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잘못 사귀었습니다.
새로 사귄 울 동네의 여인들.
이 여인들이 어찌나 깔끔한 여인들인지.... 그네들의 집에 잠시 엉덩이 붙이고 내집 문을 열면 순간 한숨이 휘유~~ 나옵니다.
그전에는 아늑하고 적당히 산만하고 창의력 무궁무진하던 우리집이 말입니다.
이제는 구질구질 너저분의 대명사로 전락되고 말았습니다.
급기야 엊그제 가스렌지 후드를 대청소했습니다.
가스렌지 위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후드필터망을 떼어내고 덕지덕지 묻은 기름때를 청소했지요.
그러다가 무심결에 시선을 45도 올려보니 아아악~~~~!!
거기 돌아가는 팬의 날개에 소복소복 달라붙은 검은 먼지.
우웩우웩!!
정말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끈끈하고 기분나쁜 그 먼지들과의 전쟁을 한바탕 치뤘습니다.
그래놓고 오늘 아침에 모닝커피를 하면서 나도 렌지후드 닦았노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나도 깔끔주부의 대열에 끼워달라구요.
그랬더니 화장실 환풍기도 닦으라데요?
"구..구래? 거..기도 닦아? ^^;;;;"
'우...쒸....'하면서 털래털래 집으로 돌아와 볼일을 보면서 고개를 들어보니 오우....흑흑흑
"정말 내가 미친다 미쳐...@@@@@" 궁시렁궁시렁 대면서 망 떼어내고보니 아아악~~~~!
망 떼고 팬 떼고 칫솔로 벅벅 긁어내니 툭툭 떨어지는 검은 먼지덩이들...ㅠㅠ
신이시여, 신이시여!
어찌하여 내게 저 여인들을 알게 하신 겁니까?
(모르면 몰랐지 알고는 도저히 그냥 놔둘수 없는 성격...ㅠㅠ)
모르고도 잘 살아왔던 지난 시간들이 심히 그립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