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어필 드라마
김나혜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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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앞에서 우연히 만나 인사만 나눴는데 결혼 스캔들이 터졌다. 잘생긴 외모와 출중한 연기로 톱 배우 반열에 오른 인하와 CF로 인지도를 높이며 이제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 혜원의 모습이 찍힌 사진 한 장에 온 나라가 들썩인다. 그것도 그럴 것이 최근 민감하게 날이 서 있는 대중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 있었고 해프닝이라 웃으며 넘어갈 사안이 되지 못함을 인하는 깨닫는다. 거기에 혜원의 엄마는 강압적으로 결혼을 몰아 세웠고 인하와 혜원은 그렇게 연애 없이 결혼을 하기에 이른다.

 

발등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 한 결혼이었다. 우연히 만나면 인사만 나눌 정도의 아주 얇은 친분의 선후배 사이였던 인하와 혜원.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감행한 결혼이었지만 어느새 둘은 서로를 곁에 두고 사랑하게 되었다. 결혼 이후 연예 활동을 접었던 혜원과 바쁜 일상을 지내던 인하에게 드라마 섭외가 들어온다. 이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에 주연으로 캐스팅 된 이들. 거짓으로 시작된 부부 사이에 아무리 드라마라도 이혼이라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책 소개를 보고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전개를 보인다. 사랑 없는 강제 결혼을 하게 된 두 배우가 이혼 소재의 드라마를 찍으며 없던 사랑이 솔솔 생기는 그런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처음에는 그랬다. 역시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거라고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에 잠시 당황. 달달하기만 한 인하와 혜원의 결혼생활은 고저 없이 평화롭다. 같이 드라마를 찍으며 생기는 에피소드들도 소소하다. 소소하기 보다는 있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라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이야기들만 있다고 해야 하나. 가끔 인하가 혜원을 향해 드러내는 소유욕 가득한 에피소드들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부족하지 않지만 그것 외에는 조금 심심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선 결혼 후 연애라는 키워드에 이만큼 어울리는 이야기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전부라서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소재에 특별한 양념이 없어서 그런 것도 같고. 기대만큼, 생각만큼 아니었지만 달달한 이들의 결혼생활을 엿보는 재미는 쏠쏠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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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우리는 누군가의 별이 되고, 그리하여 우리는 누군가의 꽃이 된다
요셉 지음 / 도서출판 오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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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는지도 몰랐던 짝사랑. 매화는 친구인 도연을 짝사랑했다.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친구라는 경계선 안에만 머물렀다. 도연의 친한 친구라는 자리라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감정을 속였다.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 한 자락 내비칠 용기도 없었다. 그게 어쩌면 부질없는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힘들게 지켜온 짝사랑이었던 만큼 15년의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한 지금이 오히려 덤덤하고 담담하다.

 

32살의 도연. 홍여사는 불안했던 자신 결혼생활 때문에 도연에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결혼을 바랬다. 연애는 했지만 사랑을 불신했던 도연은 엄마의 등살에 매화에게 위장연애를 제안한다. 매화는 15년의 짝사랑을 그만두기로 한 지금, 더 이상 타오를 것도 없는 지금이 도연의 제안을 받아들이기에 딱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도연은 타인과의 관계에선 예만한 감각을 세우며 친한 듯 친하지 않은 듯 선을 그었다. 그런 그가 절친인 준혁과 매화 앞에서는 무장해제가 되었다. 되지도 않는 소유욕을 드러내며 준혁을 집착했고 매화에게는 한 없이 다정하게 굴었다. 내 사람이라는 이유로 도연은 매화에게 과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도연은 몰랐을 거다. 자신의 감정을. 같이 지낸 시간이 얼마인데 그것도 몰랐냐고 도연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애처로운 짝사랑을 하고 있던 매화가 덜 안쓰러운 것도 다정한 도연 때문이 아니었을까.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온 도연. 매화를 아프게 하고 시리게 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은 아마 확실히 할 거라고 믿는다. ^.^

 

요셉. 나에게는 좀 특별한 작가다. <포식자의 다섯 번째 손가락>으로 처음 만났지만 불호를 외쳤었다. 250쪽짜리의 중편이었지만 400쪽짜리 책만큼 진한 농도의 여운을 남겼던 <문은 열리는 순간>으로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별그꽃을 읽은 지금 읽다 덮은 <포식자의 다섯 번째 손가락>이 간절해진다. 다시 볼 수 있을지 요원한 지금, 참 슬프다.

