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버는 유치원생이다. 그네 타기를 가장 좋아하는 앰버는 아빠 셔츠를 입고 친구들과 강당에 멋진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그리기도 그네 타기 다음으로 좋아한다고 한다. 친구들과 책도 읽고 신발끈매기도 좋아하고 눈 속에서 미끄럼 타기도 좋아한다. 하지만 앰버는 추운 날씨에 아빠를 기다린다. 코트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 강당 복도에 앉아서 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언니 오빠들이 복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선생님들도 사무실을 들어갔다 나갔다 하신다. 아마도 유치원이 병설유치원인 것 같다.
별사탕도 먹고 노래도 불러보고 벽시계를 처다보면서 아빠를 기다려보지만 오랜시간이 지나도록 아빠는 오지 않고 있다. 아빠를 기다라는 동안 앰버는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고 싶어한다. 하늘을 날 게 되면 아빠를 멀리 달에다가 데려다 놓고 다른 여러 나라의 아빠들이 보이게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여러 꽃그림도 보여주고 노래도 부르고 꽁꽁 언 강 위를 스케이트를 타고 달리면서 온 세상의 아빠들에게 스케이트로 얼음판위에 써 놓은 글씨를 읽게 한다고 한다. 무슨글을 썼을까? 아마도 어딘가 아빠를 기다라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글이었을까? 앰버는 달님 위에 앉아있는 아빠에게 가고 마침내 앰버를 보고 아빠는 너무 기뻐하시며 기다린다는 게 뭔지 좀 알게될꺼라고 생각한다.
앰버는 상상을 한 후에 결과를 다시 상상해본다. 그 다음부터는 앰버의 아빠도, 지각쟁이 엄마나 아빠들도 모두 일찍 와서 아이들을 어깨에 무등 태워서 집으로 갈거라고 한다. 그림위에 시계가 낮 12시를 가르킨다. 아까 6시 반이 넘었었는데. 그렇다면 앰버의 점심식사는 어떻하지? 정말 걱정이 되었다. 벌써 저녁식사 시간이 된 것 같은데.. 다음장에는 원장선생님이 앰버를 쳐다보고 있고 시계는 7시를 가르켰다. 곧 앰버의 아빠가 도착해서 앰버를 데리고 나가고 앰버는 아빠에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건요, 겁나고 쓸쓸한 거예요."라고 말해준다. 아빠는 앰버에게 뽀뽀를 해주며 무등을 태워서 집으로 간다.
우리집 두 딸은 모두 병설유치원을 다녔다. 아이들을 따로 학원에 보내지 않아서 수업을 마치면 유치원 놀이터에서 놀다가 오던가 함께 도서관에 가기도 했다. 앰버에겐 엄마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아빠가 직장 마치고 앰버를 데리러 오느라고 시간이 많이 늦어서 오게 되는 것 같다. 이런때는 어디 중간에 학원이라도 다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내내 유치원에서 즐겁게 보내다가 반나절이나 아빠를 기다리게 하다니 너무 안타까웠다. 점심식사도 안하고 유치원을 마친다면 유치원에서도 앰버를 위해서라도 교실을 오픈해두어서 '책을 읽던가 그림을 그리면서 기다리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랜 시간 아빠를 기다리는게 힘들다고 아빠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앰버는 아빠를 무척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유치원에 스쿨버스가 없나? 혹은 앰버의 집이 유치원에서 많이 먼걸까? 그냥 앰버가 혼자서 집에서 기다리면 더 나을 듯 했다. 이 동화책은 아이와 엄마와 아빠가 모두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그림동화책은 역시 그림을 잘 그려져 있으면 더욱 더 재미있고 상상력도 풍부해진다. 혹 우리 딸들이 엄마가 없는 시간에 집에서 혼자 있다가 속상해 하진 않았는지 물어보고 싶다. 엄마의 입장에서 반성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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