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관계
서정윤 지음 / 스칼렛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지인을 따라 산()에 올랐던 인영과 정한. 그들의 첫 만남이었다. 그들은 사돈이라는 이름으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인영에게는 언니의 상견례 자리였고 성한에게는 동생의 상견례 자리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미묘하게 끌리는 감정을 애써 갈무리했다. 그 후 1년 사이 사돈의 관계는 처참히 깨져버렸다.

 

일 때문에 들른 백화점에서 우연히 성한과 마주한 인영. 뜻 모를 성한의 제안을 받아들인 인영은 마지막 저녁식사 후 성한에게서 봉투를 하나 받는다. 봉투 안에 있던 건 호텔 룸 키. 성한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은 인영은 불같이 화를 내며 호텔을 벗어나지만 크기를 불려가는 이상한 끌림에 그를 찾아 다시 호텔로 돌아간다.

 

서로의 집안에 상처가 되었던 이혼이 인영과 정한에게는 족쇄가 되어 이들을 옭아매었다. 이제는 아무런 상관없는 남인데도 불구하고 생채기로만 남은 집안의 이혼 때문에 성한과 인영은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리면서도 조심스러웠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임을 둘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죄책감 속에서 어렵게 서로를 받아들인다. 과거 사돈이었던 불편한 관계로 시작된 사랑. 위태롭기만 한 사랑이 깨질까 봐 감히 사랑한다는 고백도 못하는 성한과 인영. 하지만 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사랑 그깟 게 대체 뭐라고. 그냥 마음 편하게 사랑하게 해주면 안 되냐고 기도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들의 정해진 미래가 짠하고 짠해서 한숨이 폭폭 내쉬어진다. 마음껏 사랑하지도, 곁에 있어주지도 못하는 허울뿐인 사랑. 그렇게 아플 수가 없다. 시계 대신 시간을 묻고 싶었다던 성한의 마음이 너무 사무치더라.

 

19금을 달고 나온 소설이다. 마음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이들이 서로를 확인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은 초반에 등장하는 장소불문의 씬들이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라도 서로를 소유해야만 죄책감 속에서 잠시라도 살 것 같았으니까. 결말까지 불안하게 만들던 이들의 미래에 마음속은 꽤나 불편했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했던 만큼의 보상은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좀 미묘하던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궁금하게 만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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