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사로 야윈 가슴
먼 창만 바라다가
그대로
일어서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이영도 시인의 <무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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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의 힘은 결국 국가를 구성하는 개인에게서 나온다. 국가가 시민들의 내면적 성장과 발전을 중히 여기기보다는 사소한 실무 행정 능력이나 세세한 업무 처리를 위한 기능적 효율을 우선한다면, 그리고 국가의 손바닥 위에서 말을 잘 듣는 온순한 도구처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을 왜소한 존재가 되도록 끌고 간다면(설령 그들을 위해 좋은 의도에서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자잘하고 그저 그런 사람들로서는 크고 위대한 일은 전혀 성취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가는 모든 것을 다 희생하면서까지 완벽한 기계를 얻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기계가 더욱 부드럽게작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생명력을 포기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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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목적은 평화이며, 평화를 얻는 수단은 투쟁이다. 법이 부당하게 침해되고 있는 한-그리고 세상이 존속하는 한이러한 현상은 계속된다ㅡ법은 이러한 투쟁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법의 생명은 투쟁이다. 즉 민족과 국가 권력,
계층과 개인의 투쟁이다.
이 세상의 모든 권리는 투쟁에 의해 쟁취되며, 중요한 모든 법규Rechtssatz는 무엇보다도 이러한 법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맞서 투쟁함으로써 쟁취된 것이다. 또한 모든 권리는, 민족의 권리든 개인의 권리든, 그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끊임없이 투쟁할 준비를 전제로 한다. 권리는 단순한 사상이아니라 살아 있는 힘이다. 그러므로 정의의 여신은 한 손에는 권리를 재는 저울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권리를 관철시키는 검을 쥐고 있다. 저울이 없는 검은 적나라한 폭력 Gewalt에 지나지 않으며, 반대로 검이 없는 저울은 그야말로 무기력한 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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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ㅣ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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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변화(變化)이다. 진정한 화(和)는 화(化)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막히면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면 소통하게되고, 소통하면 그 생명이 오래간다."(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변화의 의지가 없는 모든 대화는 소통이 아니며, 또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소통이란 진정한 소통이 아니다. 상대방을 타자화하고 자기를관철하려는 동일성 논리이며 본질적으로 ‘소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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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 - 신영복 유고 ㅣ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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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스웨덴에서 느낀 삭막함은 사람들 사이에 아픔의 공유가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픔은 그것의신속한 해결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픔은 신속한 해결보다는 그 아픔의 공유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산을 들어 주는것보다 함께 비를 맞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 아닐까. 생각은 매우 착잡했습니다.
아픔의 공유와 그 아픔의 치유를 위한 공동의 노력. 그러한 공동의 노력은 그 과정에서 당면의 아픔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그아픔을 만들어 내는 근본적인 사회적 구조를 대면하게 해 준다고믿습니다. 이것은 질병을 국소적 병리 현상으로 진단하고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 처치하는 의학보다는 질병을 생리 현상(生理現象)으로 파악하고 인체의 생명력을 높이는 동의학(東醫學)의 사고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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