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표지를 보면서 전혀 불량스럽지 않은 제인을 보았다. 검은 색의 머리에 제인은 혼열인가 했는데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난 소영이란 이름의 한국인이었다. 우리나라의 영화중에도 '가족의 탄생'이란 제목의 영화가 있다. 그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전혀 가족이지 않던 사람들이 가족이 되어지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제인은 열두 살의 지원이 엄마가 새로 결혼을 해서 새아빠의 딸이다. 캐나다에서 부르는 이름은 제인으로 고등학생인데 담배를 피우고 피어싱을 하고 남자 사귀는 것을 즐긴다. 그래서 지원에게는 불량스럽고 변태처럼 보인다.
내가 아줌마라 그런지 또 나에게 초등4학년, 6학년 두딸이 있어서 그런지몰라도 제인을 이해할 수 있었고 안쓰러웠다. 지원이는 착한 아들이다.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캐나다로 공부를 하러 오고 다정히 대해주는 누나를 따라 미용실에 가서 머리퍼머도 한다. 미용실로 향하는 버스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누나가 이해가 안되었지만 난 그런 제인에게서 쓸쓸한 슬픔이 느껴졌다.
어른들은 자식들이 어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크길 원하다. 또 반항을 용서하지 않고 또 다른 틀로 엮어매려고 하다. 그런 숨막히는 곳에서 탈출하고 싶은 제인은 담배에 의존하고 남자친구를 사귀고 하는 일로 스스로를 달래고 아픔을 잊으려한다. 고등학생 정도라면 이젠 거의 성인의 지각에 가깝다. 나처럼 아줌마들이 어릴 적 생활과도 많은 차이가 나고 사춘기도 초등학교 때에 나타난다.
제인의 슬픈 모습들을 지원의 눈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정말 가까이 사는 이웃이라면 만나서 대화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새아빠는 지원와 누나를 챙겨주는 아줌마를 대신하여 지원이의 엄마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제인이 임신을 하고 사실을 안 새아빠는 누나를 끌고가서 아이를 지우고 만다. 결국 제인이 떠나 버린다. 우리는 많은 신문과 언론개체로부터 학교공부를 못해서 자살을 하고 남편의 폭행을 못 견뎌 남편을 죽이는 사건들도 접한다. 제인이 떠났을 때, 난 제인이 자살을 하지 않기를 바랬다. 아마 지원이도 그렇게 바라면서 흰점이 있는 까마귀에게 소원을 빌지 않았을까?
어학연수를 떠나고 조기유학을 떠나고 아직은 어린 우리 아이들이 힘들 게 살아가는 지금의 시대에 헬레콥터맘, 기러기아빠라는 말들이 생기고 사춘기의 아이들의 반항은 더욱 깊어간다. 또 약해지고 엄마에게 의존하고 아빠에게 의존한다. 미혼모가 생기고 아이들은 태어나면서 부모를 모르고 입양되고 죽어간다. 얼마나 슬픈일인가!
내 아이들이 내가 소원하듯 잘 커주면 더 바랄 게 없지만 옛날처럼 공부만 잘 해서 장학생으로 대학공부를 하고 그 후 변호사가 되고, 의사가 되고 크게 된 사람들이 많던 때는 정말 옛날 이야기이다. 자유를 더욱 갈망하는 지금의 아이들은 명품을 찾고 오픈카를 찾고 빠른 사춘기에 초등학생 때부터 미팅을 한다. 부모에게 반항하고 그러면서 돈을 부어가면서 과외를 하고 학원에 다니고 제인이나 지원이처럼 어학연수를 떠나고 조기유학을 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모든 엄마들이나 아빠들, 그리고 사춘기의 아이들은 제인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처럼 제인을 응원하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사춘기에 반항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길 바라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난 늦게 시작한 영어학원수업을 일년만에 과감히 그만두었다. 작년까지도 학교만 보냈던 아이들이 영어학원 가고싶어해서 보냈고 이번에는 아이들이 가기싫어해서 그만두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방가후 수업으로 컴퓨터수업을 하는 것을 하고싶어해서 일주일에 두 시간씩 배우도록 허락을 했다. 컴퓨터선생님께서 주신 지관필통을 좋아하며 받아오며 내내 싱글벙글인 두 딸이 아직은 철부지인 것이 다행스럽게 보였다.
지원이는 제인누나가 다시 떠나 버리고 한국으로 왔다. 그 후 제인누나의 메일을 받게된다. 블로그에도 가서 자신의 사진도 보게 된다. 지금 즈음 지원이는 제인누나를 만나서 함께 커피라도 마시고 있을 듯 모습이 그려진다. 제인에게 "화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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