 

각설하고, 나에게는 특별한 작가인 만큼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랑의 시작점은 분명 달랐지만 결승점이 같아지는 순간, 재미와 만족도는 배가 되었다. 씁쓸하면서도 단내 나는 이 글에 충만해지는 것도 다 그래서다. 묵직한 여운에 몸이 달아 절판 책을 찾아 헤매게 되는 아주 나쁜 부작용이 생기지만 말이다. ㅋㅋㅋㅋ

 

 

p.240

증명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내 사랑은 숭고하지 않아. 네 마음만 얻고 싶은 게 아니야. 네 전부를 원해. 어떻게 사랑인 줄 알게 되었느냐고 물었지?”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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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오아시스 1
나자혜 지음 / 가하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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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오아시스 오만 무스카트 지점. 수민은 다른 세상으로의 비상을 위해 호텔 총지배인으로써의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 갑작스럽게 걸려온 회장님의 전화를 받고 3개월의 유예 시간을 갖게 된다. 서울에서 오만 무스카트 지점으로 발령이 난 지완을 공항으로 마중 나간 수민. 11년이 흘러 호텔 오아시스 그룹의 전략기획팀 이사가 된 지완의 비서로 그를 만난다.

 

지완과 수민은 11년 전 우연히 만난 적이 있었다. 비오는 날 엘리베이터에서의 만남은 강렬했고 이들에게 남겨진 건 서로에 대한 호기심이었을 거다. 시간이 흐르며 호기심이 호감으로 변해버렸다. 어느새 살며시 변해버린 호감을 감지하지 못했던 거였다. 서로가 분명히 끌리고 있음에도 섣불리 손을 잡지 못했다. 지완의 애틋한 마음을 밀어내기만 하던 수민은 결국 오랜 시간 돌고 돌아 마주 서기로 한다.

 

한 사람씩 태울 때마다 갖고 있는 시간을 조금씩 태운다는 늙은 낙타 히미, 두 다리를 잃고 넓은 바다로 거침없이 헤엄쳐 나가는 절름발이 게 꾸미, 안녕하지 못해도 안녕한 척. 안녕 이상의 감정이 있어도 안녕하세요, 하며 그게 전부인 척 하는 수민과 지완.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둥둥 울려댄다.

 

머리에, 가슴에, 기억에 유독 깊게 남겨진 단어들이 있다. 소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이 지완과 수민에게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는 순간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고, 사랑할 거라고 믿는다. 단단하게 맞물린 손가락이 오래오래 떨어지지 말기를, 열사의 사막에서도 온전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로가 서로에게 쉬어갈 수 있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어주어 고맙다. 슈크란 이수민, 슈크란 민지완, 슈크란 꿈꾸는 오아시스’, 슈크란 우리 모두.

 

 

p.135(2)

"지금 이 순간이. 사랑받는 건 세상에서 가장 완전무결한 권력이거든.“

 

p.290(2)

사는 것은 시간을 조금씩 태우는 것. 가끔은 흔들리고 휘청거린다 할지라도,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미약하면 미약한 대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짊어지는 것. 그 삶은 내가 나를 믿는 만큼 위대하고 내가 나를 의심하는 것만큼 초라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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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벗다
이파람 지음 / 스칼렛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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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이 뿜어대는 가스에 너덜너덜한 얇은 옷만 걸친 채 한 겨울 집밖으로 내몰렸다. 크리스마스였던 그 날, 산타에게 빌었다. 빨리 죽게 해 달라고... 저주같던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가은은 대학생이 되어서도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았다. 치료할 돈이 없어 엄마는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알콜중독자 아빠,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는 오빠. 가은에게 가족은 버릴 수만 있다면 버리고 싶은 존재였다.

