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여행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 - 1박 2일 주말 여행 완전정복
이상헌 지음 / 북노마드 / 2014년 4월

매우 복고적인 글씨체의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 이라는 주관적인 타이틀이 매우 눈길을 끄는 주황색의 책이었다. 510페이지에 이르는 책이지만 의외로 무겁거나 너무 두껍지는 않다. 대한민국 1박 2일 여행의 정석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바로 주말마다 가족여행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행가이드이다. 건축을 전공한 저자가 10년동안 건축 답사 기행을 통해서 얻게 된 여행의 팁과 전국 각지의 갈 곳들에 대한 데이터가 빼곡한 이 책은 카카오 시리즈 구독자가 80만을 넘는다는 것만으로도 오 그렇게나 좋은 책인가 싶어서 얼른 집어들었던 책이었다. 저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여행은 주관적임에도 일정의 합리성과 동적인 이동시간의 최소화로 인해 꼭 따라해 보고 싶은 그런 책이었다.

일단 강화도로 떠나보자. 강화도에는 펜션이 많기로 유명하다. 볼거리와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강화도. 일단 여행의 맵(지도) 으로 간단히 살펴볼 수 있게 되어 있고 그날의 총거리와 스케줄과 장소와 비용까지 일목요연하게 한 페이지에 정리된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드라이브책, 대한민국 여행책 등 여러책을 보았지만 이렇게 한눈에 쉽게 들어오게 정리한 페이지는 처음 보았다. 내가 찾던 책이 바로 이런 책이었다. 지극히 주관적이어도 따라해 볼 수 있도록 카페나 블로그에서나 볼 수 있던 그런 따라쟁이를 자극하는 책.

아들을 위해 옥토끼 우주센터를 예전에 검색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코스에 바로 그 곳이 들어가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출발해서 대한성공회강화성당+용흥궁+고려궁지 이렇게만 가면 입장료 1800원. 그 다음은 참게장정식 4만원. 그 다음은 옥토끼우주센터의 입장료가 26000원. 그 다음은 강화 광성보의 입장료가 2200원. 퓨전궁중두부의 순두부백반이 14000원. 비수기 주중의 어썸플레이스(숙박 펜션)가 9만원. 강화대교를 이용해서 북부권에서 남부권까지의 일정으로 정말이지 이대로만 하면 인터넷을 뒤져서 하나하나 따져 볼 수고로움을 안해도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렇게 현실적으로 4인 가족들이 이동할만한 장소와 먹거리 숙박시설까지 이동거리와 시간 그리고 관람시간까지 모두 적은 책은 처음이다. 진짜 도움이 될 책이다 이건 대박.

강원도를 좋아하여 평창이나 봉평쪽으로 가려하는데 마침 너무나 좋은 코스가 있어서 그대로 따라해 보기로 했다. 또 서울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충남 아산의 도고라는 곳엘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도고 파라다이스 물놀이장처럼 온양처럼 온천으로 유명한 도고에서 의외로 가볼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신정호 관광지, 옹기 발표음식 전시 체험관, 세계꽃식물원 과 아산레일바이크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 외에도 가고 싶어하던 안동에 대한 페이지 역시 환상적이어서 그대로 따라해 보려고 한다. 군산 전주 부여 등 꼭 가보고 싶던 지방도시들도 역시 다 있어서 하나하나 다 가보고 싶은 곳이다. 1박 2일 가족여행으로 정말 딱 좋은 곳들만 가려서 저자의 블로그 여행기를 보는 듯한 그래서 더욱 따라해 보고 싶고 따라해보기 쉬운 그런 책이어서 진짜 실용적인 책을 잘 만났다 싶다.

