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장 속의 치요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신유희 옮김, 박상희 그림 / 예담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책의 제목인 [벽장 속의 치요]는 9편의 이야기의 소제목 중에 처음 글의 제목이다. 백수 청년과 꼬마 유령의 기묘한 동거라는 타이틀이 조금은 공포감을 준다고 할까! 무더운 여름에 읽고 섬뜩하다면 피서 중에 피서일턴데 조금은 안타까웠다. 오래전부터 비디오방이나 책방에 갈 때면 가끔씩 호러 내용의 만화책을 대여해보곤 했는데 대부분 일본만화였다. 그렇게 본 만화책의 작가들이 미리 지어낸 내용처럼 일본이란 나라에서의 여러 이야기였다. 읽으면서 이것이 진실과 거짓을 알리는 TV프로그램의 미스터리 같은 내용이었다. 


[벽장속의 치요]는 우리 영화 중의 [귀신이 산다]을 떠올리게 한다. 쿨피스와 육포를 좋아하는 여자 유령 치요는 오래 전 숙부는 부모를 잃은 치요를 팔아버린 후 병에 걸려서 죽고 말았다. 게이타는 치요를 성불시켜주었을까? 많이 궁금했다.  [Call]은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을 한다. 한 남자는 자신의 친구를 배신하고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곤 결혼을 한다. 셋은 귀신을 찾아다니는 동호회 회원이다. 한 여자와 결혼을 했던 남자는 결국 병이 걸려서 죽어버리고 그의 묘를 찾아온 여자와 자신의 친구에게 자신이 있음을 알려준다. 남은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다. 멀리 내려가는 두 사람의 그림자를 뒤 쫓던 죽은 남자는 둘이가 잘 되길 바란다. 나도 이 이야기를 보면서 남은 두 사람이 잘 되길 기도했다.  [어머니의 러시아 수프]는 읽으면서 엄마가 숨어있으라고 할 때마다 숨어있는 아이들이 왜 그런지 궁금했다. 전쟁 중 같았고 아빠가 돌아가셔서 엄마는 집안의 세간들을 팔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엄마의 고통소리를 들으면서 아이들이 군인인 남자를 엄마에게서 떼어내려고 들어간다. 놀라서 달아난 사람을 보면서 또한 놀라 한쪽으로 숨은 두 아이의 모습을 보니 머리가 둘인 기형아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또 다른 영화가 생각난다. 제목은 잘 모르겠지만 형인 듯 남자는 항상 자신의 동생을 소풍가방 안에 넣어두고 다닌다. 아주 끔찍하게 태어난 기형은 사람을 겁내면서도 자신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을 죽이곤 한다. 소쿠리속의 기형모습을 한 사람이 형인지 동생인지는 잘 생각이 안 났다. 책 속의 내용을 읽을수록 더 추워졌다. [예기치 못한 방문자]는 토막 살인을 저지르다가 우연히 찾아온 방문자가 청소대행업체 사람이라지만 그는 도둑질을 하러 왔던 거였고 그 도둑이 잡히고 찾아온 경찰에게 그냥 괜찮다고 해버린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경찰은 그냥 갈까? 뒷내용이 많이 궁금했다. [살인 레시피]는 바람을 피운 남편을 죽이기 위한 부인이 산에 다니면서 독초를 연구하고 남편은 남편대로 이혼을 안 해주는 아내를 죽이려고 해초중독사를 계획한다. 둘이는 서로의 의중을 알고는 중독 때문인지 욕을 사면서 웃기만 한다. 현대판 ‘장미의 전쟁’을 보는 것 같았다. [냉혹한 간병인]은 늙어 자신의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시아버지를 괴롭히는 이야기였다. 나중에 퇴근해온 남편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미워하면서 괴롭혔던 아버지를 욕하면서 방으로 들어가 보았을 땐 그 이불속에서 자신의 부인이 탈골된 상태로 정신까지 잃어버린 모습을 보고 놀라고 만다. 이 이야기를 읽을 때엔 아들에게 여자이고 싶은 편집증적 모성애를 그린 한국 영화 [올가미]가 떠올랐다. [늙은 고양이]속에는 숙부가 돌아가셔서 유산으로 집이 생겼고 숙부가 생전에 고양이들과 지낸 것을 알게 되었고 함께 살던 고양이는 자연스럽게 함께 살게 된다. 섬뜩할 정도로 자신의 딸과 부인은 행동이 고양이처럼 변해가고 자신도 고양이를 섬기듯 변해간다. 고양이가 너무 오래 살아서 요물이 된 것일까? 2탄이 나올 듯 궁금하기도 한 끝이었다. [어두운 나무그늘]은 오래 전 사촌과 놀던 동생이 갑자기 사라지고 15년이 지난 후에 다시 친척집을 찾아와서는 집 마당의 큰 녹나무 위로 올라가게 되고 그 안에서 쇠사슬에 감겨진 동생의 뼈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 살인자가 사촌오빠인 것을 알게 된다. 어린 동생의 죽음은 너무 안타까웠고 슬펐다. [신이치의 자전거]에는 주인공의 어릴 적의 추억이 있다. 죽은 신이치가 찾아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 나온 유령 ‘치요’처럼 이곳의 ‘신이치’도 무서운 유령은 아니었다. 고소영 주인공의 [아파트]가 떠올랐다. 또 얼마 전에 본 ‘구미호가족’도 떠올랐고 한국영화이던 ‘장화홍련’, ‘신데렐라’ 속의 섬뜩하던 그림자들이 떠올랐다. 호러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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