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 숨이 가파지지며 아빠는 저를 불렀어요. 아래층에서 세차를 하던 남동생에게 "승태야, 아빠 병원으로..빨리.."  비상깜박이를 켜고 우리는 병원에 달려갔어요.

응급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는 고무풍선같은 수동식 호흡기로 아빠의 숨을 조절해야했어요.

피를 뽑고, 약을 몇가지나 주사하고 아빠는 입에 호흡기를 꼽고는 자꾸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켰어요.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한다고 병원에서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아빠는 인공호흡기를 달아달라고 하신줄 알았죠.

엄마는 아빠가 나의 남편이 될 사람에게 손을 잡으려고 하는 것을 빼셨어요.

하늘나라로 가려고 인사를 하나하나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엄마는 벌써 알고 계셨나봐요.

고무로 만들어진 수동호흡기를 우리더러 누르라고 했는데 정말 누르기 힘들었어요.

하다가 힘들어서 타임이 늦으면 아빠는 얼굴이 새파래지셨고 그렇게 의사가 없었었던가..

인공호흡기를 달아달라고 하니 환자가 스스로 호흡 조절을 못하면 큰일이 나게된다고 하셨죠.

그리고 인공호흡기가 남아있는게 없다고 했어요. 그때 인턴사원이 저희가족을 돌보고 있다가

"한 대 있습니다." 하였어요.  얼핏 보니 정식 의사님이 인턴에게 눈치를 주는 듯.. 미웠어요.

하지만 인턴의사분은 새 인공호흡기를 가져오셨어요.  너무 고마웠어요.

아빠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로 갔고 의사선생님은 준비를 하라고 했어요.

난 집으로 잠시왔어요.  입원준비물을 챙기려고 왔다가 아래층 문열쇠가 없어서 윗층으로 갔어요.

삐삐를 두개 가지고 있었어요.  남편될사람것과 내것.. 밧데리걱정에 그냥 두개 가지고 있게 된것.

잠시 침대에 걸치고 누웠는데 전화벨소리가 요란하게 들렸어요.

벌떡 일어나서 전화기를 들었는데 아무소리가 없었어요. 순간 소름이 끼쳤어요.

그런데 또 갑자기 삐삐가 울렸어요. 진동으로 윙...하면서 한개가 울렸고

다시 다른 삐삐가 윙하고 진동으로 울렸어요. 

난 다시 소름이 끼쳤고 온몸이 쓰러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당시 삐삐를 두개다 소리로 해두었는데 진동이 되게 울렸고 아무 문자도 숫자도 없이..

"아..아빠.." 아빠는 그렇게 저에게 인사를 하고는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병원에 전화하니 방금 운명하셨다고 했고 어떻게 병원에 갔는지 몰랐어요.

지금도 그때의 삐삐의 진동사건을 생각하면 아빠가 어디선가에 날 보고 계실것만같았어요.

꿈속에서 가끔씩 저에게 오십니다.  어른들은 죽은 사람이 꿈속에 나타나면 안좋다는데

난 아빠가 오시면 같이 이야기도 하고 환한 밝은 색상에서 지냅니다.

그러고나면 더 즐거운 날이 되곤해요.  나 스스로 나에게 주문을 거는것일까요.

1남 3녀의 둘째딸인 저에게 유별나게 잘 해주셨던 아빠였어요.

아빠와 아빠의 할아버지까지 모두 기관지천식으로 돌아가셨는데

아빠도 기관치천식이 있으셔서 발작으로 돌아가신것이죠.

저도 어릴적부터 병치레를 많이해서 그래서 당신생각에 아끼셨던것이죠.

학교 다니는 내내 오토바이로 등하교를 해주셨고 직장생활에서도 그렇게 태워주시고

데릴러와주시고.. 제가 언제나 중간에 다른곳에 가는일이 없었던 탓도 있어서 였지만

손님이 혹 오실때에도 다른 형제들은 모두 다른방으로 보내고도 저를 항상 옆에 있게 했어요.

지금도 동생들은 저에게 아빠가 무남독녀처럼 키웠었다고 했어요.

두살터울로 모두 그렇게 자랐었어요. 아래 여동생과는 저와 생일이 음력으로 한날이예요.

그래서 생일파티도 같이했었지요.. 

어제 밤 꿈에서도 아빠를 만났어요. 아직도 엄마집에 가면 계실것만 같은 아빠가 너무보고싶어요.

아빠가 준비해주신 물건들이 아직도 많은데 그래서 더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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