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들을 보내고
권현옥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아들 같은 조카의 편지를 받았다.
일찍 아들을 낳았던 언니가 지병으로 나이 32살에 그것도 생일날 파티 후에 먼 세상으로 떠났다. 혼자 남은 아들이 작년에 군대에 들어갔다. [아들을 보내고]책을 읽던 중에 전화를 받았고 다음날 편지도 받았다. 먼저 간 언니를 생각하며 새엄마에게 힘들게 지내온 조카가 너무 안타까웠다. 나에겐 딸만 둘이라 꼭 가야하는 군대생활이 없지만 몇 달 전까지 본 TV 주말연속극 속의 여자 군인과 군인아빠 그리고 가족 이야기가 떠올랐다. 가끔씩 위문공연을 TV로 볼 때면 조카보다 언니가 더 그리워진다.
아들을 군에 보내고 엄마의 마음을 일기처럼 적은 내용이 책으로 나왔다. 제목을 먼저 보고 군화를 떠올렸는데 책표지에 있는 군화 컷그림을 보면서 쓸쓸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왠일일까! 편지글과 일기 글을 번갈아 보면서 엄마의 마음은 그날을 마무리 하는 곳에 굵은 글자와 굵은 마침표 몇 개로 되어 있었다. 어느 엄마가 입소소식에 놀라고 가슴쓰리지 않았을까 난 시어머님께서 나의 남편과 아주버님 군 입대전의 소감을 익히 들어서 느낌을 알 수 있었다. 나도 남편을 아직 제대 전에 만났다.
아들을 보내고 아들의 침대에 누워도 보고 계절이 바뀔 때 침대보를 바꿔둔다. 아들 입대 후 일주일이 지났건만 난 자리에 황소바람을 느낀다. 나도 오래전 남동생의 군복무가 생각나서 이해가 되고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군 생활 체험 프로그램]도 많이 보지 않았던가. [아들을 찾아 사이버 삼만 리] 소제목이 보였다. 아마도 작가는 그 후로 사이버 웹서핑을 아주 잘 하게 되었을 듯하다. 나의 조카도 얼마 전 편지에 사이버 주소창을 적어주었다. 그곳에는 한 달에 20개의 사진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올리면 자신들이 볼 수 있다고 한다. 얼른 우리 아이들 사진을 올려 주리라 마음먹었다.
[고무신과 군화]소제목에서는 필요한 물품이야기가 가득하다. 편지지와 우표가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조카가 며칠 전 전화를 했을 때도 같은 말을 했었다. 편지는 한꺼번에 며칠씩 모아서 보내주게 되고 우표를 구입할 수 없어서 휴가 나갔다 들어올 때 부탁하기도 한다고 했다. 나도 이번 답장에 편지지와 우표를 가득 보낼 생각이다. 작가님이 알려준 우체국 구격상자에 넣어 보내야겠다. 엄마는 군에 아들을 보내면 챙겨야할 것도 많았다. 더 해주고 싶어도 못하는 것도 많았다.
신병의 집단 면회 풍경을 그려주었다. 달라진 것은 거의 모두 승용차를 타고 들어왔다고 한다. 부대 앞에 피자 배달 총각이 스쿠터를 세워놓고 전단지를 나눠주고, 모두가 하나같이 휴대전화를 들고 전화를 한다고 한다. 아들 친구들과 함께 있는 돗자리 쪽으로 들락날락 거리던 엄마는 어느새, 슬그머니 아들 옆으로 가 있었다고 한다. 아들과 헤어지며 또 굵은 글자가 적혀있다.
두고 오는데
충성, 하고 붙인 경례와 그 눈빛이 오래 따. 라. 왔. 다.
그리고 또 굵은 글자는 [춥다.]가 적혀있었다. 그 글이 있는 페이지 마지막에도 굵은 마침표가 3개 적혀 있었다. 혹 그 엄마는 울고 있었을까?
아들에게 보낸 편지 10번째인가. 제목은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였다. 어느 자식을 자신보다 사랑하지 않는 엄마가 있을까? 책 가득 가장 많은 것은 안타까움과 걱정과 보고 싶은 마음 이였다. 아들을 군에 보낸 엄마는 무심한 엄마였고, 서툰 엄마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들은 엄마의 마음을 더욱 더 이해하지 않는가. 아마 우리가 오래전부터 들어온 이야기로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봐야 엄마의 마음을 안다.” 고 하듯이 아들은 군대에 다녀와야 진짜 사나이가 되지 않던가. 100일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는 아들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 시야가 흐리다. 마음이 징했다.
책을 읽는 내내 많이 속이 아렸다. 눈물도 나왔다. 어린 아들을 두고 일찍 하늘나라로 간 언니가 야속했다. 그러면서도 이젠 꿈속에서도 안 보이는 게 더 속이 상했다. 조카는 얼마나 엄마가 생각났을까.. 차마 이 책을 조카에게는 보낼 수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