말하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난다. 가끔씩 있는 컷 그림과 풍선 글에도 사례를 두어 표현되었다.
세계 컴퓨터 시장의 약 50%를 지배하는 IBM의 토머스 왓슨의 이야기가 있다. 한번은 부사장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다가 천만 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 부사장은 사직서를 내밀었다. 하지만 사장은 “아니, 무슨 소린가. 이번에 자네를 교육하는 데 무려 천만 달러 이상을 들였는데..이번 일을 교훈 삼아 다시 시작해보게.” 라고 말했다고 한다. 추궁하는 대신 재치있게 격려하고 금전적인 손실을 사람에 대한 투자로 보았다고 한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
초등학생 1학년의 수경이는 교실에서 오줌을 쌌다. 친구들이 이를 선생님께 이야길 했을 때 “저런, 선생님이 공부시간에 화장실 가지 말라고 한 말을 지키려다가 그랬구나.” 라고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으로 부각시켜 친구들마저 실수가 아닌 당연한 결과로 보이게 했다. 나의 첫째아이도 초등 2학년 때 친구들과 조를 이루어 마을조사를 나갔다가 집에 엄마가 없어서 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소변을 산 경우가 있었다. 친구들 중에 남자아이들도 있었지만 아무도 우리아이를 놀리지 않았다. 당연히 받아들였던 것 같다. 나도 그때 부끄러워하는 아이에게 “응.. 엄마가 있었으면 문을 열어줘서 괜찮았을 텐데 미안하다. 많이 급하면 식당이나 슈퍼마켓의 주인에게 부탁을 해보렴.”하고 답했던 것 같다.
친구의 말에 약이 오른 태민이를 친구들은 위로하며 담임선생님에게 자초지정을 이야기 했다. 선생님께서 “어떻게 해주랴?” 라고 물었을 때 태민은 내일 그 친구를 혼내달라고 부탁한다. 선생님의 답은 “알았어. 내가 혼-내 줄게.”라고 답을 했다. 말은 간단했지만 태민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말 이였고, 그 후 아무도 혼내줬는지 않았는지를 물어온 아이는 없었다. 아이들은 아이다운 단순함으로 자신의 상황을 교사에게 이야기함으로써 마은의 응어리를 풀었다는 설명이었다. 아직은 초등학생인 우리 두 아이를 생각하면 정말 이렇게 좋은 교사가 담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교사의 이야기가 가장 떠오르는 기억되는 글이었다. 교사인 수정이의 반에는 유난히 행동이 느린 영수라는 아이가 있다. 두 시간 그리기 수업이 다 되어도 같은 곳을 여러 번 칠하는 영수에게 미술시간이 거의 끝나간다고 알리고 영수는 아직 충분히 칠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수경이를 대신해서 말을 한다면 어떨까? 몇 가지 가정을 한 이야기를 읽어보았다. 난 3번의 [색칠을 그렇게 꼼꼼하게 할 필요는 없어. 잊 대충 끝내라.]를 선택했다. 3번은 적당히 타협을 권하는 선생님이 하는 답이라고 한다. 수경은 “참 꼼꼼하게 그리는구나. 완성된 그림이 어떨지 궁금하네.” 라고 했다고 한다. 참 좋으신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다. 수경은 우선 수업 시간을 지키는 목적보다는 학생 위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수경이 같으면 정말 좋겠다. 전체 학급의 진도에 맞추기 위해 뒤처지는 학생들을 채근해야할 때가 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이라고 한다. 어린 학생들은 교사의 말 한마디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 같다.
한국인의 스타일을 예를 들인 내용들도 많이 나왔다. 외국인 며느리가 사온 선물을 비싼 것을 왜 사왔냐고 하면서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라” 고 하는 말을 정말 외국인 며느리는 잘 못 산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모두가 자신 탓이라고 하는 것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아직 안 죽고 살아있네.” 하는 대화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외국인들 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말에는 구수한 뭔가가 있다. 나도 언제나 한국인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그 누구라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