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80가지 이야기 - 전래동화 구연동화 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세상모든책 편집부 엮음, 이시현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잠잘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80가지 이야기는 구연동화인만큼 글 속에서 표현하도록 알려주는대로 목소리도 바꿔가며 혹은 표정을 지어가며  들려주면 더욱 실감난다. 눈이 커다랗고 둥근 얼굴에 댕기머리의 어린 아이들과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내가 삽화를 그려도 아마 비슷하게 그릴 것 같다. 어려서 인형그리기나 독후감상화 그리기에서 흥부놀부나 콩쥐팥쥐, 햇님달님이야기, 토끼와 거북이 그런 이야기의 그림을 그렸었던 추억도 떠올랐다.  이젠 초등5학년, 중1인 두 딸도 독후감상화로 햇님달림이야기를 그려서 최우수상을 받아오기도 했다.  이제는 제법 글짓기나 독후감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오는 아이들이 너무 대견하다.

 

난 아이들이 어려서도 아이들에게 잠들 때 동화를 들려준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따로 태교를 해보지도 않았지만 조금 더 커서 그림을 제대로 볼 때 그림동화책을 함께 보며 읽어주곤  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동화책이 여전히 좋다. 초등2학년 때, 우리집은 2층 건물을 모두 쓰고 있었고 옆 집에는 우리반 남자아이가 살고 있었다. 그 친구는 여자처럼 피부가 곱고 하얗고 키도 컸다. 앞이가 토끼처럼 튀어나왔지만 심하지 않아서 잘 생겼던 것 같다.  나와 함께 우리반 부반장이었고 그 친구 집에는 이야기한국사, 안데르센동화집, 세계명작동화전집 등이 있었다. 난 매일 그 친구집에 가서 책을 한 권씩 빌려봤다.  나중에는 아빠가 이야기한국사 전집과 위인전 전집을 사주셨고 그림백과사전 전집을 또한 사 주신 후로 그 친구집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은 그림을 그렸다. 삽화도 그렸고 팩키지포장디자인과 광고디자인을 하고 도안했다. 아직도 나오는 피아노교본 표지도 그렸고 스케치북, 노트북 등의 여러 디자인을 하면서 그림도 그렸고 종이일러스트 작품도 꽤 많이 남겼고 종이일러스트 한 작품을 완성하기위해 며칠을 작업했었다. 그런 때 사장님의 아들 둘은 초등1학년, 2학년 이었다. 그 아이들은 집에 사둔 동화책을 읽지 않아서 흥부놀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콩쥐팥쥐.. 등 하나도 알 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나도 아이들은 책장에 있는 책을 읽지 않아서 "이런 동화도 모르면 안돼, 누구나 다 읽어 아는 동화를 아직도 않읽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두 딸이 유치원에 가기 전에 4절 크기의 커다란 그림 동화책 30권 전집을 사주었다.  난 시간날 때마다 읽어주었고 둘째 딸이 유치원에 갈 때 학교에 기부를 했다. 종일반에 들어간 세빈이는 더 어린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글을 읽고 쓰는 것을 빨리 익히게 되었다.  세빈이는 유치원행사에서 구연동화를 암기해서 표정도 손짓도 멋지게 잘 해내기도 했다.  그 후 동화책을 사주고 나도 함께 읽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학급문고로 30권이 넘는 책을 사 주었다. 일 년후 5권은 잃어 버려 모두 돌려 받지 못했지만 여러 아이들이 함께 읽는다고 책이 많이 손상되어 더 속상했다.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책을 읽느라 많은책을 읽었다고해서 위안을 얻었다.

 

주말이면 동부도서관에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 그리고 아줌마들과 함께 가서 책도 읽고 대여도 해왔다. [잠들 때 들려주는 5분 구연동화 80가지 이야기]는 도서관에 가서 읽는 그림동화책들의 이야기가 옮겨진 듯 재미있고 웃음을 주는 책이다. 또한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에는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이 어떤 생각이 나는지 물어보면서 책을 읽고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었다면 어찌했을지를 물어보았다. 나도 가끔 주인공이 되었다.  '파랑부채, 빨강부채'는 초등학교 저학년용 독서골든벨에 추천도서로 나왔던 것이다. 그 외에도 독서골든벨에 추천도서로 나와서 아이들이 미리 읽었던 이야기가 많았다. '깔닥고개'는 '삼년고개'이야기와 같았다. 다만 삼년고개처럼 삼년만 사는게 아니고 일년만 살다가 죽는 다는 것이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같은 이야기었다.

 

'효녀심청', '선녀와 나무꾼',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서동과 선화 공주', '아사달과 아사녀'도 다시금 재미있게 읽었다. 도깨비 이야기도 가득 있었다.  가난하여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어린 아이를 돕기위해 아이에게 돈을 빌렸다가 매일 돈을 주다가 '하늘나라로 가게 된 도깨비 이야기'는 안타까웠지만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었다. '주머니 속 이야기 귀신'도 독서퀴즈까지 해본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고양산, 백령도, 쌀바위, 미인폭포, 말죽거리 등 지역이 생긴 유래의 전설이야기도 있다.  '다시 찾은 황금구슬'은 내가 어릴적 초등1학년의 교과서에도 나온 '개와 고양이'이야기이다.  읽으면서 '풋풋풋..'하고 웃음이 나오는 것은 이야기들이 내가 어릴 적에 엄마에게 잠들기 전에 들었던 것들이 많아서이다. 꽃이야기도 애틋하고 안타까웠다.  그 중에서 '며느리밥풀꽃'이야기는 어릴 적에도 듣고 눈물을 흘렸었다.

 

주인공이 되어 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생기기 전에 나라면 잘 해쳐나갈 자신이 있어서였다.  충성심이 남다른 신하의 죽음 이야기 속의 '무궁화' 꽃 이야기를 읽으면서 팔공산 아래 봉무공원에 있는 무궁화꽃밭에 가보고 싶었다. 나비생태공원 옆으로 많은 무궁화꽃이 심어져 있다.  오전에 운동을 하러 나가는 신천강변 위 도로 옆의 화단에도 무궁화 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보라색, 흰색, 분홍색의 무궁화를 볼 수 있다.  꽃이야기를 들려주고는 꼭 아이들에게 꽃 사진을 찾아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다 큰 두 딸에게 몸짓을 하면서 이야길 하기엔 좀 어색하지만 아이들과 나란히 누웠 잘 때엔 꼭 책 속의 이야기를 떠올려 들려줘야겠다.  책을 읽는 내내 추억도 함께 한 즐거운 독서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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