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우리는 누군가의 별이 되고, 그리하여 우리는 누군가의 꽃이 된다
요셉 지음 / 도서출판 오후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언제부터였는지도 몰랐던 짝사랑. 매화는 친구인 도연을 짝사랑했다.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친구라는 경계선 안에만 머물렀다. 도연의 친한 친구라는 자리라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감정을 속였다.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 한 자락 내비칠 용기도 없었다. 그게 어쩌면 부질없는 욕심이었는지도 모른다. 힘들게 지켜온 짝사랑이었던 만큼 15년의 마침표를 찍기로 결심한 지금이 오히려 덤덤하고 담담하다.

 

32살의 도연. 홍여사는 불안했던 자신 결혼생활 때문에 도연에게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결혼을 바랬다. 연애는 했지만 사랑을 불신했던 도연은 엄마의 등살에 매화에게 위장연애를 제안한다. 매화는 15년의 짝사랑을 그만두기로 한 지금, 더 이상 타오를 것도 없는 지금이 도연의 제안을 받아들이기에 딱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도연은 타인과의 관계에선 예만한 감각을 세우며 친한 듯 친하지 않은 듯 선을 그었다. 그런 그가 절친인 준혁과 매화 앞에서는 무장해제가 되었다. 되지도 않는 소유욕을 드러내며 준혁을 집착했고 매화에게는 한 없이 다정하게 굴었다. 내 사람이라는 이유로 도연은 매화에게 과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쩌면 그게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도연은 몰랐을 거다. 자신의 감정을. 같이 지낸 시간이 얼마인데 그것도 몰랐냐고 도연을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애처로운 짝사랑을 하고 있던 매화가 덜 안쓰러운 것도 다정한 도연 때문이 아니었을까.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온 도연. 매화를 아프게 하고 시리게 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은 아마 확실히 할 거라고 믿는다. ^.^

 

요셉. 나에게는 좀 특별한 작가다. <포식자의 다섯 번째 손가락>으로 처음 만났지만 불호를 외쳤었다. 250쪽짜리의 중편이었지만 400쪽짜리 책만큼 진한 농도의 여운을 남겼던 <문은 열리는 순간>으로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별그꽃을 읽은 지금 읽다 덮은 <포식자의 다섯 번째 손가락>이 간절해진다. 다시 볼 수 있을지 요원한 지금, 참 슬프다.

 

각설하고, 나에게는 특별한 작가인 만큼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사랑의 시작점은 분명 달랐지만 결승점이 같아지는 순간, 재미와 만족도는 배가 되었다. 씁쓸하면서도 단내 나는 이 글에 충만해지는 것도 다 그래서다. 묵직한 여운에 몸이 달아 절판 책을 찾아 헤매게 되는 아주 나쁜 부작용이 생기지만 말이다. ㅋㅋㅋㅋ

 

 

p.240

증명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내 사랑은 숭고하지 않아. 네 마음만 얻고 싶은 게 아니야. 네 전부를 원해. 어떻게 사랑인 줄 알게 되었느냐고 물었지?”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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