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독자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겠지만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1908년작 소설인 '빨간 머리 앤'이 떠올랐다. 책의 뒷편에 옮겨진 역자의 후기에서도 소개되어있다. 하지만 역자는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있었다. 레베카의 지은이인 '케이트 더글라스 위긴'은 '작은 아씨들'의 작가라고 했다. 난 명작 작품들의 작가를 모두 알지 못하기에 찾아보았다. '작은 아씨들'은 미국의 소설가 올컷(Louisa May Alcott)이 1868년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올컷이란 이름이 '케이트 더글라스 위긴'의 또 다른 이름일까? 하지만 그것도 아니다. 올컷 [Louisa May Alcott, 1832.11.29~1888.3.6]의 활동 시기와는 많이 다르다. 작은 아씨들은 1868∼1869에 발표된 작품이다. 아무튼 작가에 대한 부분은 머리 아픈 것이었지만 레베카를 탄생시킨 '케이트 더글라스 위긴'의 업적은 책 표지 안 쪽에 있는 짧은 글이 모두여서 조금 아쉬웠다.
빨간머리 앤보다 5년 일찍 탄생된 레베카를 이제야 읽게된 것도 아쉬웠지만 내용의 시작 설정 등이 너무도 흡사해서 후에 생각에는 빨간머리앤의 작가가 이 레베카를 모방한 것 같이 생각되었다. 표지의 컬러 그림처럼 책 속에도 좀 더 많은 컬러그림이 있었으면 했지만 몇 안되는 그림도 흑백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리속에 풍경을 그려보았다. 칠남매 중에 둘째인 레베카가 공부를 하기위해 이모들이 있는 '리버보로'로 가게된 것이다. 부자집 딸이었던 레베카의 엄마는 레베카의 아빠를 만나고 아빠의 자유로운 삶으로 가사는 탕진되고 결국 작은 농장으로 이사하면서 레베카를 이모들 집으로 보냈지만 이모들은 처음에 큰딸인 한나가 오길 바랬다고 한다. 레베카는 자신의 가족이 있는 서니브룩 농장이야기와 가족이야기를 마부인 코브 씨에게 이야길 한다. 후에 코브 씨는 레베카가 가고 싶어하는 파리의 밀타운에 데려가겠다고 약속한다. 맑은 눈동자의 레베카가 코브 씨 맘에 들었나보다.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큰 이모 '미란다'보다 '제인'이모가 더욱 부드러운 성격인 듯 하다. 레베카는 즉흥 시를 짓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가족들과 엄마에게 편지를 쓰면서 편지 속에도 '시詩'를 빠지지 않고 적어서 함께 보냈다. 집과 1Km정도 떨어져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된 레베카는 학교까지 걸어서 가는 등굣길을 아주 좋아했다. 레베카는 시의 운율에 맞춰가며 읊으며 감상할 때는 눈물까지 글성이며 정말 여성이 된다. 에마 제인 퍼킨스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지만 디어본 선생님이 수업 중에 벌을 주어 속상해 한다. 이 시절의 아이들이 모두 레베카같을까? 레베카는 자신이 입어야할 옷을 직접 만들어 입었다. 나라면 이제 겨우 10살인 레베카가 옷을 만들어 입는 다는게 상상되지 않았다.
교실 칠판에 성조기를 그려 넣고 레베카는 사인을 했다. 그리고 교실에서는 발표회를 가졌다. 대 성공을 거둔 발표회의 리더는 레베카였다. 나의 큰딸 초등1학년 때, 학예회를 하면서 사회를 맡고 첫인사 등을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미란다 이모는 새옷을 입고 나간 레베카를 야단쳤다. 레베카는 이모집을 떠나려고 코브 씨 댁을 찾아가지만 코브 씨의 다정스런 대화로 다시 이모집으로 들어가게된다. 코브 씨는 레베카에게 아버지 같이 느껴졌다. 코브 씨와 그의 부인은 레베카를 너무 좋아했다. 레베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반겼다. 레베카는 적극적이고 부끄럼도 잘 타지 않은 씩씩한 아이 었고, 자신이 옳은 바를 깨닳은 즉시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 아이었다. 가끔 책속의 미란다 이모가 미웠지만 제인이모가 제안해서 에마 제인과 소풍도 가고 일요일에는 저녁식사에 초대하기도 하고 임시휴무날인 수요일에 코브 씨 부부를 따라 밀타운에 가게 된다. 나도 쾌재를 불렀다.
