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언젠가 느껴본 적 있는 감각이었다. 죄의식을 동반한 저릿한 쾌감. 그 기시감의 정체를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지독하고 뜨겁고 불온하며 그래서 더더욱 허무한, 어떤모럴.떨쳐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미 일어난 일은 없던 일이 될 수 없으니까. - P65
뉴욕의 야경과 위암이라니, 얼마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가. 둥둥 떠다니는 이상과 현실의 밑바닥을 동시에 느낀 밤이었다. 하루라도 더 행복하기 위해 떠나왔지만, 감당해야 할 현실이 계속 우리를 따라다녔다. 행복과 불안이 동전의 양면처럼 맞붙어 있었다. - P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