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96년 나의 결혼식에 겨우 참석한 친정언니는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하러 다니다가 몇 달 후자신의 생일파티를 하러 친구네 간다면서 1층 밖에서 엄마에게 손을 흘들며 다녀온다고 간 다음 날 시신이 되어 병원에 실려왔다고 병원응급실에서 전화가 왔다.  임신으로 배가 부른 나는 이불로 내 입을 틀어막고 온몸으로 몸서리치게 울었다. 언니 나이 겨우 32살이 되던 때이다. 친정아버지나 친정언니가 보고 싶을 때면 잠자리에 들면서 기도를 한다. 꼭 꿈속에서 만나게 해달라고 보이지 않는 그 누구에게 기도를 한다.



중학교에서 미술실 선배언니를 따라 교회에 다녔다. 시내로 나가는 방향으로 버스정류장 2코스째 내려 들어간 교회에서 학생부에 다녔던 나에게는 찬송가도 성경책도 없었다. 하루는 목사님께 "예수님이 계신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하고 질문했다. "누군가 너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해서 돌아보면 아무도 없는 것을 느낀 적이 있을거야.  그런 것을 느끼는 것처럼 항상 주님은 우리 곁에서 우릴 지켜보고 있단다." 하고 답해주셨다.  나와 남편은 두 딸에게 스스로 교를 선택하라고 했다. 지금 기독교 학교인 중학교에서 합창부가 된 큰 딸이 더 먼저 성경말씀을 듣게될 것 같다.  '오두막'을 읽고 싶어 미리 예약판매용을 구입했고 몇 주 후엔 또 한 권을 선물로 받았다. 소장본으로 레터칼 겸용 책갈피를 함께 받았다. 두 딸에게 한 권씩 유산으로 남겨주면 좋을 듯하다.

 

오두막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오두막을 찾아가는 맥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부인 낸은 하나님을 '파파'라고 부른다.  오두막으로부터 초대장처럼 작은 메모의 편지가 도착했을 때, 난 그 안의 메모를 읽으면서 '혹 낸이 보낸 것일까?' 아님 '맥이나 낸을 잘 아는 또 다른 사람이 보낸 것일까?' 궁금했다. 자주 악몽을 꾸는 맥은 다시금 막내 딸 미시의 실종사건을 떠올린다. 어린 아이 셋을 데리고 야영을 떠난 맥은 어린 아이를 납치해서 살해하는 살인자의 다섯 번째 희생자가 된 미시를 찾는 맥은 처절하기만큼 안타까워보였다.  TV뉴스로 자주 접하는 어린이 납치사건과 살해 사건들은 언제나 내 마음을 아프게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속상한 나머지 더 보기싫어 TV를 꺼 버린다. 외화로도 실종사건을 다루는 수사관이야기나 강간 , 살해 등을 소재로 다룬 외화를 볼 때도 수사관들을 응원하고 제발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보곤 했다. 맥이 미시의 마지막 흔적을 본 장소인 오두막으로 출발 할 때 나도 그를 따라 갔다.

 

야영 중에 폭포를 바라보며 맥은 아이들에게 멀노마 추장의 딸인 아름다운 인디언 소녀의 전설인 자신을 희생하여 부족들의 남자들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지 않게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시는 잠자리에 들기전에 또 다시 추장 딸의 희생을 물어보면서 혹 자신도 그래야 하는지를 물어왔다. 난 이 대목에서 덜컹 겁이 났다. 책의 처음부분에 미시이야기는 나중에 알게된다고 적혀있어서 '혹 미시도 아빠인 맥을 위해 폭포에 떨어졌나?'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다른 두 아이가 카누를 타다 물에 빠진 것을 구하는 중에 미시가 살인마에게 잡혀간 것을 알게되었고 모두들 미시를 찾으러 다닐 때 어떻게든 찾게되길 바라고 또 바랐다.  미시를 찾다가 오두막에 이르렀을 때, 피에 젖은 미시의 빨간 드레스를 발견한다. 미시를 함께 찾으러 다니면서 TV속에서 '전설의 고향'이나 '이야기 속으로'라는 프로그램의 이야기 안에는 자신이 죽은 장소를 부모에게 알려주는 믿기 어려운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나 또한 친정아빠가 돌아가시던 날 아빠가 병원에서 나에게 전화하고 삐삐를 한 것을 직접 경험했기에 미시가 맥을 자신에게 부를 것이라는 생각에 함께 찾으며 헤맸다. 목마름도 함께했고 도와주지 않는 누구를 원망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지독한 몸살감기를 앓은 난 열로 뜨거워진 눈덩이에서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맥은 신학교에서 하나님은  성경말씀을 통해 자신을 따르기를 원한다고 배웠지만 결국 오두막으로 떠나게 된다. 나중에 맥의 이야길 책으로 적는 윌리에게 이야길 하고 그의 차를 빌려타고 오두막에 도착한다.  하얀 눈이 가득 내려앉은 오두막으로 들어선 맥은 마룻바닥에서 희미한 핏자국을 발견하고 다시 눈물을 흘린다. 맥은 하나님을 증오한다고 소리친다. 다시금 차가 있는 곳으로 가다가 오두막이 겨울의 풍경에서 변하는 모습을 본다. 여름이 된 풍경속에서 오두막도 아름다운 통나무 집으로 변했고 그를 반긴 하나님은 체구가 큰 흑인여성이었다.  중동삭람처럼 생긴 남자인 예수님은 자신을 유대가문의 유대인이라고 소개했고 자신의 몸을 빛 가운데 두고 머리칼이 사방으로 흩날리는 여성은 '사라유'라고 말하며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리는 그들은 성부, 성자, 성령이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교회에서 카스펠송을 부르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또 짐캐리 주연의 영화인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신으로 나오는 흑인 배우 '모간 프리먼'이 떠 올랐다.  '우리유모는 마법사'라는 영화 속의 마법사도 '또 다른 하나님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영화속의 천사들 이야기처럼, 맥이 파파에게 바라는 대로 미시가 죽지 않고 어딘가에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정말 신의 존재를 믿을텐데..

