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사랑으로 살고 싶다 -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강동우.백혜경 지음 / 레드박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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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에서 하는 달라졌어요 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나이든 부부가 많이 나온다. 짧게는 이십년에서 길게는 삼사십년을 함께 산 부부인데 하나같이 한쪽이 벽을 치고 있거나 대화가 없고 항상 어느 한쪽이 퉁박을 주고 한쪽은 아예 듣지를 않는 양상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각각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로가 해야하는 대화의 기술이나 방법을 일러주고 매일 실천을 하게끔 하니 정말 다시는 얼굴도 볼 것 같지 않았던 부부가 서로를 보고 웃고 안아주고 손을 잡고 길을 걷기까지 한다. 어느 한쪽의 고충을 들어주고 이해하고 드디어 귀를 열어 상대방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회피하지 않았을때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부부 정신과의사이며 미국 킨제이 연구소에서 같이 연구를 하고 미국에서의 유학경험을 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부부클리닉등을 운영하고 남편은 성의학에 대한 권위자로 살아가면서 현재의 한국부부들에게 고하는 글이다. 실제 상담했던 부부들의 문제는 거의 지금 육아를 하고 있는 부부의 문제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육아가 너무 힘들어 지금은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는데도 남편에 대한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잔소리로 표현되는것 같다. 차인표씨가 어제 연기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면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참은 거짓을 이길 수 없다 또 하나 남편은 아내를 이길 수 없다 라는 진리를 말했는데 정말 현명한 남편이다. 결국 남편들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이 더욱 많다. 늘 한쪽귀로 흘려듣는 습관들이 아내들의 잔소리를 더 격하게 만드는 지름길인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내면의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이 오히려 상대방에게서 칭찬비슷한 것을 인정을 받으려 하고 상대방을 장악하려 한다고 한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은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필요없이 스스로 필요한 것들을 하며 굳이 인정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대부분이 이렇게 스스로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일리가 없다. 다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지 않은가. 아이들이 어릴때 각방을 쓰고 힘들게 독박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정말 많다. 이러한 섹스리스 또한 부부간의 감정의 골이 생기고 큰 문제를 만든다고 한다. 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한다. 부부는 이제 남매같은 존재인데 가족끼리 그러면 안되잖아요 하는 우스갯소리를 더 이상 해서는 안되며 섹스리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미국에서 있었던 부부의 유학경험과 육아의 고충 등 본인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다 똑같은 부부라는 점을 이해시켜서 더욱 이 책을 술술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담자의 이야기들이 다 나와 남편의 이야기같다는 점도 신기했다. 정신적으로 심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부부간의 이야기들인데 서로가 대화가 부족하고 소통을 하지 않음으로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섹스리스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서 더욱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남녀 각각 가장 중요한 것을 조사해 보니 여자들이 사랑을 갈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들도 그렇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적극적으로 아내와 이야기를 해보려 하지 않고 자신만의 동굴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이런 책을 비단 여자들만 많이 읽는데 남편들도 읽고서 반성도 해보고 아내와 어떻게든 회복하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사랑으로 살고 싶다'는 이 시대 부부 모두가 속으로 아우성치는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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