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현상 - 신뢰받는 언론인이란 무엇인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손석희 아나운서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의 대쪽같음, 그리고 실수를 발견했을때 정정하고 사과하는 태도. 후배들을 진심으로 이끌려는 여러곳에서 들리는 여담들.. 그런데 과거에 어떤 일들에 연루되었고 어떻게 해서 이 자리에까지 올라왔는지는 사실 잘 몰랐다. 이 책 <손석희 현상> 을 읽으며 그러한 궁금증이 다소 해소되었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그는 상남자스러움이 있고 쿨하며 대쪽같은 성격이 맞는 듯 하다. 실제로 클래식을 잘 알고 즐겨들으면서도 클래식 연주회에는 안간다는 그의 말이나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면 못 올 곳을 온 것 처런 군다는 그의 부인의 말에서 애써 자신의 곱상한 외모에 붙는 그러한 편견들을 씻어내려는 듯이 보인다. 실제로 너무나 소박하고 겉치레와는 거리가 먼 분 같아서 더욱 좋아졌다. 그런데 이러한 글은 모두 강준만씨가 일일이 예전 잡지에 실린 기사나 본인이나 부인의 말까지 찾아서 책에 기록되어서 인터넷 기사로는 볼 수 없었던 내용들이라 읽으면서 즐거웠다.


손석희 아나운서의 삶을 되짚어 보면 우리나라의 민주화 항쟁과도 맞닿는다. 86년부터의 일들 말이다. 그때 일어났던 강경대 학생의 죽음. 북한의 금강산댐에 대항하는 평화의 댐 700억 모금 사건 등 말이다, 특히 그 사건은 당시 88올림픽을 앞둔 국내에 불안감과 공포를 주기에 충분했고 언론들도 앞다퉈 앵벌이 노릇을 했다는데에 놀랍기만 하다 그때는 나는 십대중반의 청소년이었기에 잘 몰랐었다고 하기엔 자괴감이 든다. 지금의 북핵이니 종북몰이니 하는 것들도 그러한 공포마케팅스러운 정치꾼들의 행태가 아닌가 싶어서 씁쓸하고 이러기에 과거의 적폐에 대해서 청산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 같다. 손석희 현상을 읽으면서 살아있는 손석희씨에 대한 젊은 시절부터의 일화나 기자로서의 사명감에 대한 일화들과 앵커로서의 삶 그리고 훌훌 마흔이 넘은 나이에 떠났던 유학에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작년 12월의 국정농단 사건을 밝히는데 정말 혁혁한 일들을 했던 JTBC뉴스의 선장으로서 그 당시의 일들을 지금 읽어도 급박하고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어서 책을 읽는 맛이 났다. 신뢰받는 언론인이란 어떤것인지 이 책을 읽으며 끄덕끄덕할 수밖에 없었다. 1986년부터 1990년대 내가 어려서 정치와 국내정세에 무관심했던 그 시기를 다시 이 책을 통해서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아서.. 손석희현상은 단순히 살아있는 사람에 대한 평전이라고 볼 일이 아니라 30년전부터의 우리나라에 대한 이야기라고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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