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의 노란 우산 우리나라 그림동화 4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대교출판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눈에 익은 일러스트였다. 책을 받아보니 작년에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읽었던 곰보빵의 작가 이철환님의 글 이였고 유기훈님의 그림 이였다. 둘째 세빈이가 먼저 읽었다. 다 읽어보고는 “엄마.. 너무 슬퍼요. 손이 차갑다고 해요.” 하면서 책 속에서 비를 맞고 누워있는 채소할아버지를 가리켰다. 얼마 전 TV프로그램에서 야구선수 아빠가 죽던 날 손이 차가우면 사람이 죽은 거란 것을 아는 아이가 아빠의 손을 잡는 모습이 있었다. 세빈이는 그때의 장면을 이 책안에서 찾고 혹 채소할아버지도 죽었는지 해서 슬프다고 했다. 


시장에 장사하는 엄마를 따라서 시장엘 가는 송이는 오래된 지저분한 인형이 유일한 친구이다.  엄마가 장사하는 곳 건너 채소 할아버지에게서는 이상한 냄새가 나서 무서워한다. 엄마는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슬퍼서 그러시는 거야.” 라고 말해준다. 아이가 이해하기 가장 쉬운 말 이였고 설명다운 말 이였다. 함께 장사하시던 할머니께서 병으로 죽어 온종일 술을 마시고는 대낮에도 땅바닥에 쓰러져 잔다고 한다. 송이가 시장 구경을 하다가 넘어져 더러운 웅덩이에 인형을 빠트리고 말았다. 닭집 아저씨가 인형은 버리라면서 송이를 데리고 나온다. 재소할아버지는 송이에게 인형을 건져서 닦아준다. 송이는 이제 채소할아버지가 무섭지 않은 것 같다.


노란 우산을 쓰고 나온 송이를 보고 봄비인 듯 했는데 가을 이였다. 방앗간 처마 밑에 있는 채소할아버지에게 우산을 씌워드리지만 우산은 뒤집어지고 송이는 다시 할아버지에게 달려간다. 비에 젖은 할아버지의 다리를 처마 밑으로 끌어당기지만 힘들어 보였다. 할아버지도 송이가 온 것을 알았나보다 눈물을 흘리셨다. 차가운 할아버지 손을 잡고 울먹이는 송이가 안타깝게 보였다.


맑게 개어있는 시장에 송이 엄마가 장사를 하신다.  닭집 아저씨가 송이에게 예쁜 인형을 준다. 기뻐하는 송이에게 채소할아버지가 사주신 것이라 알려준다. 멀리 채소 할아버지가 송이의 노란 우산을 흔들며 웃고 있었다. 이젠 술에 취해 있지 않을 듯 보였다.


한상복님의 [어린이를 위한 배려]라는 제목의 책 표지에도 노란 우산의 아이가 등장한다. [배려]라는 제목의 어른들이 읽는 책에도 우산을  든 아이가 있지만 송이의 우산은 마지막 장에서도 두 개의 작은 인형을 따가운 햇살과 바람, 먼지로부터 보고해주려 받쳐져 있다. 그렇게 처음처럼 송이는 소꿉놀이를 하고 있다. 슬픈 이야기가 아닌 흐뭇한 이야기의 내용인 책속에서 채소할아버지가 송이로 인해서 할머니를 잃은 슬픔을 떨쳐버리고 앞으로는 술에 취해서 사는 일이 없을 듯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송이의 작고 노란 우산이 착한 일을 했다. 술에 취해서만 지내는 할아버지를 도와드리고 예쁜 인형도 선물 받았다. 송이는 다시 노란 우산을 받았지만 또 다른 슬퍼서 냄새나는 사람이 나타날 때도 금방 달려가 씌워줄 듯하다. 커다란 해를 반 자른 노란 반달해 같은 노란우산은 송이 얼굴과 닮아있다. 송이얼굴이 작은 아기 해처럼 보였다.  송이가 옆에 있다면 안아주고 싶다. 송이에게 착하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기분이 참 좋아지는 글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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