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늦은 사랑
김리원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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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키웠던 사랑을 술기운에 빌려 고백하던 날부터 시작되었던 강혁과의 관계. 1년이었다. 마음이 아닌 몸만 나누던 관계였어도 단영은 강혁과 함께여서 행복했었다. 집안의 강요로 선을 보기 시작하던 강혁에게 버림받을까 두려웠던 단영은 결혼한다는 거짓말로 이별을 고한다. 강혁에게 자신의 사랑을 강요할 수 없었던 단영은 늘 약자였다. 끝이 정해져 있는 만남이었다. 단영이 먼저 시작한 사랑이지만 이별도 그녀가 먼저였다.

 

단영이 결혼을 한단다. 흔들리는 눈빛으로 내가 아닌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얘기하는 단영. 단영을 놓아주는 것이 자신과의 사이에서는 이미 정해져 있었던 일이었다. 통보에 가까운 단영의 말이 아프게 들리는 건 왜일까.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이다. 그럼에도 그녀를 놓아줘야만 한다. 슬며시 눈을 뜨는 단영을 향한 감정을 내보이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걸까.

 

이별부터 시작하는 사랑이야기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호기심이 호감으로 변하고 사랑으로 커가는 과정이 아니라 정해진 이별의 끝에서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 그래서 그랬나보다. 처음부터 아릿하게 만들던 분위기가 내내 이어가다 보니 기까지 쏙 빨리는 느낌. 덤덤하게 써내려갔지만 단영의 마음이 바늘처럼 콕콕 쑤셔온다. 단영과의 관계에서 늘 우위에 있었던 강혁의 뒤늦은 후회도 애틋하기만 했고. 사랑 앞에 강자는 없다는 말이 새삼 달리 느껴지더라.

 

역시 후회남은 여주가 안달복달하게 만들어야 재미있나 보다. 진한 후회를 하는 강혁의 모습에 고소하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말이다. 이별을 준비하는 단영의 애잔한 마음, 돌아서는 단영을 잡지 못하고 후회하는 강혁. 이 둘만으로도 애틋한 감정들이 차고 넘친다. 글에 힘을 좀 뺐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긴 해도 이만하면 즐기기엔 무리가 없다고 본다. 집에 랩핑채로 책장에 꽂아둔 작가의 다른 책을 얼른 만나보련다.

 

 

본 서평은 '디앤씨'가 로사사에서 진행한 <나쁜 남자 늦은 사랑>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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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지 않아도 괜찮아
언재호야.윤난 지음 / 스칼렛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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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일보의 정치부 기자 이은수. 여러 사람을 곤란하게 하던 기사 때문에 리빙 파트로 좌천되었다. 나름 특종도 잡았고 커리어도 쌓을 만큼 쌓았던 은수에게 그릇이 어쩌고, 테이블 셋팅이 어쩌고, 음식이 어쩌고, 이게 그녀에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음식은 그저 사람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그녀에게 미션이 하나 떨어진다. 국내 최고의 레스토랑 비쥬 블랑쉐의 사장이자 수석 쉐프인 데이비드 류의 인터뷰를 따올 것!

 

출중한 외모와 훌륭한 실력을 겸비하고 있음에도 외부로의 노출을 극히 꺼려하는 쉐프, 데이비드 류, 한국 이름은 류 승제. 이 남자의 인터뷰 따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가깝다. 정치부로의 복귀 욕심에 의욕 넘치는 이은수 기자는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들이대기에 여념이 없다.

 

쉐프인 승제 때문에 등장하는 상상속의 프랑스 요리들과 친숙하다 못해 우리 집 냉장고를 열어 보면 있을 것 같은 편의점 주전부리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닌다. 음식 이름을 달고 있는 소제목들은 소소한 재미.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컵라면에 물을 붓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승제가 은수의 매 끼니를 챙기며 MSG에 중독된 저렴한 입맛을 고급화 시키면서 본격 먹방이 시작된다. 오밤중에 야식을 소환하게 만드는 나쁜 승제. ㅋㅋㅋㅋ

 

은수와 승제의 시점 변화 때문에 살짝 산만하던 초반을 제외하곤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었을 정도로 몰입감은 좋았다. 벽돌 두께를 자랑하는 500쪽 분량이 아쉬워질 정도. 애초에 두 권짜리에 담겼을 내용을 판형이 커진 한 권으로 과감히 쳐내면서 사라진 이야기들이 궁금해지더라. , 중반과 후반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린다. 은수와 승제가 투닥거리며 호감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들이 초, 중반의 달달함을 책임지고 있었다면 던져두었던 떡밥들이 회수되면서 빠르게 내달리는 후반은 무게를 더하며 앞을 가늠할 수 없게 된다.

 

서로 모자란 부분을 채워가며 서로의 합을 이루는 게 공저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달콤하지 않아도 괜찮아>는 두 작가가 같이 씀으로 인해 공저의 미덕이 시너지가 되어 빛을 발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한 균형을 보여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꼈던 시간이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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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밤, 네가 내게로 왔다
소담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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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강박 증세가 있는 유안. 남친과의 이별 후 1.

사촌 언니의 충고로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유안이 자신의 모든 것을 두고 오기로 한 곳은 인도네시아의 코타키나발루였다.

그 곳에서 만난 한 남자.

느물대며 다가온 남자와의 하룻밤.

눈을 떠 보니 침대에 유안 혼자 덩그러니 남았다.

 

아무래도 이 소설의 치명적인 단점은 설정이었던 것 같다.

여행에서 만난 남자와의 로맨스, 여자들이 꿈에 그리는 판타지 중에 하나다.

초반, 코타키나발루에서의 꿈같던 시간들이 현실로 돌아오면서 느껴지던 정체모를 느낌.

