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우스 로마사 2 - 끝나지 않는 전쟁 리비우스 로마사 2
티투스 리비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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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역사가 티투스 리비우스(Titus Livius)의 <로마사; AB URBE CONDITA LIBRI)를 번역한 <리비우스 로마사1, 2>(이종인 옮김, 현대지성, 2019)입니다. 이 중 1~5권(1권), 6~10권(2권)을 번역한 것입니다.

유럽문명의 뿌리를 그리스-로마문명과 크리스트교라고들 합니다. 그 중 로마의 흥망성쇠에 대한 연구는 중세이래 유럽 역사학계의 인기 주제 였습니다. 작은 도시 국가 로마가 거대한 세계제국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또는 영원할 것 같았던 세계 제국 로마가 왜 무너졌을까? 이 두 질문에 대해 각 각 답이 될 만한 책이라면 바로 리비우스의 <로마사>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가 아닐까 합니다. 기븐의 <로마제국 쇠망사>가 로마의 쇠퇴와 멸망을 잘 서술했다면, 오늘 소개할 리비우스의 <로마사>는 로마의 건국과 제국의 성립을 유려한 문체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는 "지성은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은 켈트인이나 게르만인보다 못하며, 기술력은 에트루리아보다 못하고 경제력은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진 로마"라고 했습니다. 그런 로마가 어떻게 역사의 중심에 서고 세계제국이 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대답이 될 수 있는 책이 바로 티투스 리비우스(Titus Livius)의 <로마사; AB URBE CONDITA LIBRI)입니다.

로마 공화정 말기와 제정 초기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리비우스는 테베강가의 작은 도시 국가 로마가 세계제국이 되어간 과정을 극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총 150권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142권까지 완성된 이 방대한 저작은 그 제목처럼 .아브 우르베 콘디타 리브리(Ab Urbe Condita Libri), 즉 '도시(로마)가 세워진 이래로'라는 뜻처럼 로마의 건국신화, 왕정시대, 그리고 공화정 성립과 몰락, 제정의 성립까지 약 800년 간 로마역사를 한 편의 드라마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건국신화의 로물루스부터 제정성립의 아우구스티누스까지 수많은 영웅들과 공화정을 얻어낸 로마 민중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뛰어난 역사서이자 훌륭한 문학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집필하는 초창기에 부당하게 사건들의 시간적 순서를 왜곡하거나, 독자들에게 즐거운 오락거리를 제공하고 나 자신에게는 심리적 휴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장식적 요소는 일체 도입하지 않겠다는 것이 나의 결심이었다. 그러나 대왕과 로마의 사령관 얘기가 나오다 보니 내가 오랫동안 조용히 명상해온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고, 그리하여 만약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로마 공화국이 전쟁을 벌였더라면 로마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리비우스 로마사 2권> p.295

역사서를 저술함에 있어 기본인 객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리비우스의 태도와 역사를 공부함에 있어 유용한 역사적 상상력에 대한 그의 감각을 볼 수 있는 문장입니다. 역사를 본다는 것은 단순한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상상력을 가지고 보는 것입니다.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과거과 현재가 연결되고, 이를 통해 미래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의 시각을 볼 수 밖에 없지만,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로마사에 관심이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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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사기56 - 본기, 세가, 열전, 서의 명편들 현대지성 클래식 9
사마천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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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사기>에서 길어올린 진수 56편, <사마천 사기56>, <사기>를 온전히 만나기 위한 최고의 입문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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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 을유세계문학전집 95
아시아 제바르 지음, 장진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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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국은 어디야? 내 땅은 어디에 있어? 내가 잠 잘수 있는 땅이 어디에 있지? 나는 알제리에서 이방인이고, 프랑스를 꿈꿔, 프랑스에서는 더욱 더 이방인이고 알제를 꿈꾸지. 조국이란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곳인가?" - 베르나르 -마리클레스의 <사막으로의 귀환>에서_ 소설 <프랑스의 실종>에서 재인용

20여 년간의 프랑스 망명을 접고 고향인 알제리의 카스바로 돌아온 40대 중반의 남자 베르칸,

아버지의 유산인 바닷가 작은 오두막에서 늘 꿈꾸어왔던 글을 쓰려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성과 사고의 문어로써 프랑스어, 그러나 감정과 느낌의 구어로써 아랍어 사이에서 혼란을 느낍니다. 특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아랍어의 생경함은 ... 젊은 어부와의 대화를 통해 조금씩 아랍어 또는 사투리의 감각을 찾아 갑니다. 그 과정의 혼란스러움과 안타까움을 프랑스에 있는 애인 마리즈에 대한 사랑으로 치환됩니다.

"사랑하는 마리즈/마를리즈, 당신의 이름처럼 내 동네로의 복귀에 대한 나의 실망감이 배가... ...." p.79

"~ 나는 그와 이야기 할 때 사투리만 쓰고 있다오 상실된 수많은 단어들과 부활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언어의 춤 같은 것을 다시 발견했다는 흥분... " p.29

아랍어와 프랑스어, 두 언어의 경계에서의 방황은 베르칸이 고국 알제리와 청춘을 보낸 프랑스 사이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 마치 물 위에 뜬 기름처럼 배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의 표현일 것입니다.

