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단짝 파랑새 사과문고 65
이미애 지음, 이선민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열 두 살 초등 5학년의 두 아이의 우정은 두아이 엄마들의 우정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른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동화이지만 난 책을 다 읽을 동안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른다. 나에게도 사춘기의 두 딸이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작가처럼 순정만화를 좋아한다. 지금도 큰 아이의 방 침대 아래 커다란 책꽂이 반 가득 순정만화책이 있다. 모두 내가 읽고 모아둔 책이기도 하다. 나의 두 딸도 아직은 초등학생이다.

유경이는 남자아이처럼 머리카락도 짧게 깍았고 청바지를 입고 자전거 타기를 좋아한다. 또 학급 반장으로 친구들과 돈둑한 우정을 가지고 있다. 유경이 엄마는 쿠키 굽기를 좋아하고 항상 청소를 하고 동네 아줌마들에게 십자수를 가르쳐주고 모임도 가지면서 십자수 한 것을 선물하기도 하고 함께 쿠키도 구워먹기도 한다.  그런 가정생활을 하는 전업주부인 엄마의 친구인 은비 엄마는 대학교수로 미술을 전공하신다. 은비아빠는 은비가 어려서 세상을 떠나서 언제나 혼자의 생활을 하면서 지내왔다.

유경이는 은비 엄마인 교수아줌마는 전시회, 작품, 연수, 과 사무실, 서류 가방 같은 것들의 말이 함께 존재하는 것 같고 자신의 엄마는 빨래, 요리, 청소, 장바구니 이런 말들과 어울리는 것이 싫어한다. 아역 탈런트 처럼 생긴 은비를 시샘하면서 교수아줌마가 캐나다로 연수를 가게되어 자신의 방에서 지내게 된 은비가 더욱 얄미워졌다. 은비도 유정이의 생각을 느끼면서 속상해하고 슬퍼하고 자는 잠자리에서 눈물을 흘린다. 그런 모습을 유경이도 보게되어 유경이는 은비를 조금 동정하게되고 이해를 하게된다. 미술 학원도 함께 다니게되고 미술학원선생님도 다른 친구들도 은비를 좋아하자 또 다시 속상해한다.

책의 내용은 유정이의 입장에서 생활을 보여주지만 은비의 일기같은 글도 함께 나와서 은비의 생각이나 느낌을 함께 엿볼 수 있다. 은비는 자신의 생각을 엄마 앞에서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유경이를 부러워한다. 유경이는 교수 아줌마가 외국 연수를 가게 된 것이 은비 책임이 아니며, 함께 살 수 있는 이모나 고모가 없는 것도 은비 책임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은비가 선택할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을 안다. 은비를 혼자두고 자전거를 타고 다른곳으로 가 버렸던 유경이가 다시 은비를 찾아온다. 유경이는 은비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기로 한다.  유경이는 엄마가 "가르치고 받는 대가는 외로움을 나눈다는 거야." 하고 말 했던 것을 떠 올렸다. 유경이가 더 착해지는 모습이 대견했다.

은비는 '어른들은 몰라요.' 라는 노래를 불렀다. 어른들 대신 엄마라고 바꿔 부르는 은비를 보고 유경이는 가슴에 가시 박힌 은비를 더욱 좋아하게 된다. 함께 가족여행을 바다로 떠나면서 둘은 처음부터 자매인 것 처럼 다정하고 정다운 모습이 되었다. 난 둘이 친해지게되어 다행이란 생각에 눈물이 나왔다. 책 읽으면서 화장지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면서 초등 6학년의 큰 딸은 "엄마. 그 책이 슬퍼요?" 하고 물어본다. "아냐. 정말 재미있어." 하고 주저없이 답했다.

은비는 유경이 엄마를 '쿠키아줌마'라고 했다.  처음 쿠키 아줌마 집에 오면서 쿠키 아줌마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기를, 유경이가 자신을 싫어하지 않기를 빌었다. 하지만 곧 모두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되고 엄마가 연수기간이 더 길어지면서 남은 학기를 유경이학교로 전학하여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새학기 반장이 된다. 또 다시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게된 은비를 시샘하고 유경이는 미술학원도 빠지면서 수미네 집에 놀러간다. 그런 유경이를 멀리서 보고 있는 은비가 너무 불쌍했다. 또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

은비가 없어졌다. 그래서 은비를 찾아 이곳 저곳 다니던 유경이는 은비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혼자 불도 안켜고 있는 것을 알게된다. 유경이는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었고  유경이와 은비는 서로 화해를 했다. 곧 찾아온 유경이 엄마는 두 아이를 끌어당겨 안아주고 토닥여주었다.  나의 두 딸도 이른 사춘기로 엄마를 긴장시킨다. 벌써 휴대폰은 문자를 자신만 보도록 장금장치를 해두고 나에겐 비밀번호도 알려주지 않았다.  두 딸에게 스킨십도 많이하고 자주 용기 백배 돋구어 줘야겠다.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은비 엄마인 교수아줌마가 돌아왔다. 함께 6학년을 마치려했는데 은비가 눈이오는 한밤 중에 유경이를 찾아온다. 교수아줌마가 캐나다에 가서 3년만 살다가 오자고 한다. 둘이 울고 있으니 유경이 엄마와 아빠도 깨어나서  알게되고 곧 은비 엄마가 찾아와서 사정을 이야기한다.  이 때, 은비는 자신의 그동안의 품었던 생각들을 자신의 엄마에게 모두 이야길 한다. 집으로 돌아간 은비는 곧 캐나다로 떠나게 된다. 은비는 엄마의 사랑은 그 무늬가 다르다고 했다. 아빠도 없이 둘뿐이라 은비의 든든한 미래를 준비해 두려고 바빴고 늘 피곤했다고 한다. 이제는 은비가 엄마를 완벽하게 이해 하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두 아이의 우정이야기는 날 감동시켰다. 내가 자주 들리는 커뮤니티에서 아줌마 몇 명이 같은 서울에서 만남을 가졌다. 서로 가져온 책을 나눠가지고 또 인형을 잘 만드는 아줌마가 인형을 나눠주어 자랑하면서 사진을 올린 것을 보았다. 훈훈하고 부러웠다. 나도 누구에게 선물을 할 십자수를 해봐야겠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면서 나도 외로움을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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