 

"처음부터 내 목적은 내가 당신 안에서 살고 당신이 내 안에서 사는 거였으니까요." 예수는 자신이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기에 완전히 하나님이면서 속속들이 인간이라고 말하며 그것은 파파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파파, 예수, 사라유의 존재가 맥 자신 속에 함께 하길 원하는 것 같다. '혹 맥의 부인인 낸은 파파를 맥보다 먼저 만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나님을 파파라고 부르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도 하나님을 '하나님 아버지..' 라고 부르지 않는가! 내안에 하나님을 두고싶다.

 

맥은 오두막에서 지내면서 파파가 만들어준 요리를 먹고 함께 예배를 드리고 기도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본 별들도 보고 사라유와 정원도 가꾼다.  예수와 물위를 걷기도 하고 하나님을 심판하러 예수가 다녀오라고 알려준 곳에서 또다른 영을 만나고 그녀는 하나님의 부분임을 알게된다. 그녀의 도움으로 미시가 또 다는 세계에서 맥 자신이 있는 곳을 향해 괜찮다고 하는 입 모양을 보고 감격한다.  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미시가 꿈속을 통해 언니, 오빠들을 만난다는 것을 알려준다. 꿈속에서 아이들은 예수와 함께 놀고 있다.  '아이들이 꿈을 모두 기억한다면 똑 같은 꿈속에서 예수와 함께 놀았다는 것도 기억할까?'  예수는 파파의 지혜가 인격화된 그녀의 이름은 '소피아'라고 했다.  내가 꿈속에서 아빠나 언니를 만나 함께 이야길 하며 쇼핑을 하고 지내고 나서 꿈에서 깨어날 때면 다시 잠을 청해서 더 꿈을 연장하고 싶고 아빠와 언니와 더 오랫동안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처럼 맥도 미시를 더 자주 꿈속에서 만나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게 하나님께서 도와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길 또 나는 기도했다.

 

사라유는 맥에게 신들의 능력을 주어 사물을 다르게 보게 한다. 어둠속의 모든 생명체들도 제각기 다른 빛을 발하는 것을 보고 그 안에서 맥의 아버지를 발견하고 그를 용서한다고 한다.  다시 자신의 눈이 된 맥에게 파파는 여행을 마무리하며 치유의 길을 함께 나섰다고 알려주며 용서를 하라고 한다. 하나님은 그를 용서하여 자신에게 놓아주어 그를 속죄하게 한다고 했다. 맥을 미시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고 맥은 미시의 시신을 가져나오면서 그를 용서한다고 한다. 예수가 만든 미시의 생을 새겨넣은 관에 미시를 넣어 정원으로 간다.  미시의 관을 구덩이 안으로 넣어 흙으로 덮고 그곳에 생명의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게된다. 오두막으로 돌아와서 오두막에 남을지 혹은 떠날지를 묻는 파파의 질문에 맥은 떠날 것을 결심한다. 다음 날 맥이 오두막에서 깨어났을 때의 오두막은 자신이 처음 도착했을 때의 모습그대로로 황폐한 상태였다. 원래의 모습이란 그렇게 현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아닌 것이다.  

 

가족을 보러가는 길에서 차사고가 났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깨어난 맥은 그간의 일을 모두 기억해내고 케이트를 데려다가 미시의 사고가 절대로 케이트 때문이 아니라고 알려준다.  '좀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어둠 속에서 다시 밝은 곳으로 나오게된 케이트를 보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맥이 걸을 수 있을 때 윌리와 맥과 토미는 미시가 있는곳을 다시 찾아가고 결국 살인마를 체포한다. 맥은 살인마를 만나고 싶어하지만 살인마는 맥이 자신을 용서한 것을 알고 있는 것일까? 아님 벌써 파파가 살인마를 찾아가 그를 속죄해주었을까?

 

며칠 전 청도에서 대구로 향하는 길에 팔조령 고개 위의 옛 주막자리에 있는 휴게소에 들려 식사를 했다.  차를 주차하면서 주차장 뒤 입산 금지 푯말을 보면서 그 오솔길 넘어 가면 혹 오두막 책 속의 오두막 같은 곳이 나올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책 속의 오두막은 자신의 영혼마져 흐리게되어 가족을 걱정하고 아이들을 걱정하면서도 케이트의 마음을 추스러줄 경황도 없이 방항하는 맥에게 미시의 마지막 흔적을 본 장소이지만 그를 오게하고 만남으로서 마음의 병을 치유하게 해준 장소가 되었다.  어느 동화책에는 사람 혼자만 들어가 있을 수 있는 작은 방에 들어가 반성하도록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것도 없는 빈 방에 방석하나만 있지만 그 곳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은 자신을 반성하고 곧 뉘우치게 된어 많은 사람들이 그 방을 찾는다고 한다. 그 방도 오두막 같은 방이 아닐까?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도록 반성의 의자에 앉아있게 하는 부모들이 있다.  아직까지 내 두 딸들에게 그런 반성의 의자나 혼자 방에 앉아있도록 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혹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그런 때에 하나님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누구나 오두막에 가보고 싶어하고 하나님을 만나고 싶어 할 것같다. 아직은 아이들이 자신의 반성을 일기를 쓰는 것으로 대신하지만 나 또한 잠자리에 들기전에 나 스스로의 하루 생활을 반성하고 뉘우친다. 주인공 맥 처럼 나에게도 내안에 주님이 함께하길 오늘도 기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