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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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냥 닥치고 보면 된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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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어디쯤에서부터 너였는지
소담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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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둘의 나이에 그 녀석의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우재의 어머니가 유언처럼 남긴 한마디가 채정의 어깨에 책임감으로 남았다. 열다섯의 그 녀석은 진중하고 조용했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어른스러웠다. 감춰진 이면에 어떤 마음을 담고 있었는지 몰랐다. 보호자라는 이름의 무게가 채정의 미래에 다른 선택을 하게 했어도 채정은 후회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옆집으로 이사 오고 첫인사를 위해 문을 두드렸던 그 순간부터였는지도 모르겠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사고로 세상을 잃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는 다시 세상이 되어 주었다. 나 때문에 그녀의 어깨로 드리워진 무게가 미안했다. 미안하고 안타까워서 마음 한 자락 내비치지 못했다.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그저 생판 남이었던 채정과 우재가 한집에 살게 되었다. 세상은 스물둘의 채정과 열다섯의 우재를 부정이라 손가락질 했다. 세상이 뭐라 해도 둘은 떳떳했다. 그때는 동생과 보호자로 묶인 가족 같은 의미였으니까. 7년의 시간이 흐르고 다시 만난 그 녀석 우재. 소년 같기만 하던 녀석이 이제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이미 지난 시간은 이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굳건하게 지켜온 마음이 서로에게 닿기만을 바랬다. 살랑거리는 마음이 언제부터 흘렀는지 모른다. 그리움이 간절했던 시간을 돌고 돌아 만난 순간. 터질 것처럼 뛰던 심장은 제자리를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심 가득 담아 내 마음에 쏙 드는 글이다. 내 취향에 100% 부합하는 글. ㅋㅋㅋㅋㅋ 잠시 시큰둥하던 마음이 어느새 훌훌 날아가 버렸다. 전작에서 느껴지던 가벼움을 덜어내니 훨씬 더 진지하고 애잔한 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우직한 우재의 한결같은 마음에 내 마음도 덩달아 들썩들썩, 간질간질. 우재가 툭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심쿵도 여러 번. 누나는 애가 타서 살살 녹을 지경인데 이 녀석 너무 능글맞기만 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연하남이었다. 그동안 박력 터지는 연하남이 없었던 터라 내심 아쉬워하던 중에 만나 그런지 재탕도 생각날 만큼의 글이었던 것 같다. 사무실에서도 놓지 못하는 책장이 아쉬워져 괜히 섭섭하기도 했다. 마무리에서 살짝 느껴지는 아쉬움은 뒤로 하고 마성의 연하남 우재를 한번쯤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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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 : 악마의 서재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20
이수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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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다 기대가 많이 사라진 블랙라벨클럽 시리즈의 책이다. ‘귀왕의 꽃으로 처음 대면했던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소재의 이야기라 얇은 귀는 팔랑팔랑. 책을 받고서는 김이 팍 새버려 애초의 기대가 말끔히 사라졌었다. 사라졌던 기대감이 살짝 미안해질 만큼 괜찮게 읽은 책이라 다행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

 

19세기 말, ‘리틀 가든이라는 해안가 작은 마을에 도서관이 생겼다. 입은 옷도, 끌고 다니는 마차도 온통 검은색 일색인 사내는 마샤가 운영하는 꽃집을 방문했다. 자신을 미스터라고 소개한 남자는 도서관에 어울릴 만한 화초를 추천해주길 바랬고, 마샤는 몬스테라라는 이름의 식물을 추천한다. 기이하고 괴이한 책들을 모아놓은 도서관이라는 미스터의 말에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마샤는 이것을 계기로 도서관에서 일을 하기로 한다.

 

챕터마다 고전이 하나씩 등장한다. 하나는 아니고 꽤 여러 개가 등장. 아무튼 그 고전을 중심으로 마을에 사건이 하나씩 일어나는데 도서관 사서인 마샤와 미스터가 얽히면서 사건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내용은 자세히 몰라도 제목은 익숙한 고전들을 모티브 삼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챕터마다 다루는 고전의 기묘함과 더불어 으스스한 분위기로 무장한 채 시종일관 호기심을 살살 건드린다. 게다가 빠른 장면전환으로 조금만 한 눈을 팔아도 놓치기 일쑤.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가기 바쁘다.

 

선과 악의 대립이라 하기엔 선한 사람들의 활약이 극히 미미하다. 선과 악의 경계도 불분명하고. 남자 주인공인 미스터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자 주인공인 마샤 또한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다. 결말 즈음에 가서야 드러나는 비밀들이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진 못해도 궁금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개운해진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고전을 중심으로 각색한 영화나 책들은 많다. 젠틀맨 리그, 반헬싱 같은 비슷한 영화의 단편적인 이미지들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워낙 좋아하는 소재이고 꼭 챙겨서라도 보는 괴이한 존재의 관한 이야기라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만 아니었다면 더 즐겁게 읽혔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어도 상쇄할 만큼의 재미 요소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본편과 외전에 살짝 등장했다 사라진 채록가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하고. 부디 건필해서 다음 이야기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 서평은 '디앤씨'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몬스테라:악마의 서재>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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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주진욱
소피박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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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이 끌렸던 이유 중에 하나가 아나운서라는 남자 주인공의 직업 때문이었던 것 같다. 흔히 볼 수 없는 직업군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선망의 대상이자 진중하고 젠틀한 느낌이 좋아 나도 모르게 늘 꿈꾸는 남자이기도 하니까.