클리셰라고 해도 납득하기 힘든 식상한 에피소드들.

출장요리와 장미 꽃다발이 웬 말이냐!!!!! 이런! 코타!!

여행지에서 하룻밤을 보낸 남자의 정체는 재벌 3.

오글거려 손발의 안녕이 문득 궁금해지는 남주, 민재 씨의 대사들. 이런! 키타!!

느물도 좋고, 능글도 좋고, 여유도 좋고, 장난도 좋지만,

버터도 적당히 버무려야 제 맛인데 과유불급. 이런! 발루!!

 

문장력 좋다. 완급조절도 괜찮았고.

진지한 분위기에 지나치게 가벼운 설정 때문에 있던 점수마저 없어질 판.

분위기는 애잔+잔잔인데, 설정이 달달코믹러브였나 보다.

장점이 분명,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데 단점에 가려져 빛을 못 본 케이스.

아쉽다.

 

그래도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에 리스트 업.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보겠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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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관계
서정윤 지음 / 스칼렛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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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을 따라 산()에 올랐던 인영과 정한. 그들의 첫 만남이었다. 그들은 사돈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인영에게는 언니의 상견례 자리였고 성한에게는 동생의 상견례 자리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미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애써 갈무리했다. 그 후 1년 사이 사돈의 관계는 처참히 깨져버렸다.

 

일 때문에 들른 백화점에서 우연히 성한과 마주한 인영. 뜻 모를 성한의 제안을 받아들인 인영은 마지막 저녁식사 후 성한에게서 봉투를 하나 받는다. 봉투 안에 있던 건 호텔 룸 키. 성한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은 인영은 불같이 화를 내며 호텔을 벗어나지만 크기를 불려가는 이상한 끌림에 그를 찾아 다시 호텔로 돌아간다.

 

서로의 집안에 상처가 되었던 이혼이 인영과 정한에게는 족쇄가 되어 이들을 옭아매었다. 이제는 아무런 상관없는 남인데도 불구하고 생채기로만 남은 집안의 이혼 때문에 성한과 인영은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도 조심스러웠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임을 둘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죄책감 속에서 어렵게 서로를 받아들인다. 과거 사돈이었던 불편한 관계로 시작된 사랑. 위태롭기만 한 사랑이 깨질까 봐 감히 사랑한다는 고백도 못하는 성한과 인영. 하지만 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사랑 그깟 게 대체 뭐라고. 그냥 마음 편하게 사랑하게 해주면 안 되냐고 기도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들의 정해진 미래가 짠하고 짠해서 한숨이 폭폭 내쉬어진다. 마음껏 사랑하지도, 곁에 있어주지도 못하는 허울뿐인 사랑. 그렇게 아플 수가 없다. 시계 대신 시간을 묻고 싶었다던 성한의 마음이 너무 사무치더라.

 

19금을 달고 나온 소설이다. 마음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이 서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초반에 등장하는 장소불문의 씬들이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라도 서로를 소유해야만 죄책감 속에서 잠시라도 살 것 같았으니까. 결말까지 불안하게 만들던 이들의 미래에 마음속은 꽤나 불편했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했던 만큼의 보상은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좀 미묘하던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게 만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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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사랑은 아무도 모르게 꽃핀다
하정우 지음 / 가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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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를 맡았던 버스회사의 피해자에게 닥친 상황이 안타까워 작은 도움을 준 희은. 변호사로서 직업윤리에 반한 일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선협이 꼬투리를 잡아 협박을 한다. 자신과 열 번의 밤을 보내달라는 협박이 정말 이상하지만 자신의 직업을 지키기 위해 선협의 제안에 응하기로 한다. 선협의 협박으로 시작된 열 번의 밤. 어느새 희은은 즐기고 있었고 선협을 마음에 담아버렸다.

 

선협은 지안과 같은 로펌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조사원이다. 나이는 희은보다 어리지만 타인과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기도 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선협은 무엇보다 조사원이라는 직업에 더 없이 훌륭하게 맡은 일처리가 깔끔하다. 갖고 있는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 정체가 의심스러울 정도. 희은은 그런 모습의 선협을 알고 있었는데 밤에 만나는 선협은 낯설기 그지없다.

 

열 번의 밤. 선협은 희은만을 위해 존재하는 남자 같다. 쓰고 있던 가면을 훌훌 벗은 듯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그의 모습에 희은은 절정만을 향해 내달린다. 밤은 오롯이 그들의 것이었고, 쾌락과 뜨거운 체온만이 존재하는 이들의 밤. 열 번의 밤에 뜨거운 열기로 피어나는 사랑이 선협과 희은을 거세게 흔들어 댄다.

 

역시 남자는 연하남이 최고라고 외칠지도 모른다. 애초에 별 다른 정보 없이 연하남이라는 키워드에 혹해 읽기 시작했다. (연하남 좋아합니다... >_< 깨알 같은 취향 어필!!) 체력이면 체력, 테크닉이면 테크닉. 무엇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한 이 남자. 조금 거슬리는 게 있다면 선협의 정체랄까. 그것 또한 퐁퐁 샘솟는 애정으로 봐주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렇다고 선협의 매력만이 전부인 이야기가 아니다. 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리드도 할 줄 아는 그녀, 희은! 화끈하고 멋지다!! ㅋㅋㅋ

 

강렬하고 후끈한 분위기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뜨겁던 분위기가 중반 이후 잠시 사그라져도 처음의 열기가 식은 건 아니라 뭉근한 열기에도 책장은 쉬이 넘어간다. 씬만 난무하는 19금이 아닌 희은만을 바라보는 여주바라기 선협이 있어 조금 더 특별해진 19금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19금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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