어린왕자

어린 왕자 (한글판 + 영문판) ㅣ 한글과 영어로 읽는 세계문학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형석 옮김 / 랭컴(Lancom) / 2014년 5월

영어회화에서 많은 책을 선보이고 있는 랭컴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어린 왕자> 는 한영 합본으로 따로 책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때 어린왕자를 읽고는 지루해서 사실 제대로 못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 뒤로 딸이 중학생이 되고 이제는 한번 딸과 함께 제대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왕이면 영문판도 있는 책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았는데 랭컴에서 이렇게 한글과 영어로 읽는 세계문학 시리즈로 어린왕자를 첫번째 기획물로 내놓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바른 번역으로 원문의 감동을 살린 완력 한글판으로 다시 읽는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지루하기만 했던 부분들이 이제서야 와닿기도 하고 딸이 이제 기말고사가 끝나면 이 기쁨을 같이 누릴 것 같습니다.

아 참, 삽화도 어린왕자 원본에 있는 삽화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생텍쥐베리는 정말이지 재능이 넘치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삽화도 멋지게 직접 그리고 함축적인 삶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명대사같은 그의 짧은 소설은 어른들에게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서 존재하게 해줍니다. 조용히 호흡을 하며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여유를 뜻합니다. 아니 여유가 없더라도 한번 해볼만 한 일입니다. 마음속에서 여유라는 것이 생기거든요. 어린왕자의 삶은 제가 그렇게 해본다면 못할 정도로 우주속의 작은 '나'라는 존재를 선보입니다. 하루에 해가 지는 것을 마흔번이나 본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 너무 외로울 것 같습니다. 몹시 슬플 때에는 석양을 좋아하는 법이라는 이야기도 정말 와닿습니다. 장미나 여우는 '너'를 의미하는 것이구요. 각박한 사회속에서 너의 의미가 퇴색될 때가 많습니다. 그것이 남편이라 할지라도요. 진정한 희생적인 삶이야말로 오히려 채워지는 삶일텐데 저의 마음도 너무 각박해져서 남편에게도 툴툴거리며 잔소리하기 일쑤였거든요. 어린왕자처럼 인내하고 희생하고 남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 읽지는 못했지만 영어원서로서의 어린왕자도 정말 특별합니다. 영어라는 언어 그대로 와닿는 느낌이 또 다르거든요. 의역없이 그 언어 자체로 다가오는 느낌이란. 어린왕자는 꼭 원서로도 읽어볼만한 책입니다.

초등영단어 800

교과부 지정 영어시험 만점 받는 초등 영단어 800
Enjc 스터디 지음 / 랭컴(Lancom) / 2012년 10월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은 누나와는 달리 영유를 일년도 다니지 않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알파벳을 익혔고 방과후 영어를 통해 매일 방과후에 영어를 습득하고 있습니다. 1학년때는 잘 느는것 같지 않아 애가 탔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매일 하다보니 서서히 느는 영어실력에 나중에는 먼저 시작한 아이나 비슷해질 것이라는 자기위안을 해봅니다. 빨리 영어가 늘려면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하는데 마침 적당한 책이 나왔습니다. 교과부에서 초등 필수 단어로 800단어를 지정했다는데 이 책은 그런 교과부 지정 800단어를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바로 영어교재로 유명한 랭컴에서 나온 '영어시험 만점 받는 초등 영단어 800' 입니다.

매일 방과후에 방과후 영어를 다니는 것은 유명한 대형 체인 어학원에 비해 삼분의 일 가격도 안됩니다. 석달에 한번 내는 시스템이라서 더 그렇습니다. 어쨌든 이 매일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도 매일 단어 개수를 정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외우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요즘 초등아이들은 영어말고도 수학도 기초를 튼튼히 쌓아야 하고 국어도 잘하기 위해서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논술이며(주변에 보면 한*리 논술같은 것을 벌써부터 그룹별로 시킵니다) 또 예체능으로 축구나 수영 피아노 등을 빼놓을 수 없어서 시간이 없습니다. 그러기에 다른 과목도 해야하니까 매일 단어를 조금씩이라도 암기하라는 이 책의 구조는 매우 합리적입니다. 또한 한번 암기한 것을 그대로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학습을 함으로서 오래도록 친해지고 기억에 남게 합니다. 알파벳과 기타 등등 기초적인 것들을 알려주고 품사를 알려주며 시작됩니다.