 

세린에게는 대학시절 열렬히 짝사랑하던 선배가 있었다. 선배의 모진 말에 깊은 상처를 받고 공부를 핑계로 멀리 떠나 버렸다. 선배를 잊기 위한 일념으로, 뒤늦게 타오르는 일에 대한 열정으로 악착같이 매달렸다. 그 결과 세계에서 알아주는 슈즈디자이너로 성공한 세린은 화려하게 귀환했다. 몰려드는 인터뷰에 정신없을 때에 선배가 앵커로 근무한다는 방송국의 토크쇼에 출연을 하기로 한 세린.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를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혹시나 그와 마주칠까 그녀의 심장은 두근두근. 그를 만날 생각에 그나마 챙기고 있던 정신도 사라질 판이다.

 

그 남자, 주진욱. 그때는 몰랐었다. 그녀가 주는 사랑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늘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이기적인 마음이 그녀에게 상처가 되는 줄도 몰랐다. 뒤늦게 그녀가 떠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정말로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8년이란 긴 시간을 돌고 돌아 드디어 만났다. 그때 받았던 사랑을 되돌려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녀를 곁에 꼭 잡아두어야 하는데 이 여자,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시종일관 단내를 풀풀 풍기는 두 남녀를 보고 있자니 문득 내 손발의 안녕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애초 기대와 달리 달콤한 냄새가 진동하는 글에 못된 심보가 발동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큰 위기 없이, 악한 사람들 없이 세린과 진욱의 사랑에만 포커스를 맞춘 글이어서 달달한 건 어쩌면 당연한 얘기.

 

재미의 여부를 떠나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글이다. 차라리 호흡이 짧은 중편이었다면 이 아쉬움이 덜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지나치게 달달한 글에 색안경을 끼게 되는 내 탓이 제일 큰 것 같지만. 부디 건필해서 다음엔 더 좋은 작품으로 만나길 바라본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응원하고픈 마음은 가득이니 꼭 다시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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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익숙한
심윤서 지음 / 가하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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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묻는다. 너의 인생 영화는 무엇이냐고. 나는 그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한다. ‘러브 액츄얼리라고. 질문하는 사람이 바뀌어도 늘 나의 대답은 똑같다. <낯설지만 익숙한> 속의 갑이가 너무 낯이 익었다.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을 한 갑이가 불편하면서도 반가웠던 건 아마 영화 속의 사라 때문이었을 거다. 심각한 불안 증세에 시달리는 오빠의 시도 때도 없는 전화에 짝사랑하는 남자와 격한 키스를 하다가도 오빠에게 달려가야만 했던 사라의 모습이 내내 머릿속을 떠다녔다. 낯설지만 익숙한 갑이의 모습과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라의 쓸쓸한 모습이 겹쳐져, 혹시 갑이도 사라처럼 쓸쓸하게 될까 안절부절, 못난 마음만 탓했더랬다.

 

세상의 잣대로 결코 평범하지도, 평범할 수도 없는 준이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갑이 때문이었다. 엄마와 영화를 보며 슬픔과 기쁨을 공부하던 어린 소년은 어른이 되어서도 감정이란 것에 무지했다. 감정적인 결함으로 타인을 만나는 것은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 투성이었다. 그런 모든 것을 감수하고 준이의 홀로서기가 가능했던 건 바로 사랑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 덕분이 아니었을까.

 

서 을녕, 너란 남자. 이기적이게도 갑이만을 간절히 원한 남자. 끓어오르는 청춘의 열정만으로 갑이를 사랑하기엔 그때 이 남자의 그릇은 작았는지도 모르겠다. 7년 전, 이기적인 욕심으로 갑이에게 나를 잊으라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 갑이의 무심한 눈빛을 마주했을 때 을녕은 그제서야 실감했다. 갑이가 정말로 나를 지워 버렸다고. 갑이의 기억 속에는 을녕이란 남자가 없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7년의 시간이 갑이와 을녕의 앞에 놓인 높은 벽이었다. 을녕은 욕심 때문에, 갑이는 미안함 때문에 서로를 놓아주어야만 했던 안타까운 시간들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은 게 아닐까. 을녕은 진지한 고민 끝에 용기를 내기로 한다. 갑이의 진심을 마주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돌아온 을녕의 마음이 아릿하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이들의 사랑에 젖어 들었다. 금방 그치리라 생각했던 가랑비는 소나기가 되어 흠뻑 적셨다. 나도 모르게 차올랐던 뜨거워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울컥해 버렸다. 갑이와 을녕, 준이와 은하가 보여주는 사랑에 따뜻해지던 마음들. 갈무리하지 못한 감정들이 툭툭 튀어 올라와 혼란스러워도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증명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거, 낯설지만 익숙한 사랑. 태양에서 세 번째 돌 위에서 갑이와 을녕이도, 준이와 은하도, 나도, 당신도, 우리도 사랑을 한다. 가슴 저미도록 찬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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