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의 길을 걷다 - 동화 같은 여행 에세이
이금이 외 지음 / 책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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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명의 어린이청소년 문학 작가들이 뭉쳐서 발트 3국을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이다. 그런데 작가들이 쓴 책이라서인지 굉장히 글이 맑고 문학적이다. 역시 이런 여행책도 문학작가가 쓰니 다르구나 하면서 뭔가 편안한 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차 한잔 하면서 느긋하게 읽는 바로 그런 책이다. 여행을 하면서 떠오르는 여러가지 단상들을 적은 글을 보고 있노라면 나 역시 유년시절로, 더 젊은 청년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유럽이라고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만 다녀왔지만 이미 중세적인 도시들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버린 나로서는 이 책에 나오는 중세의 흔적이 남아있는 도시 곳곳의 모습과 성당의 모습이 너무나 반가웠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관광객이 넘쳐나는 런던이나 파리 로마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와는 다르게 느린 여행을 할 수 있는 어떻게 보면 오지의 여행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꼭 한번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에스토니아의 수도는 탈린. 에스토니아어를 쓰며 주요 도시로는 타르투, 나르바가 있다고 한다. 많고 많은 곳 중에 발트 3국을 택한 것은 솔직히 이름 때문이었다고 하는 박혜선씨의 고백. 허리띠 모양의 하얀 섬들의 바다 발트해 연안에 있는 국가들인 발트 3국은 다른 작가들에게도 왜 발트해야? 아 크로아티아? 하는 질문세례를 받게 되었다. 크로아티아는 발칸반도라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이들의 수다와 여행기에 푹 빠져서 에스토니아부터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발트 3국에 대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설명되어지고 있는데 수많은 나라들의 식민지가 되었었던 이들 국가들의 흥망성쇠가 남아있는 유적들은 그래서 특별했다. 톰페아성은 덴마크의 지배를 받던 시기의 성이라서 이름도 덴마크식이고 라크베레성은 덴마크를 거쳐 독일기사단에 의해서 세워졌고 에스토니아의 최고 대학인 타르투 대학은 스웨덴 국왕 아돌프가 세웠다니 얼마나 다른 나라의 지배속에서 힘들게 살며 융화하는 삶을 살았을까. 라트비아의 수고 리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래서 이들 국가에서 발견하는 유적들은 각국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 시간을 간직한 역사를 잘 보유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시골 구석 구석 너무나 아름다운 발트 3국은 정말이지 자전거를 끌고 혹은 테라스에서 굽이 굽이 골목을 보기도 하고 농사를 짓는 시골의 모습을 한없이 바라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나무와 어우러지는 담장없는 집이 아담하면서 소박하면서도 여유롭고 이들 도시나 시골에서는 직접 지붕을 엮는 남자들이 많아서 재미있기도 하다. 암튼 대도시의 화려함은 없지만 아담하고 소박하고 나른한 아름다움을 가진 곳임엔 틀림없다. 책을 읽다보면 당장 떠나고 싶어지니 말이다. 시장, 소박한 성, 화려한 성, 쉽게 만날 수 있는 성당, 숲, 어느 성의 정원, 앙증맞은 악마의 박물관들 등 볼 것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에 다섯 작가의 입담이 실려 정말 재미있게 읽은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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