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왜냐면 이게...너무 쉽게 자신이 노출되고
---- 나...노출기피증 환자도 아니면서 왜?
아니...사람이 때로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누군가와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가 있지 않나?

또하나의 이유는 너무나도 쉬운 스크랩 때문...
스크랩이 싫다는 것이 아니다.
좋은 글을 자신의 공간에 가져다 놓고 싶은 것은 나에게도 있는 마음이니까.

그런데 내가 싫은 것은 2차..3차 스크랩인 것이다.
적어도 그것이 그 사람이 어딘가에서 퍼온 글이 아니라 직접 정성껏 쓴 글이었다면
그것이 누구의 글이었다는 것에 대한 배려는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같이 글을 쓰는 사람으로써 당연한 예의가 아닐까?

마음에 드는 글을 보았다.
그런데 그것이 누군가에게서 퍼온 글이다
그렇다면 그 상태에서 퍼가는 것이 아니라
그 원래 있던 저자의 자리로 찾아가서 퍼가야 하는 것 아니냐...하는 생각이다.

가끔씩 원래의 저자가 누구였을까...하면서 찾아다닐 때가 있다.

그건 정말 재미있는 꼬리찾기 게임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쟈게 씁쓸해진다.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건만 왜이리 쉽게 쉽게 우리는 무례함을 저지르면서 사는 것일까...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우리가 서로 잘났거나 못났거나 함께 이공간에서 숨쉬고 함께 즐기고 함께 자신의 한부분을 몰입하기 때문에
그걸 서로 알기 때문에 이런 작은 일에도 서로를 인정해주고 격려해주자는 것이다.


나는 왜 늘 이런 작은 일에 마음이 쓰이는 걸까...

그..러..나...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 하면

네이버 블로그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았었다.
그런데 그곳 쥔장이 바로 이 2차 3차 스크랩으로 인해 심각하게 문을 닫을 것을 고민하고 있었다.
아...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이 사람도 그렇구나...싶으니 반가우면서도
그가 쓴 글들이 얼마나 성의껏 쓴 글들인지 알고 있었기에 많이 착잡했다.

정성껏 쓴 글은 각자의 분신이 아니던가....
인정해주어야 한다.
그의 이름을.

 

 

 

 

꼬리꼬리꼬리.....

그간 저의 보잘것 없는 페이퍼를 퍼가신 분들에게 드리는 말씀이 결코 아닙니다. 그건 저의 페이퍼를 인정해주셨다는 것이기에 무지하게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마음에 드시면 퍼담으시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2차 스크랩에 대한 생각인 것입니다. 사실 원래의 출처 찾아서 밝혀주자는 거...진짜로 일도 아니잖아요? 조금만 더 수고하시면 되는 것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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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6-01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다지 퍼오지 않는 주의인데..^^;;
퍼오면 어디에서 퍼왔는지 제목쪽에 나오지 않나요? 2차 3차 퍼가기까지는 잘 몰라서..

밀키웨이 2004-06-01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어머님.
그러니까 처음 퍼가면 그게 제목에 나오죠.
그런데 그게 2차라는게 뭐시냐 하면 A의 서재에서 B가 퍼왔습니다.
C는 B의 서재에서 그걸 보고 마음에 들었지요.
그래서 퍼갔는데 그걸 B의 서재에서 퍼가면 C의 서재에 담긴 글에는 B에게서 퍼온 것으로 되는 겁니다.
그걸 또 D가 C에게서 퍼가면?
C의 서재에서 퍼온 것이 되니 이게 자꾸자꾸 누적되면 결국 원래 글쓴이인 A는 묻혀버리고 마는 거지요.
알라딘의 서재는 아직까지는 그렇게 삼각한 누적현상이 보여지지 않지만
네이버 블로그같은 경우에는 그게 심각한 모양이더이다.
이용자가 많다보니 그렇겠지요.
서로 같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니 그정도 예의는 지켜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더이다.

조선인 2004-06-01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서... 꼭 꼬리를 거슬러 올라가 퍼오지요.
싸이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데...
딸 아이의 사진이 아주 엉뚱한 사람 홈피에 스크랩되어있는 걸 보고 어찌나 놀랐는지.

바람꽃 2004-06-0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의 원천이 어디인가 죽~ 좇아가 보는것도 재미있더라구요. 저도
언제부턴가 원작자의 글로 가서 퍼와야겟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걸 모를땐 할수 없지만요.
역시 밀키님은 막연한 생각을 끄집어내는 능력이 탁월하십니다


물만두 2004-06-01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성합니다. 저는 그래서 원작자를 찾아 퍼가려고 노력합니다. 퍼온 글에는 꼭 원작자에게서 퍼가시라고 꼬리 달겠습니다...

아영엄마 2004-06-01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퍼올 때는 꼭 진원지를 찾아가서 퍼오도록 하겠습니다~~

박예진 2004-06-01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 저는 컴퓨터를 그리 잘하지는 못해서 좀 힘들겠지만요.
그래도 그 작품 하나를 힘들게 완성한 누군가를 위해서 , 그정도의 수고쯤은 감수해야겠지요.
저도 퍼올 때, 원래 출저를 밝히도록 노력해야겠네요.

반딧불,, 2004-06-01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히 찔립니다^^*

가끔은 꼬리 찾아가다가 그냥 퍼오기도 하거든요.
그게 사실 제가 잘 아는 분이면 더하구요^^;;

starrysky 2004-06-02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을 퍼올 때는 당연히 원저자의 허락을 맡고 퍼와야 한다는 주의인데요.. 가끔 부딪히는 곤란한 상황 하나.
알라딘에서 링크를 타고타고 한 10명!쯤 거슬러서 원저자인 듯한 분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그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퍼왔다고 하면서 블로그 주소는 없이 주인 이름만 올려주셨는데 그 이름으로 검색이 안 되더라구요. 이럴 땐 참 어째야 할지 난감. 결국은 퍼오기를 포기했지만 인터넷에는 그런 식으로 출처 불명(분명히 원저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인 글들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가끔 알라딘에 책 내용을 발췌 수준이 아니라 아예 통째로 올리시는 분도 있어서 당황. 직접 치신 건지 어디서 파일을 입수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기는 '책을 파는 서점'인데 딴 곳도 아니고 여기서 그런 식의 페이퍼는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공짜로 책 보는 저야 좋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