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임현정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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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누군가의 작품을 연구하다 보면, 그 인물이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이상적인 존재인 것처럼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비록 그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큼 뛰어난 점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그들도 결코 완전한 존재가 아니며 여러 면에서 한계를 지닌 인간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작품을 보다 온전하게 해석하고 싶다면 먼저 그들을 한 인간으로 이해하며 그들의 현실적인 삶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비로소 그들의 작품을 오독하지 않을 수 있고, 어느 시대에나 인간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지점을 그들의 작품에서 해석해낼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그 어떤 작곡가의 곡도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처럼 고고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고, 몸과 영혼을 다 바쳐 그 곡과 하나가 되어 연주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샘솟았다. 작곡가의 음악이 한 인간의 삶을 그대로 반영한 마음의 고백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음악을 통해 변화무쌍한 감정을 선물해주는 작곡가들의 심장이 곧 내 마음 안에서 뛰고 있는 심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P12

그들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나는 작곡가들의 스토커가 된 듯 그들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그들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베토벤의 음악을 탐구하는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 P12

자아를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며 이롭게 사용하면 된다. 우리의 본질을 빛나게 하는 사다리의 역할로 말이다. 고유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표현한다면, 나라는 유일한 존재를 세상이 누릴 수 있게 선물로 주는 것과 같다. 만약 스스로를 무시하고 다른 누군가를 닮으려 한다면 세상이 고유한 나라는 존재를 누릴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 P63

개인적으로 나는 이렇게 되새기곤 한다. ‘우주는 언제나 나를 위한,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숭고한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나의 길을 가고, 결과는 우주에 맡긴다.‘ 베토벤 역시 그 어떤 아픔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신의 길을 갔을 뿐이다. - P99

예술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음악인은 청중의 반응에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반응이 좋으면 기뻐하게 되고, 반응이 나쁘면 울적해지곤 한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는 없다. 이는 곧 모두를 만족시키는 연주는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신을 믿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신조차도 비판을 받는데 하물며 한낫 예술인이 어떻게 만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겠는가? 그것을 바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 P105

나는 항상 머리 위에 날 따라다니는 별이 있다고 믿는다. 여러분의 머리 위에도, 250년 전에 태어난 베토벤의 머리 위에도 각자 다른 별이 떠올랐고 따라다녔다. 결국 우리의 삶은 이 우주의 모든 생명체들의 삶처럼 똑같이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인생이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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