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북
독립출판, 독립서점

대구에 있는 독립서점 <더폴락>에서 구입한
《소문》 이라는 책이다.

여대생으로 보이는 아이의 약속 장소가 세월호 추모식 하는 곳 근처로 그 앞을 지나가다, 기억이 초등4학년에 이른다.

초등학교 사학년때
학교를 갔더니 사고로 수업하지 않는다고 집으로 돌려보냈지만, 이 소녀는 사고가 난 곳으로 발길을 돌린다.
거기서 찌그러진 차에 채 끄지 못한 라디오 소리가 명랑하게 흘러나오는 모습이 더 섬뜩해져 도망치듯 나온다.

그러나 동네 오빠가 그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친구 오빠는 친구나 다른 아이들에게 잠바로 웃겨주고, 간식도 주던 오빠였는데.
그 후 친구는 웃음을 잃었고, 동네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초상집이 되어버렸다.
그 동네에 백화점이 들어섰는데, 귀신이 나온다는 말도 들리고, 소문은 실체를 잃고 번져만간다. 그렇게 동네 여기저기에 맺힌 슬픔이 빠져나가지 못한 채 곪고 곪았다.

그 후로 소녀는 비슷한 사고가 나면 반작용처럼 피 묻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댄스음악이 들려오고, 익살스런 친구의 뒷모습이 생각난다.

그리고 어김없이 숱한 소문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부디, 여기보다 그 곳이 더 좋은 세상이길.

ㅡ대구 가스폭발 사고 이야기라고 해서 이 책을 샀다. 전체 34쪽밖에 되진 않지만, 사고 이후의 모습을 그림과 짧은 글로도 뭉클함이나 무서움을 모두 읽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그림이 대단하구나 라는 것을 느끼며, 책장을 덮었다.
대구 가스 폭발 사고를 이제 기억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지만, 이렇게 또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ㅡp.20
처음으로 죽음이란 이런 거구나 느꼈다. 우스꽝스런 표정을 지었다가 금새 태연한 얼굴을 하던 그 모습처럼, 거짓말같이 없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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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3-17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어쩐지 ㅡ피묻은 차의 정경이 스티븐 킹의 글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ㅡ^^ 특히 ㅡ그것! 이란 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