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강연집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사상선집
마르틴 부버 지음, 우정길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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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개별자 속에서 인격체를 만들어 냅니다. 세계, 그러니까 주변 세계 전체, 즉 자연과 사회가 사람을 "교육"합니다. 이 세계가 인간에게서 힘을 꺼내 올리고, 세계의 모습들을 이해하게 하고, 세계 속으로 스며들게 합니다. 우리가 교육이라고,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교육이라고 부르는 것은, 작용하는 세계의 인간을 통한 선택을 의미합니다. 세계의 선택이되, 교육자 속에 축적되고 제공된, 그리고 결정적 영향력을 부여하는 세계의 선택을 의미합니다. 무의도적으로 흐르는 범교육에서부터 교육적 관계가 넘쳐 나오는 것입니다. 의도로서 말입니다. 이렇게 세계는 교육자 속에서 비로소 그 영향 미침의 진정한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 P19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그 정도가 미미하든 혹은 크든, 포용이라고 규정된다면, 우리는 이를 대화적 관계라고 부릅니다. - P35

요즘 거론되는 교육 개념으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정 시대에 정직하고 시대에 바른 교육의 개념은, 어딘가에 도달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생각, 무엇을 향해 다가간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에 우리가 기초해야 합니다. 즉 우리가 출발할 수 있는 어떤 지점이 있어야 합니다. - P49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교육은 세계관에 따라 나누어진 사람들을 전체의 얼굴 앞으로 모이게 합니다. 이 전체는 하나의 구분된 대상이 아니라 함께 지고 가는 삶이기에, 그들 역시 서로 분리된 채로 서서 쳐다만 볼 수는 없습니다. 이 경험된 공동성 속에서 그들 역시 서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 P55

제가 생각하는 교육은 실재와 실현을 향해 이끎입니다. 인간은 교육할 수 있습니다. ‘그래보임‘과 실재를, 유사 실현과 진정한 실현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 ‘그래보임‘을 내버리는, 그리고 어떤 세계관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실재를 선택하고 파악할 줄 아는 인간은 교육 가능합니다. 이러한 교육 작업은 모든 세계관의 추종자들을 교육해서 진정성과 진실함에 이르게 합니다. 이 교육을 통해 우리는 근본의 진정성으로부터 그리고 목적의 진리성 위에서 우리 각자의 세계관을 진지하게 여기게 됩니다. - P61

신뢰의 영역에서는 교육됨에 대한 저항 대신 독특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즉, 교육자를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사람을 신뢰해도 된다고 느끼는 것이지요. 이 사람은 나한테서 어떤 비즈니스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참여하려 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 사람은 나한테 영향을 미치려고 하기보다는 나를 확인시켜 주려고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학생은 질문하기를 배웁니다. - P68

신뢰는 닫혀 있던 것이 파열되는 것이고, 불안한 마음을 옥죄고 있던 걸쇠가 터지는 것이지, 무조건적 동의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갈등도 때로는, 그것이 좋은 분위기에서 해소될 수만 있다면, 사람을 교육한다는 사실을 교사는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학생과의 갈등이 교사에게는 최상의 시험대입니다. - P70

위대한 성격의 소유자를 저는 이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즉 각 상황의 요구를 깊이 받아들여, 이를 행위와 태도를 통해 자신의 온 삶의 책임으로 충족시켜 나가려는, 그래서 그의 행위와 태도 모두가 결국 하나의 통일된 존재의 모습, 즉 기꺼이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그의 본질은 한결같기에, 즉 그의 본질은 책임을 지려는 의지이기에, 그의 능동적 삶 역시 이러한 결을 따르게 됩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한 응답적 그리고 책임적 상황에서 하나의 통일성, 즉 풀어서 설명하기 힘든 하나의 윤리적 운명의 통일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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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3-01 12: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대학 다닐때 철학개론 시간을 기억합니다^^
마틴 부버의 <나와 너>를 소개하신 교수님 생각이 나네요.
늦게 레포트 내러 교수실 갔더니 너무 친절한 목소리로 ˝강의가 어렵진 않았나?˝ 하시던...^^
나중에 보니 키에르케고어 전공에 우리나라에서는 저명한 교수님이시더라구요.
1학년이 뭘 몰라서...겁도 없이 이과생이... 철학개론을 들었으니...^^
마틴 부버! 추억 돋게 하네요.

라파엘 2022-02-28 23:13   좋아요 3 | URL
당시 교수님께서 키르케고르 전공이셔서 부버에도 관심이 있으셨나 보네요 ㅎㅎ
그나저나 이과생으로서 철학수업을 들으시다니, 그레이스님은 대학시절부터 멋짐이 폭발하셨군요~ ^^

그레이스 2022-03-01 12:34   좋아요 2 | URL
아!
<나와 너>는 그분이 번역한 것으로 갖고 있어요^^
지금은 여러 번역이 나온 것으로...!

라파엘 2022-03-01 12:51   좋아요 2 | URL
표재명 선생님께 배우셨군요!! 현재는 같은 학교의 교육학과에서, 강선보 선생님께서 명예교수로 부버를 강의하고 계십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2-03-01 12:54   좋아요 2 | URL
으윽 !
배웠다고 하면 누가 되고, 그냥 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