한주에 Day 1, Day2 하는 식으로 주 5일씩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주말엔 쉴 수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평일에 밀린다면 주말에 해도 좋겠습니다. 알파벳 A로 시작하는 단어부터 하나씩 알려주고 5일째 되는 날 뒤에는 Practice Test 를 보면서 일주일동안 외우고 익힌 것을 잘 알고 있나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200페이지에 달하는 이 한 권의 책 말미에는 정확히 800개째의 단어로 끝이 납니다. 외우고 쓰고 익히는 난이 공란으로 되어 있어서 연필로 채우면서 학습하기 정말 좋습니다. 깔끔한 이 책이 연필로 지저분해질때마다 연말에 다 끝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아이도 엄마도 즐거워집니다. 이 책과 더불어 단어의 정확한 발음을 들을 수 있도록 랭컴 사이트에 들어가서 음성파일을 다운로드 하면 단어의 정확한 발음을 원어민 음성으로 들을 수 있어서 듣기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차분하게 단어공부를 하면서 방과후 영어와 병행을 한다면 실력이 쑥쑥 자랄 것 같습니다.

우리 명승 기행 2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2 : 자연 명승 편 - 김학범 교수와 함께 떠나는 국내 최초 자연유산 순례기 ㅣ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기행 2
김학범 지음 / 김영사 / 2014년 5월

작년에 출간된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우리 명승 기행'은 역사문화 명승이었다면 이번 2권은 자연 명승 편이라고 한다. 명승은 '아름다운 경승지'를 일컫는데 저자는 국내 문화재 분야에 있어서 명승의 토대를 다지고 그 영역을 새로이 개척한 명승 분야의 선행 연구자라고 한다. 2003년 단 일곱 곳이었던 국가 지정 명승이 2014년 110여개소가 지정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셨다는데 이 책에서 아름다운 명승지에 대한 소개와 자랑을 읽다 보면 오롯이 명승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저자는 원래부터 역마살이 있다고 할 정도로 평생을 답사를 위해 집을 나섰는데 문화재청과 인연이 닿아 물꼬를 튼 것처럼 되었을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역시 사람은 하고픈 걸 하고 살아야 신바람이 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 명승으로 지정되는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에는 아주 특별한 경관이 있는데 전문적 용어로 일시적 경관, 순간적 경관이라 불린다. 간만의 차가 가장 큰 특정한 시기에만 볼 수 있는 '진도의 바닷길'이 대표적인 곳으로 일출이나 일몰이 아름다운 '낙산사 의상대와 홍련암' 그리고 '꽃지 할미 할아비바위' 또 1박 2일같은 방송에서 나와서 유명해진 '양양 하조대'의 일출모습이 이런 곳에 해당한다고 한다.

제 1장은 명산을 총망라한 장이다. 명승 제 10호로 지정된 삼각산, 명승 제 11호인 청송 주왕산 주왕계곡에는 주도라는 인물이 당나라때 진나라를 재건하려 했다가 도망친 곳이 요동이며 군사 천명을 이끌로 신라에 들어와 주왕산에 숨었다고 한다. 신라군의 공격을 피해 숨었다가 마장군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는 전설이 있단다. 명승 제 12호인 진안 마이산도 정말 기이했는데 숫마이봉의 사진은 처음 보고 코끼리를 보는 것 같아 헉 했는데 남쪽에서 보면 코끼리의 모습을 닮았다고 한다니 정말 신기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마이산은 전설도 많고 마이산 탑사도 유명한데 이 같은 내용들을 상세히 읽으니 재미있었다. 봉화 청량산이나 백양사 백학봉 같은 곳은 모두 처음 들어보았다. 주위를 둘러싼 산 속에 눈속에 파묻힌 백상의 모습이 유럽 어느 성의 모습만큼이나 고즈넉하고 아름다웠으니 외국인들이 보아도 이 아름다움에 반할 것 같다.

