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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이 누나 ㅣ 사계절 아동문고 65
권영상 지음, 허구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평점 :
작가와 같은 성을 가지신 나의 친정엄마도 강원도 홍천이 고향이시다. 작가 권영상님은 친정엄마의 아저씨뻘이 되겠다. 엄마가 안동권씨 35대손이니까.. 혹 권씨성을 가진 분들을 뵐 때면 머리가 백발이시던 외할아버지가 가끔씩 떠오른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 방학 때 강원도 홍천 외가댁에서 지내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그 여름 아침의 이슬 묻은 초록 풀들의 냄새를 잊을 수가 없다.
신해가 방가 후 집으로 오던 길에 누나를 만났다. 누나이름이 둥글이가 아니고 신자라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누나에게 업히어 집으로 간다. 며칠 후 엄마가 쓰러지시고 병원에 입원을 하시게 된다. 아버지 생의 소원이 형 신구의 눈을 뜨게 하는 것 이였다. 형은 어려서 눈이 안보이게 되었다. 누나는 쓰러져 입원한 엄마와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학교를 자퇴하게 된다. 비가 오면 논의 물꼬를 내고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다니고 집안일을 모두 하는 누나는 가장이 되어 있었다.
형 신구의 눈 수술을 위하여 땅을 팔게 된다. 봄이 되어 하숙을 하게 된 경섭이 아저씨는 포도나무를 가꾸게 된다. 형 신구는 경섭이 아저씨로부터 라디오를 선물 받는다. 집에서 동생 신해에게 글을 배우던 형은 라디오와 친구가 되었고 라디오로 인하여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경섭이 아저씨와 함께 서울로 눈 수술을 받으러 떠난 날 차사고로 형과 경섭이 아저씨가 다치게 되고 겁을 먹은 형은 수술 받으러 가길 싫어한다. 수술 예약으로 미리 친척 고모할머니 집에 보낸 황소 한 마리 값을 결국 모두 날리게 된다. 고모할머니집이 망했다고 한다. 슬퍼하는 둥글이와 신해, 신구가 불쌍했다.
집 뜰의 오동나무를 팔게 되었다. 예부터 딸이 태어나면 오동나무를 심는다는 이야길 어른들에게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오동나무가 많이 자라서 그 나무를 베어 가구를 만들어 시집보낼 때 같이 보낸다고 한다. 노래에서만 듣던 오동나무를 난 8년 전 동네 길가에서 보았다. 나무의 잎이 커다랗고 비오면 우산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그 나무였다. 둥글이 누나는 오동나무를 판돈으로 병아리를 120마리 사서 기르게 된다. 엄마는 다시 다른 병원으로 입원을 하고 막내 신해는 중학생이 된다. 신해의 새 교복을 입어본 신구가 벽에 기대어 들먹거릴 때 가슴이 아팠다. 신해와 신구 , 둥글이누나의 엄마가 가슴을 치던 것처럼 난 심장병도 없는데도 가슴이 저리고 아팠다.
중학생이 되는 신해가 졸업을 한다. 졸업식 날 담임선생님은 또 다른 상으로 신해에게 호두나무 묘목을 주셨다. 해수욕장이 지역발전에 힘입어 생겨났다. 기차역도 생기고 전기도 들어왔다.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올까봐 또 걱정을 하는 둥글이 누나였다. 엄마가 곧 퇴원을 한다고 한다. 봄이 왔다. 호두나무에서 푸른빛을 보았다. 가족은 흩어지지 않고 그렇게 아빠가 없어도 둥글이누나처럼 둥글게 뭉쳐졌다. 책의 마지막의 그림을 보면서 안심이 되었다. 걱정은 더 이상은 없을 듯 다 사라진 듯하다. 참 잘 되었다.
가족을 주제로한 영화가 많다. ‘가족’, ‘가족의 탄생’ .. 난 실제의 이야기를 영화화 했던 ‘안녕, 형아’가 생각난다. 동생이 형아가 불쌍해서 우는 모습에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었다. 그렇게 영화나 책속에서나 주위에 들리는 가족이야기 등에서도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가 많다. 왜! 즐거운 가족이야기는 잘 없는 것일까. 점심도 제대로 못 먹어 고구마로 대신하던 60년대의 이야기에는 가족을 부양하기위하여 공부를 포기하는 둥굴이 누나들이 많았을 듯하다. 신해는 작가가 되었을까? 신구는 시인이 되었을까? 둥글이 누나는 아마도 행복농장을 가꾸는 엄마가 되어 있을 듯하다. 엄마는 신해와 신구 그리고 둥글이 누나의 사랑으로 건강히 잘 지낼 것 같다. 가족을 위해서 버려야 하는 것과 가족을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이 둥글이누나에겐 많았다. 그래서 어떤 때는 힘들었고 그런 둥글이 누나를 보는 나도 슬펐다. 형제가 많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욕심이 많은 요즘의 가족들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아마 앞으로는 우리가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길 것이다. 그런 좋은 안내서가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