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소설에 빠지다 2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라르스 바리외 엮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그가 흥얼흥얼 노래를 불렀다. 침대를 바꾸고, 몸노신사가 전차 정거장에서 새처럼 지저귀는 게 우스꽝스럽지 않겠는가? 젊은이, 가게나.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자 청년에게 출발하라는 손짓을 했다. 자네 피자를 목적지에 갖다 줘, 빨리 가, 빨리 가,
구경할 거 없어, 난 그냥 지나간 아름다운 시절의 믿음직한 동료였던 아라공의 시들을 흥얼거리는 늙은 신사일 뿐이야. 아라공은 벌을 치장하고, 이 모든 것이 장식일 뿐.(tout est affaire de décor, changerde lit, changer de corps.)’ 그는 바꾸는 일에 능했다. 그는 한평생 그렇게 살았다. 전차가 떠났다. 그는 전차 안에 작별하는 상대가 타기라도 한 것처럼 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전차를 타고 페르가몬박물관에 가던 사람이 누구였지? 그는 자기 뺨을 다정하게 톡톡 쳤다. 이런, 너잖아, 바로 너였어.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인가, 나를 배신하는 건 여전히 나인데.(et à quoi bon, puisque c‘est encore moi qui moirmême me trahis.)’ 그는 레오 페레 처럼 깊고 약간 극적인 목소리로마지막 소절을 흥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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