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 : 악마의 서재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20
이수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처음보다 기대가 많이 사라진 블랙라벨클럽 시리즈의 책이다. ‘귀왕의 꽃으로 처음 대면했던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소재의 이야기라 얇은 귀는 팔랑팔랑. 책을 받고서는 김이 팍 새버려 애초의 기대가 말끔히 사라졌었다. 사라졌던 기대감이 살짝 미안해질 만큼 괜찮게 읽은 책이라 다행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

 

19세기 말, ‘리틀 가든이라는 해안가 작은 마을에 도서관이 생겼다. 입은 옷도, 끌고 다니는 마차도 온통 검은색 일색인 사내는 마샤가 운영하는 꽃집을 방문했다. 자신을 미스터라고 소개한 남자는 도서관에 어울릴 만한 화초를 추천해주길 바랬고, 마샤는 몬스테라라는 이름의 식물을 추천한다. 기이하고 괴이한 책들을 모아놓은 도서관이라는 미스터의 말에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마샤는 이것을 계기로 도서관에서 일을 하기로 한다.

 

챕터마다 고전이 하나씩 등장한다. 하나는 아니고 꽤 여러 개가 등장. 아무튼 그 고전을 중심으로 마을에 사건이 하나씩 일어나는데 도서관 사서인 마샤와 미스터가 얽히면서 사건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내용은 자세히 몰라도 제목은 익숙한 고전들을 모티브 삼아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 챕터마다 다루는 고전의 기묘함과 더불어 으스스한 분위기로 무장한 채 시종일관 호기심을 살살 건드린다. 게다가 빠른 장면전환으로 조금만 한 눈을 팔아도 놓치기 일쑤. 정신 바짝 차리고 따라가기 바쁘다.

 

선과 악의 대립이라 하기엔 선한 사람들의 활약이 극히 미미하다. 선과 악의 경계도 불분명하고. 남자 주인공인 미스터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자 주인공인 마샤 또한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다. 결말 즈음에 가서야 드러나는 비밀들이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진 못해도 궁금했던 마음은 어느 정도 개운해진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고전을 중심으로 각색한 영화나 책들은 많다. 젠틀맨 리그, 반헬싱 같은 비슷한 영화의 단편적인 이미지들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워낙 좋아하는 소재이고 꼭 챙겨서라도 보는 괴이한 존재의 관한 이야기라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느낌만 아니었다면 더 즐겁게 읽혔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어도 상쇄할 만큼의 재미 요소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본편과 외전에 살짝 등장했다 사라진 채록가의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지기도 하고. 부디 건필해서 다음 이야기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 서평은 '디앤씨'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몬스테라:악마의 서재>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