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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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을 의심해보려 한다.

당신과 나, 우리의 오늘에 대해 질문하다.

"숨을 쉬듯 누군가를 손가락질하지만 당신과 나 역시 한 발만 잘못디뎠어도 다른 삶을 살게 됐을 것이다. 당신과 나는 우리가 살았을 삶을 대신 살고 있는 자들을 비웃으며 살고 있다. ‘나도 별수 없다‘는 깨달음. 인간을추락시키는 절망도 인간을 구원하는 희망도 그 부근에 있다. 바라건대, 스스로를 믿지 않기를. 낯선 나와 마주치는 순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믿는 순간 편견의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지고, 믿는 순간 맞은편 차량과추돌한다. 한고비 돌 때마다 가능한 길게 클랙슨을 울려야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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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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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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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난 그건 못 해! 학교 가는 길에 그 아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떻게 알아! 그러나 딸은 이미 생물학적 유대 외에는그가 보호해줄 것을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았다! 그 아이의 아침전화도 영원히 빼앗겨버렸다! 엘리자베스의 시내 큰길 교차로에서 동시에 사방으로 달려가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 성공하지 못한 아버지, 질투심에 찬 동생, 한 입으로 두말하는 남편,
무력한 아들. 그의 가족의 보석상으로부터 불과 몇 블록 떨어진곳에서 몇 명 되지도 않는 친족, 아무리 열심히 쫓아가도 도저히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친족을 소리쳐 부르는 자신의 모습. "엄마, 아빠, 하위, 피비, 낸시, 랜디, 로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방법만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내 말 안 들려? 나 떠나고 있다.
고! 다 끝났고, 나는 이제 당신들을 모두 다 떠나고 있어!" 그가그들에게서 사라지는 것과 똑같은 빠른 속도로 자신에게서 사라지고 있는 그 사람들이 고개만 돌려, 너무나 의미심장하게 소리쳤다. "너무 늦었어!"
떠남. 그가 공포에 질려 숨을 헐떡이며 깨어나게 했던 바로 그말, 주검의 포옹에서 살아 돌아오도록 구해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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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
히사이시 조 지음, 박제이 옮김, 손열음 감수 / 책세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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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고전 예능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현대의 음악을 연주해야 한다. 내가 지휘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특수한 현대음악 콘서트가 아니라, 고전과 현대의 음악이 어우러진 평범한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다. 동시대의 음악을 관객에게 직접 전하고 싶다. 이 책에는그런 뜻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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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소설에 빠지다 2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라르스 바리외 엮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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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다. 침대를 바꾸고, 몸노신사가 전차 정거장에서 새처럼 지저귀는 게 우스꽝스럽지 않겠는가? 젊은이, 가게나.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 청년에게 출발하라는 손짓을 했다. 자네 피자를 목적지에 갖다 줘, 빨리 가, 빨리 가,
구경할 거 없어, 난 그냥 지나간 아름다운 시절의 믿음직한 동료였던 아라공의 시들을 흥얼거리는 늙은 신사일 뿐이야. 아라공은 벌을 치장하고, 이 모든 것이 장식일 뿐.(tout est affaire de décor, changerde lit, changer de corps.)’ 그는 바꾸는 일에 능했다. 그는 한평생 그렇게 살았다. 전차가 떠났다. 그는 전차 안에 작별하는 상대가 타기라도 한 것처럼 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전차를 타고 페르가몬박물관에 가던 사람이 누구였지? 그는 자기 뺨을 다정하게 톡톡 쳤다. 이런, 너잖아, 바로 너였어.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인가, 나를 배신하는 건 여전히 나인데.(et à quoi bon, puisque c‘est encore moi qui moirmême me trahis.)’ 그는 레오 페레 처럼 깊고 약간 극적인 목소리로마지막 소절을 흥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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