 

그녀가 알바를 하고 있던 커피숍에서의 만남은 강렬했다. 동생 현준과 헤어짐의 댓가로 당당하게 돈을 요구하던 당돌한 그녀. 동생의 여자친구를 어느새 마음에 담아버렸다. 이성으로 통제하기 힘든 미묘했던 감정이 크기를 불려가며 온통 그녀 생각뿐이다. 빈틈없이 완벽한 그의 삶에 격한 파동을 일으키는 가은을 가질 수만 있다면 이 남자, 현우는 무엇이든 할 계획이다.

 

끝을 정해놓고 하는 사랑은 없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느껴지는 현우와의 차이로 가은은 이 남자와 연애는 하되 미리 이별의 준비를 한다. 현우와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작은 여지조차 두지 않는다. 가은과의 사랑을 목말라하는 현우는 항상 한 발짝 물러나 있는 가은이 안타깝지만 애써 자신의 품에 가둬두려 하지 않는다. 현우가 보여주는 애달픈 사랑이 가은에게 얼마나 따뜻한 온기가 되는지 그도, 그녀도 짐작하기 힘들다.

 

찢어지게 가난한 나이 어린 여자 주인공과 재벌 3세 후계자 남자 주인공이 나온다는 것만 봐도 전체적인 줄거리가 쉽게 예상될 정도로 뻔하고 뻔한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렇게 뻔한 이야기에 새벽까지 날 새는 줄 모르고 읽었다.

 

신데렐라 스토리, 신파 같은 이야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진부한 설정임에도 빠져든 건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현우와 당차고 똑똑한 가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사랑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꾸었을, 꿈같은 이야기다. 욕하면서 보는 막장 드라마가 재밌듯이 뻔하디 뻔한 이야기가 재밌는 것도 분명 이유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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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1
문은숙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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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의 나이의 사유는 돈 몇 푼에 한조에게 팔려 왔다. 비정하게 딸을 버린 아버지를 붙잡고 싶었지만 한조의 개들이 팔을 물어뜯는 바람에 아버지를 잡지도 못했다. 한조의 소유물로 참혹한 폭력을 견디며 모멸 찬 12년의 시간이 흘렀다. 가슴 속 깊이 숨겨둔 증오는 시간을 더할수록 점점 깊어져만 간다. 그런 사유에게 동화 속 왕자님처럼 멋지게 등장한 동화라는 이름의 아이. 지옥과도 같던 사유의 삶에 동화는 작은 위로가 되어 준다.

 

한조는 자신의 방식대로 사유를 다뤘다. 철저하게 자신의 소유물로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사유가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이면 거침없이 괴롭혔다. 소유욕이라고 하기엔 너무 지나친 한조의 방식은 사유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고 비틀린 소유욕의 댓가로 사유는 복수를 꿈꾸었다.

 

한조가 사유에게 보여주는 모습을 과연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1권과 2권의 차이가 조금 있지만 그것을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이해하기에도, 납득하기에도 어려운 한조가 사유를 사랑하는 방법. 하지만 결국에는 세상에 이런 지독한 사랑도 있다고 설득 당하고 만다. 잔뜩 비틀려 있는 한조가 많이 서툴렀던 것뿐이라고, 그렇게 말이다.

 

처음에는 이런 개객끼를 연발하다가 사유의 반전으로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푹 빠져들었다. 행간과 행간 사이에 숨어있는 한조의 애달픈 사랑 찾기에 열을 올리기도 했고. 동전은 서로 다른 면이 만나 완성된다. 사이좋게 다른 면으로 만났으면 좋았을 한조와 사유. 절름발이와 같은 이들은 비슷하다 못해 정말 똑같아서 서로를 그렇게 힘들게 했나 보다. 끝나고 보니 이런 한조와 사유라서 가능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p.218

"별이 없는 밤은 아무 의미가 없어.“

사유는 내 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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