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깨비'란 낱말만 보아도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 / 방망이로 두드리면 무엇일될까 / 금나와라 와라 뚝 딱 / 은나와라 와라 뚝 딱]가사의 '도깨비방망이' 동요가 생각난다. 또, TV 방송으로 나왔던 '꼬비꼬비'나 '은비까비의 옛날옛적에'의 오프닝 음악도 떠오른다. 책을 다 읽고 동요사이트에도 가보았고 방송으로 보았던 여러 도깨비이야기의 오프닝도 다시 들어보았다.
호수가 있는 공원 길가의 은행나무의 밑둥에 벼락이 떨어져 커다란 구멍이 뚤려 굴이 생겼다. 거기에 패랭이 모자를 쓴 돈괘짝이 도깨비가 된 고리짝도깨비가 돈자루를 메고 나타나 살게된다. 빗자루가 도깨비가 된 빗자루도깨비와 오래된 시잘에 쓰던 공책이 도깨비가 된 공책도깨비가 찾아와서 함께 살게된다. 그리고 돈으로 땅을 사기도 한다.
나무 밑둥의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을 상상하면서 오래전 양산통도사 절 입구의 나무가 떠올랐다. 강가에 있는 이 나무도 밑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져있어서 몸이 좀 약했던 15년 전에는 그 안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다. 2년 전에도 아이들과 갔었는데 왜 그때는 그 나무가 생각나지 않았을까? 아마 아직도 그 나무의 구멍난 밑둥을 뭘로 메우지 않았다면 도깨비들이 와서 살지는 않을까? 다음에 가면 도깨비의 냄새를 맡아봐야겠다.
돈을 많이 벌려고 땅을 사 모으던 중 명당자리를 차지하려던 도깨비들은 그 곳을 사려든 선비와 '명당'자리를 놓고 '문답' 겨루기를 한다. 선비가 내 준 문제에서 '人不通古今이면'에 대한 답변을 듣고자 빗자루를 타고 세종대왕을 찾아 왕릉에 도착하고 세종대왕을 만나보고 그 답을 듣고자 책 심부름을 약속한다. 답을 받아왔지만 선비는 그 뜻을 알아오라고 한다. 세 도깨비들은 서점을 찾아가서 세종대왕님이 부탁하신 책을 샀다. 세종대왕에게 책을 갖다준 도깨비들은 세종대왕에게 책 살 때 너무 기뻤다고 했다. 세종대왕은 좋은 경험이라고 말하면서 '책방에 가는 기쁨, 책을 사는 기쁨, 책을 읽는 기쁨'이 있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세종대왕으로부터 '명심보감' 책을 한 권 선물받게된다. 선비와 약속시간이 지나 만난 도깨비들은 내기에 졌다고 말하면서 내기를 더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리고 명당자리를 선비에게 주었다. 세종대왕이 주신 책을 읽고 그 안에서 '人不通古今이면 馬牛而襟니라.' 라는 뜻을 알게되었다. 그 뜻은 '사람이 고금(古今)을 알지 못하면 마소에 옷을 입힌 것과 같다' 이다. 도깨비들이 답을 찼았는데 내가 더 신났다.
도깨비들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고 선해보였다. 선비가 건물을 짓는데 돈이 부족한 것을 안 고리짝 도깨비는 자신이 가진 많이 쌓아둔 돈을 명당자리에 갖다 놓는다. 선비는 명당자리에 [책 읽는 도깨비 도서관]이란 이름의 도서관을 건립했다. 안중근의사는 "하루라도 독서를 하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어린 초등학생들에겐 독립운동을 하신 안중근의사를 이야기하면 딱딱하게 느껴질 듯하나 이 책속의 세도깨비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독서의 중요성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곧 있을 학교의 학기말고사가 끝나면 두 딸아이에게 읽어보도록 해야겠다. 두 딸이 욕심을 가지면서 그 욕심은 지나치면 안되지만 책을 읽는 독서 욕심은 많이 가지면 좋겠다. 나에게도 책읽는 도깨비 친구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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