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1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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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의 이야기를 언젠가 도서관에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줄 몰랐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괜찮은 번역으로 유명한 김석희씨 번역으로 개정판이 새로 나온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은 전쟁에 동원되기 전의 초창기 수의사 시절의 이야기라 더욱 재미있게 읽었다. 영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시리즈로 티비나 영화로도 여러번 방영된 모양인데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아쉽다.

 

미국의 대공황이 1931년부터의 일인데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나 보다. 1937년의 영국에서 수의사가 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실업자 대열에 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문구가 나온다. 제임스 헤리엇도 그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고 몇년만에 수의사가 되었는데 실업자가 될까봐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다행히도 시골인 요크셔의 대러비(가상의 마을이고 실제로는 서스크)에서 시그프리드 파넌이라는 수의사가 조수를 구하고 있다는 데 편지를 보냈는데 다행히 면접을 보러 오라는 답변이 있었고 힘들게 찾아간 요크셔의 자연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파넌이 거주하는 곳은 낡았지만 매우 아름다운 저택이었는데 이 저택을 어느 나이 많은 수의사에게서 사들인 파넌씨는 혼자서 넓은 지역을 출장하러 다니느라 고군분투중이었나보다. 유능한 조수인 헤리엇이 들어오게 되고 들어오자마자 얼마 후에 파넌에게 인정을 받는 일이 생기고 이제 혼자서 따로 수의사일을 보게 된 헤리엇은 처음부터 수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진짜 수의사로서의 생애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수많은 어려운 난관을 겪지만 이를 재치있게 써내려간 글솜씨는 감탄을 자아낸다. 개인적으로 정말 힘들었을 그러한 경험들을 어찌나 재미있게 묘사했던지.

 

수의사보다 더 수의사같은, 미신을 믿고 실제로 그런 처방들이 도움이 되기도 하는 자신이 기르는 가축에 대해 거의 박사가 된 고집 센 사람들과의 기싸움이나 저자의 이십대 시절 이야기라 파릇파릇한 이야기들도 등장한다. 삼십대 수의사 시그프리드를 흠모하는 아가씨들의 이야기와 시그프리드의 한량인 남동생 트리스탄과 형과의 애정어린 다툼 무엇보다 금방 잊어버리는 시그프리드라는 원장의 이야기 금방 뭐라했다가 잊어버리고 다음날이면 다 화해가 되버리는..그리고 조언을 했다가 다음날엔 정 반대의 조언을 해서 듣는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어 버리는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이런 주변인의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은 에피소드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일평생 목장일을 하면서 가축들과 동거동락을 함께 한 진정한 요크셔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심금을 울린다. 물론 이런 시골에서도 역시나 비열한 사람도 있고 겁장이들 수근거리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의사로서의 피말리는 경험들. 난산을 겪는 암소와 사투를 벌인다던가 하는.. 요크셔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는 듯한 광경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하는데 한 몫 한다. 아름답고 따뜻하고 저절로 유쾌한 웃음이 터져나오는 책을 한권 추천하라고 한다면 바로 이 책을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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