"~ 돌아온 것이다. 정말인가? '내가 정말 여기 있는 건가?'내 안에서 이렇게 묻는 목소리는 프랑스 단어에서 어머니의 단어로......,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이쪽 기슭에서 저쪽 기슭으로 흔들이며 머뭇거린다. " p.34

그리고 나디즈라는 여인을 만나며, 지배자의 언어였던 프랑스어와 피지배자의 언어인 아랍어는 베르칸의 글쓰기에서 화해를 이룹니다.

"나는 피할 수 없는 왜곡을 감수하고 글을 쓸 수 있을 뿐이다. 그녀는 아랍어로 말했는데, 다른 언어로 그녀의 말을 기억해서 이야기 한다면, 그 글이 진정으로 그녀의 부재에 대한 위안이 될 수 있을까?" p.157

아랍이라는 뿌리와 프랑스식 사고의 경계에서 어렵사리 화해를 이룬 베르칸은 성장소설로써 <청소년>을 남깁니다. 그리고 90년대 알제리의 혼란스런 정치상황 속에 실종됩니다.

"30년이 지났는데도 과거 전쟁의 상흔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국민 전체를 이끌기 위해 병영과 모스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막다른 골목... ..." p.160

30년 만에 돌아온 고국 알제리에서도, 30년간 망명생활을 했던 프랑스에서도 온전히 그 속에 속하지 못했던 경계인 베르칸은 이렇게 실종됩니다. 90년대 알제리는 해방전선의 오랜 집권에 따른 부패와 경제침체로 이슬람 과격세력이 세력을 키우고, 결국 선거에서 승리한 이슬람전선을 군부가 불법화하면서 내전상태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제리 국민들만 고통을 겪게 됩니다. 아직도 이슬람전선은 정부를 상대로 투쟁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립이라는 꿈은 이루어졌지만, 모두가 꿈꾸던 세상이 아니라, 또 다른 독재, 그리고 그에 대한 반대 세력 역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원리주의 세력이라는 현실...이러한 현실은 베르칸과 같은 경계인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차가운 세상이었습니다.

알제리 여성작가인 아시아 제바르의 이 소설은 60년대 독립 전후의 알제리와 90년대 정치 격변기의 알제리를 배경으로, 망명지와 고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경계인 베르칸이라는 인물을 통해 좁게는 한 사람의 회상과 사랑, 넓게는 알제리 나아가 아랍의 현실에 대한 비판까지 포함한 소설입니다.

특히 프랑스어와 아랍어로 상징되는 지배와 피지배, 이성과 감성의 표현, 작가 자신이 프랑스어로 글쓰기를 하며 늘 느꼈을 법한
뭔가 부족한 아쉬움의 원인, 즉 자신의 모어인 아랍어를 통해서만 온전한 감정의 표현이 될 ......
솔직히 지금 저도 이걸 뭐라 정확히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아무튼 혁명가도 아니고, 그리고 소시민도 아닌 경계인인 주인공 베르칸의 생각을 따라 뜨거운 사랑과 생각을 표현하는 언어의 복잡미묘함, 그리고 아랍거리(주인공의 고향인 카스바와 수도 알제의 거리)의 풍경과 시대적 배경을 한번에 보여주는 두껍지 않지만, 두터운 소설입니다.

긴 겨울밤, 일독을 권합니다. ^^

(을유문화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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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마리 개미
장영권 옮김, 주잉춘 그림, 저우쭝웨이 글 / 펜타그램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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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쩌면 개미같은 존재일지도....
[나는 한 마리 개미], 주잉춘 그림, 저우쭝웨이 글, 팬티그램.
그림책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주로 각종 수상작을 중심으로 보는 편입니다. 2008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된 이력과 표지의 매력에 펼치게 되었습니다. 개미의 눈으로 본 삶과 세상에 대한 간결한 문장들... 한 폭의 동양화와 같은 여백들... 분명 아름다운 책이고 문장은 간결하게 이미지와 결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어가 우리말로 바뀌면서 글이 주는 느낌은 많이 약해진 아쉬움이 남습니다. #개미#그림책#한마리개미#중국문학#북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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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독서사 - 우리가 사랑한 책들, 知의 현대사와 읽기의 풍경
천정환.정종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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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로 본 현대사, [대한민국 독서사], 천정환, 정종현 공저, 서해문집.
“...... 안 읽은 게 아니라 ‘못’읽은 것은 아닐까? ... ...” p.307 책을 읽지 않는 현상에 대한 글쓴이들의 분석에 크게 공감합니다. 팍팍한 현실에 쫓겨 독서라는 문화활동을 할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시대별로 어떤 책들을 왜 읽어왔는지를 통해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김영하작가의 [무협학생운동], 아침, 1992는 꼭 한번 구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서해문집#대한민국독서사#독서사#책읽기의 정치학#독서의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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