코브 씨네 집으로 가는길에 칠이 덜 마른 다리를 기대며 풍경에 빠져 있던 레베카는 옷의 얼룩과 페인트 칠을 코브 씨 부인이 거의 다 지웠지만 결국 미란다 이모에게 야단을 맞게되고 벌로 친구 생일 파티에도 못가고 그 옷이 해질 때까지 입으라는 처벌을 받는다. 이 곳에서 여섯 달 뒤에 제인 이모가 주름 진 골지 옷감으로 얼룩이 가려지게 앞치마를 만들어준 다는 글이 있지만 오타인 듯 하다. 제인 이모는 바로 앞치마를 만들어준 것 같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재봉틀까지 있는데 왜 손으로 바느질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레베카에게 옷이 많이 없다는 것도 안타까웠다. 나의 형제도 1남 3녀였다. 내가 어렸을 때, 나보다 두 살 위의 언니와 음력으로 생일이 같은 내 아래 여동생과 함께 막내 남동생까지 옷을 자주 의상실에서 옷을 맞춰입은 적이 많았다. 한복도 봉황이랑 목단 꽃들이 수놓아진 공단 한복을 맞춰입고 명절을 지내기도 했었다. 두 살 터울의 우리 형제들이 작아서 못입게된 옷들은 박스에 모두 싸서 강원도의 먼 친척 집에 보내주었다. 항상 사탕이나 문구용품도 가득 넣어서 보내줬었다. 남의 집에 전세 살림이었지만 나의 부모님은 주위의 어려운 분들을 많이 도왔다. 거지들은 자주 우리집을 찾아와서 밥을 얻어먹었다. 어떤 할머니 거지는 우리에게 계란을 갖다주시기도 했고 주운 핸드백을 장남감으로 갖고 놀라고 주고 가시기도 했다. 그 할머니 거지는 자식들이 모두 의사, 박사인데도 자식들과 살지 않고 혼자 사신다고 했다. 어떤 할머니는 걱정을 많이해서 눈이 떠지지 않아서 눈봉사가된 분도 있었다. 요즘처럼 의술이 발달 되어서는 눈을 뜨게 하는 수술도 쉽게 할 것인데 안타까웠다.
연회용 램프를 갖고 싶어하는 심프슨 네 아이들을 위해 비누를 팔고 부상으로 받기를 원해서 레베카와 친구들은 비누를 팔러 다닌다. 레베카와 대화를 한 '에덤 래드'는 아이들의 비누를 모두 팔아주었고 결과적으로 연회용 램프를 갖게된다. 램프를 오랫동안 켤 수 있게 연료도 보내준 것을 알게되고 에마 제인과 레베카는 그를 '알라딘'이라고 부른다. 레베카의 막내 동생이 세상을 떠났다. 슬퍼하는 레베카를 보면서 난 달래며 손수건을 찾았다. 소여가족의 대표로 교회에 간 레베카는 선교사 가족을 초대하게된다. 레베카는 달변가였다. 이 날 미란다 이모는 레베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미란다 이모나 제인 이모는 자신들이 레베카 때문에 변해가는 모습을 잘 들어내려 하지 않았다. 두 이모가 모두 노처녀로 자식이 없는 것 때문도 있겠지만 레베카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고 고마웠다. 나에겐 바로 위의 언니가 32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 계모에게 오랫동안 마음아파했던 조카가 있다. 이젠 군대도 다녀온 조카가 마땅한 직장도 제대로 없는데도 이모가 도와주지 못한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언니는 내가 결혼하고 살 때도 속옷이며 화장품이며 모든 필요한 것들을 다 사 주었는데 난 왜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 . 언젠가 조카를 위해 희생할 것이 있을 것이다. 난 꼭 은혜를 갚으리라 마음먹었다.