2장은 계곡지형이며 3장은 해안과 도서이고 4장은 하천과 폭포로 모든 곳들이 한번 꼭 가보고 싶을만큼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명승지였다. 가까운 곳부터 한 장소씩 꼭 방문해 보고 싶다. 아무데나 펼쳐도 장관이 펼쳐지는데 해금강은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나 할 정도로 장관이었다. 마치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사우스포인트처럼 세상의 끝 같은 느낌이다. 문화재청 제공의 사진이었는데 하늘부터 바다까지 정말 푸르디 푸른 그 사진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또 다른 곳을 펼쳐보니 망부석. 태종대 해안에 만들어진 해식 지형으로 뾰족하게 남아 있는 바위가 마치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은 망부석이다. 동남아 리조트에서 쉬는 것보다 제주도가 훨씬 낫다는 말이 예전에는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은 와닿는다. 우리나라의 명소가 세계 제일인 것 같다.

자수 다이어리

봄.여름.가을.겨울 자수 다이어리 - 자수로 그려 낸 사계절 정원 이야기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아오키 카즈코의 아름다운 책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수 다이어리>가 새로 나왔다. 아오키 카즈코의 팬으로서 이번 책도 역시 너무나 보고 싶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동안 나왔던 책들을 총망라하는 것처럼 다양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사계절의 정원 이야기가 자수로 예쁘게 수놓아져 있다. 꽃과 정원 자수의 결정판이라는 문구답게 아오키 카즈코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그동안 흔하게 알려진 패턴이 아닌 자수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힘과 노력 그리고 재능으로 패턴을 짰기 때문에 이 책의 말미에 나오는 자수 본으로 자수를 놓는다면 작품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나비들은 진짜 나비를 보는 것 같은 섬세하고 살아있는 느낌이고 로즈마리 라벤더 같은 정원속의 허브들은 쿠션에 당장 수놓고 싶을 정도로 예쁘기 그지없다. 언젠가 일본 후우오카를 여행했을때 들렀던 유후인에서 느꼈던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들을 역시 같은 일본인인 아오키 카즈코의 자수책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작은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재현하는 일본인 특유의 민족성 때문일 듯 하다.

중학생 딸과 한장 한장을 넘겨 볼때마다 와아 하는 탄성이 우러난다. 당장 실을 사서 똑같이 수를 놓고 싶은데 기초부터 인근샵에서 배운 후에 실을 사는 곳이나 방법들을 숙지한 후 언젠가는 꼭 따라해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아오키 카즈코의 정원 자수인 것이다. 봄의 정원부터 시작한다. 봄의 정원에서는 가을에 심은 알뿌리의 싹을 발견하고 팬지와 비올라의 색을 확인하고 히아신스, 치오노독사, 튤립이 피면 초봄이 절정에 다다른다고 한다. 그 뒤 들장미까지 피면 정원은 화사함 그 자체로 물드는 것이다. 봄꽃과 꽃으로 만든 리스를 수놓은 작품을 보면 실제 꽃과는 또다른 꽃의 예쁨과 매력이 솟구친다.

아오키는 직접 정원을 가꾸어 책을 내는 것으로 유명한데 매일 쓰는 정원 일기의 커버도 역시 자신이 수를 놓은 커버를 쓰고 있는데 하나 당장 뺏어 오고 싶을 정도로 너무 예쁘다. 정원에서 쓰는 삽과 장화 물뿌리개 빗자루 그리고 가운데의 가드닝 다이어리라는 영어문구와 초록색 테두리가 정말 예쁜 책이다. 또한 기다란 예쁜 리본에 수를 놓아 어떤 물건을 감싸면 예를 들어 가위꽂이 같은, 간단하면서도 예쁜 작품이 뚝딱 완성된다. 또한 본인이 수놓는 꽃의 이름을 수놓은 필기체 알파벳과 그 옆 작은 꽃그림들은 정말 너무나 깜찍하다. 잼뚜껑을 위에 닫아주는 천, 자루, 뜨거운 차받침대 같은 것들과 나비 브로치들이 아오키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여름 가을 겨울에 수놓는 쿠션과 꽃액자 크리스마스 양말에 수놓는 것들 역시 빠짐없이 하나같이 예쁘다. 단 한권만 사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