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유물에 있다 - 고고학자, 시공을 넘어 인연을 발굴하는 사람들 아우름 27
강인욱 지음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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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출판사의 인문교양 시리즈 중에 처음으로 읽게 된 책이 진실은 유물에 있다이다. 고고학자 강인욱교수는 책안에서는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검색을 통해서 검은 뿔테안경의 미남이셨다.

 

올해 11일 우리가족은 경주 불국사에 다녀왔다. 경주 박물관에도 자주 갔었고 대구에 살고 있으면서 대구국립박물관에도 자주 갔다. 가족 중에 초등생 아이들이 있다면 자주 박물관을 견학하라고 권하고 싶다.

 

작가는 첫 글에서 20년 전 시베리아로 유학을 가서 발굴하던 기억을 소개했다. 가끔 영화 속 장면에서 유적지를 발굴하는 모습으로 손에 붓을 들고 흙을 살살 털어내는 것을 보았다. 아마 작가도 그런 모습으로 발굴 했을 것 같다. 나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고 싶다. 몽골 초원에서 안경을 벗어던지고 멀리 우뚝 솟아져있는 산과 하늘을 보고 싶다.

 

알타이 얼음공주가 발굴되고 다시 재 매장되어 안타깝다는 소식을 읽었다. 유목민의 생활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재매장될 사항에 처한 것이 고고학 분야의 비극이라고 했다. 하지만 난 발굴된 지역으로 반환되어 원래자리에 안식되는 게 낫다고 본다. 발굴 후 얼음공주가 제사를 주재하던 사제였다는 것과 유방암으로 고생하다가 죽었는 사인까지 다 밝혀졌는데 더 연구하고 파고들 필요가 있을까?

 

책속에는 가끔 이야기 속에 나오는 것을 흑백사진으로 올려두었는데 사진이 좀 더 크고 컬러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 때문에 몇 개의 사진은 제목을 보고 검색해서 보기도 했다. 영화 루시는 올해 설 연휴엔가? TV속에서 재방송으로 다시 보여주었다. 영화 루시를 보면서 키도 작고 뚱보에 허리도 없이 배가 불룩 튀어나온 50대의 내 모습과 비교하면서 비록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이 컴퓨터로 바뀌었지만 그 삶이 너무 부러웠다.

 

유명한 추리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가 고고학자 맥스 맬로원과 두 번째 결혼을 했다고 한다. 나이가 열네 살 연하의 남편과 금실 좋게 살았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이 시리즈로 있다.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은 영화로 나와서 더 유명한 것 같다. 고고학은 값진 보물을 캐는 직업이 아니라 고고학에서는 유물보다 유물이 놓인 위치, 즉 층위를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수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가 복수를 위하여 때를 기다린다는 뜻의 와신상담은 양쯔강 유역의 오나라와 월나라의 앙숙지간에 유래했다고 소개한다. 두 나라의 왕과 군사들이 칼을 들고 싸우는 모습이 그려졌다. 와신상담의 주인공인 월왕 구천의 검이 사진으로 있다. 마름모꼴의 장식도 멋진 칼이다. 발견한 유물을 보면서 역사를 본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출토된 황금마스크에는 세그루의 나무장식이 새겨져 있는데 마스크표면이 쭈굴쭈굴 구겨져있다. 처음부터 그런가? 이 마스크의 주인이 여성이라고 한다. 마스크의 눈은 보석으로 장식돼 있고, 코나 입은 막혀있어 시신을 묻을 때 사용한 매장용 마스크라고 했다. 장례용 황금제 머리 장식으로 신라의 유물인 금관도 장례용이라고 설명해주었다. 박물관에서 실제 크기라 크다는 것을 보고도 장례용이라고 생각을 못했다. 황금마스크의 주인은 여왕이었거나 사제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유목민들의 점을 치는 사제였다면 부담감도 컷을 것 같다.

 

가슴에 만()자를 새긴 티베트 불상이 나치의 선전에 이용되었다고 한다. 사진으로 보니 군인처럼 옷을 입었는데 불상이라고 하니 조금 의아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귀한 운석으로 만들어져서 더 신비한 예술품이라고 한다. 조각가는 어떤 사람일까? 불심이 깊은 사람이었을까? 실제로 고고학 자료로 순수혈통을 찾는 일은 어렵다고 한다.

 

평생을 카펫과 함께한다는 알타이 민족을 소개했다. 그들은 카펫을 바꾸는 것을 금기시하고 카펫이 해지면 조각내서 재활용을 한다고 한다. 유목민이 죽으면 무덤에 장식된다고 한다. 신드바드의 모험에 나오는 날아가는 양탄자가 떠오른다고 한다. 나도 만화책으로도 보고 만화영화로도 보고 그림동화책으로도 보았다. 투르크 사람들은 술탄이 왕위식도 카펫에 왕이 앉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했다고 한다. 난 연말이면 진행하는 연예계대상 수상식 입구에 깔려진 레드카펫이 떠오른다.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를 뛰놀던 야생마인 프로제발스키말은 우리나라 제주도 조랑말이랑 비슷해보였다. 아이들이 여렸을 때 부산 삼정동물원에 자주 갔다. 그곳에서 제주도 조랑말을 타고 큰 원을 그리듯 한 바퀴 돌면서 타곤 했다. 그리고 작년 밀양아리랑축제에 가서 강가에 말을 데려와 두어서 가까이서 흰말도 검은말도 볼 수 있었다. 고고학에서 말하는 아주 오래전에 혹 영화 슈렉에 나오는 당나귀 동키같은 코믹한 당나귀도 있었을까?

 

고고학자가 무덤에서 발굴하는 것은 대개 말라비틀어진 뼈조각, 그리고 토기 몇 편에 불과하지다. 하지만 그 무덤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던 과거 사람의 슬픔, 그리고 사랑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수천 년간 땅속에 묻혀 있던 유물 속에서 그 사랑의 흔적을 밝혀낸다는 점에서 고고학자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148~149)

 

고고학이야기가 나오니 많은 영화가 생각난다. 해리슨포트의 인디아나존스 시리즈, 2017년에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이라’ , 2007년 니콜라스케이지 주연의 영화 내셔널트레져도 추천한다. 고고학에 관심이 있다면 볼 만한 영화인 것 같다. 그 외에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1편과 2, ‘박물관이 살아있다’ 1, 2, 3탄 다 재미있게 본 영화이다. 영화 쿵푸요가에서 주인공인 성룡은 저명한 고고학 교수로 전설 속 보물을 되찾기 위한 대결을 펼친다.

 

마무리하는 글에서 고고학자들이 평생을 흙구덩이에서 토기 조각을 찾아 솔질을 하면서 기뻐하는 이유가 바로 과거 사람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발굴하고 기록하고 복원하고 또한 유물의 주인인 국가에 반환하고. . 모든 게 정성이라고 생각된다.

 

역사의 진실은 이렇듯 화려한 황금이 아니라 사소해 보이는 토기 한 조각 한 조각에 숨어 있다. 진실은 유물에 있다. (188쪽 마지막)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유물을 발굴 할 때 붓질을 부지런히 오랫동안 해 나가는 것처럼 이 책은 그렇게 탄생한 것 같다. 고고학자들의 정성으로 과거가 기록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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