레베카가 웨어햄의 학교에 다니게되었다. 친구인 에마 제인도 레베카를 따라 왔고 레베카는 4년의 공부를 3년안에 마칠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문학선생님이신 멕스웰 선생님은 레베카의 재능을 크게 칭찬하고 자신의 집에도 초대하고 언제든 서재의 책을 읽어보도록 했다. 난 멕스웰 선생님이 여자인 것을 한 참 후에야 알았다. 왜 외국사람들 이름은 성구별이 잘 안되는 것일까? 알라딘인 에덤 래드가 학교의 이사님 인 것도 알게되었지만 에담 래드가 레베카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레베카도 자신이 17살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한다. 에담 래드의 나이를 보니 레베카와 19살이나 차이가 난다. 명작인 '키다리아저씨'의 두 주인공인 '주비'와 '저비스'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데 여기에서는 걱정되리만큼 많이 차이나는 나이에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레베카는 이모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것도 잘 알지 못하면서 에덤 래드가 도와주려는 것들을 사양한다. 결국 에덤 래드는 글짓기 대회를 가지고 일등을 한 레베카는 부상으로 받은 상금50만원을 서니브룩 농장의 집으로 보낸다. 에덤 래드가 레베카에게 악세사리나 선물하지 말고 옷으니 옷감을 선물해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드디어 레베카가 졸업을 한다. 코드부부도 오고 한나와 남편이 보였고 조과 사촌 앤도 보였다. 하지만 엄마의 모습도 이모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미란다 이모가 다시 쓰러져서 제인 이모가 못오고 겨우 찾아뵌 미란다 이모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러다가 엄마가 다쳐서 서니브룩의 농장으로 떠난 레베카는 엄마를 돌봐 드리게 되고 미란다 이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다시 벽돌집으로 왔다. 오는길에 서니브룩 농장으로 철로가 생긴다는 이유로 보상을 받게된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에덤 래드의 도움이 있었던 것 같다. 미란다 이모가 벽돌집과 모든 재산을 레베카에게 남겼다는 소식도 듣게된다. 이젠 서니부룩 농장의 가족 모두가 벽돌집으로 와서 살면 된다. 참 잘 된 일이다.
이야기는 서니브룩의 농장의 레베카라해서 서니브룩 농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나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모두 결국 벽돌집으로 오게되었고 서니브룩 농장을 떠난 레베카는 어엿한 숙녀로 또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10대의 사춘기를 지내는 레베카를 많이 응원했다. 레베카는 만장일치로 '웨어햄 스쿨 파일럿'의 최초의 여학생 보조 편집장이 된다. 미국의 최초 흑인 대통령이 된 오바바가 하버드 대학교의 법학대학에서 발행하는 권위 있는 잡지 '하버드로 리뷰'의 편집장이 되었던 것이 떠올랐다. 누구를 응원한 다는 이런 기분은 내 스스로를 응원하는 것과 같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큰 딸은 각 교과별로 선생님이 따로 있는 중학교의 생활을 미리 걱정하고 긴장해있다.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적어보면서 아이가 조금은 시간을 내서 레베카를 만나보길 바란다.
난 아이들에게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시골에서 전학 온 한 친구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친구는 산문을 아주 잘 지었는데 레베카처럼 글 짓기를 잘 했다. 매 번 글짓기 대회에서 장원을 받던 그 친구의 글을 복도에서 전시 중일 때 읽어보았다. 구수한 사투리와 전원 풍경을 글로 표현한 글을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책속의 부모들이나 나 같은 학부모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아이들의 재주나 실력들을 확인하면서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자신의 미래를 제대로 계획해보지 못하는 두 딸에게 많은 책을 권해주고 싶다. 그래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되면 좋겠다. 아직도 빨간머리앤을 다른 명작책들 속에 꽂혀있어도 읽지 않고 있는 두 딸에게 빨란머리앤과 레베카를 모두 읽어보도록 해야겠다. 지금 즈음 앤이나 레베카가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그려보라 할 것이다. 내 생각에는 레베카가 벽돌집으로 가족 모두와 이사를 와서 헤어지기 서러워 울던 에마 제인과도 다시 잘 지내고 에덤 래드를 도와 보조자의 일도 하면서 결국 에덤 래드와 결혼해서 잘 살 것 같다. 제인이모도 엄마와 만나 행복하게 잘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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