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내 기억속의 친구들을 찾아내고 웃음 짓고 그리워했다. 가수 이선희의 ‘친구에게’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유오성, 장동건이 나오던 영화 ‘친구’의 여러 장면이 떠올랐다. 부산의 한 시장골목을 달리던 교복차림의 남자들이 친구라는 단어 속에 묶어져 있었다.
우리나라가 아닌 도시 시애틀 속의 직장인과 커피숍의 60대 초반의 주인이 친구가 된 이야기는 후에 많은 친구들이 생기게 되는 어쩌면 제목과 연결하면 뻔한 이야기 같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가장 느끼는 것은 나에게도 새로운 친구와 이야길 나눌 친구들이 필요하단 것이었다. 회사원 조와 커피숍의 주인 맥은 조가 비오는 날 맥의 커피숍에 들리면서 시작된다. 커피의 향기와 맛에 매료된 조는 맥과 서서히 친구가 되어간다. 미국사람들은 사람을 만나면 쉽게 친구가 되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는 쉽게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드라마나 영화나 다른 책을 읽어보면 나이의 차이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이야기였다. 우리나라에서 30세 가까운 차이의 사람에게 친구라고 어찌 말할 수 있던가! 난 “나이스 투 미추” , “롱~ 타임 노~씨”라고 만나서 반가워하고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고 인사하는 영어가 참 듣기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맥은 조와 커피를 한 잔하면서 “..진짜 무서운 외로움은 자기가 외로운지 조차 모르는 것일세.”하고 알려준다. 난 책을 읽으면서 명언 같은 좋은 글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직장 동료들에게 외식을 하자고 권해보지만 모두들 바쁘다고 했을 때, 조는 자신의 모처럼의 호의가 무시당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다지 대단할 것도 없다고 하며, 어찌 보면 자신에게는 익숙한 경험의 되풀이라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조가 측은해 보였고 슬퍼보였다. 그래서 나도 슬펐다. 맥의 말처럼 다른 영혼에 상처를 주면, 자기 영혼도 가시밭길을 걷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서로를 감시하고 헐뜯고 욕하는 것이 결국 가시밭길을 걷게 되는 것이니 난 절대로 가시밭길은 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어려서 ‘떠듬이 조’라 놀림을 받던 조는 직장 동료 중에 마크가 말을 더듬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고 자주 그에게 발표의 기회를 주고는 했다. 어려서의 기억이 안타까워서 남에게 배려한다는 것이 혹은 그 사람에게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마크에게만 기회를 더 많이 주어진다는 것이 결코 팀원들 모두에게는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조는 마시와 화해를 하기위해서 마시에게 건네준 커피가 마시가 일하는 병원에서 인기를 얹고 그 보온병에 다시 받은 주스를 함께 마시면서 마시가 하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해를 해주는 것으로 마시와의 껄끄럽던 일들이 모두 화해되었다. 배려였고 사랑이었다. 조는 마시에게 작가가 된 친구를 직접 만나 경험담을 들어보라고 권하면서 옆 팀에서 만든 광고 카피인 “후회할 일을 하나라도 더 줄이는 게 멋진 삶이 아닐까?”하고 알려준다. 마시는 그 말을 너무 멋진 말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제 마시와 조는 더 싸울 일이 없을 거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잘 되는 일을 글로써 읽는 것만으로 내 기분도 한층 좋아졌다. 나도 자주 마시는 맥심커피를 한 잔 타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거래처의 사람을 만난 조는 그 거래처의 남자인 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과 마시의 이야기를 의논하게 되었고 그 후 둘은 친구가 되었다. 밥은 부부는 ‘평생을 함께할 집안 친구’라고 이야기 해준다. 조는 맥을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친구에 대한 이야길 나누면서 자신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게 되었다. 난 이 부분에서 조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멀리 산 아래로 붉은 태양이 지는 멋진 저녁노을을 감상하는 부품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 날 맥은 “친구들과 어울려 일을, 여유를, 오늘을 즐기라고, 그게 삶의 위대한 성취를 이루는 길이야.”라고 알려준다. 또 “누군가를 미워할 때 그 사람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해준다. 난 내가 혹 누군가를 노예로 만들려고 했던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내가 누군가의 노예가 되었던 적이 있었을까도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곧 다행한 일이란 답이 나와서 한숨을 쉬었다.
직장 동료들과 헤어지게 된 조는 팀원들을 생각하면서 진작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행복한지 모르고 허송세월을 보냈던 자신을 원망하며 손을 떨었다. 과로로 쓰러진 맥을 찾아 병원에 가서 맥으로부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더 듣게 되었고 친구 사이에 가장 필요한 단어가 ‘사과와 용서’라고 말해주는 맥에게 자신의 다른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게 된다. 책의 페이지가 바뀌면서 화면이 변한다. 커피숍의 커피향이 내 코 아래에서도 느껴졌다. 맥의 커피숍의 주인이 된 조의 전 직장의 동료들과 사장님이 투자가가 되었고 마지막 내용까지 난 크고 호탕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난 책을 두 번 읽었다. 한 달 전에 읽고 느낌 감동 이상의 감동과 새해가 되면 꼭 더 멋진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함께 가지게 되었다. 커피와 친구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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