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으로 읽는 일본교과서 역사왜곡
일본교과서바로잡기운동본부 지음 / 역사비평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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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광복절이다. 잔혹한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은커녕 그들의 태도는 무성의와 몰염치로 일관한다. 징용자와 위안부 문제 등 해결해야할 숱한 과제들은 모른 체하고 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으로 우리를 자극한다. 한쪽은 마음에서 우러난 사죄를 필요로 하고 그들은 유감을 표시함으로써 면죄부를 대신했다고 생각한다.

2차 대전 종전 후 유럽에서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을 통해 비교적 과거 청산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독일의 진심어린 사죄도 있었다. 불행하게도 아시아의 도쿄 전범 재판은 통치권 국가의 이해관계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사죄는커녕 관례상 쓰는 `유감`이란 말을 듣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 선수 해프닝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사죄` 이메일을 보냈다고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사죄가 아니라 `유감`이었다는 협회 측의 해명이 있었지만 그것마저 넌센스다. 박종우 선수를 보호하고 문제를 확대시키고 싶지 않은 관계자들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불필요한 제스처임에는 틀림없다. 우발적이고도 우연한 사건에 대해 올림픽위원회에 소명할 의무는 있을지언정 정치적 문제로 이슈화시켜 시비를 건 일본에게 빌미를 제공할 필요는 없었다.

`유감`(regret)은 두루뭉술한 미안함 정도를 나타내는 외교 수사이고, `사죄`(apology)는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때 쓰는 표현이다. 박종우의 경우 사죄는커녕 유감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 문제를 삼는다면 관중석에서 날아온 `독도는 우리땅` 종이를 들고 경기장을 뛴 우리 축구선수가 아니라 욱일승천기가 디자인된 유니폼을 입은 일본 체조선수여야 한다.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그 문양보다 더 의도적인 정치행위가 어디 있는가.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시점에서 그들이 통상적인 유감이 아닌 진심어린 사죄를 해야 하는 건 독도가 우리 땅인 것만큼이나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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